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어쩔 수 없었다... 라며 살지 않는 사람들 본문
산티아고의 순례여권과 순례 인증서들(Credencial) 그곳에서는 순례여권을 크레덴시알(크레덴샬) 이라고 한다
산티아고의 첫 출발지 프랑스 땅 생장 피드포르의 산티아고 협회에서 발급 받는 순례여권과 하얀 조개 목걸이(가리비)
생장을 출발하여 800km를 걸어 도착한 산티아고 콤포스텔라 대성당에 도착하면 그곳 협회에서 발급해주는 순례 인증서
2008년9월27일 출발하여 10월31일 도착(800km=34일간 도보)
산티아고 콤포스텔라 대성당에서 다시 3일간 100km를 걸어 도착하는 곳인 그 옛날 유럽인들이
바다의 끝으로 바다가 절벽에서처럼 떨어진다는 곳을 바라보는 대서양의 언덕 피스테라 에서 발급해주는 순례 인증서
피스테라 언덕에서 다시 돌아서서 산티아고 대성당까지 가는 길의 성모 발현 묵시아 언덕의 순례 인증서
백형! 그리고 선 아우!
내가 살아온 모습을 그대들이 모르듯이 그대들 살아왔던 모습이 어떤 것인지 잘 모릅니다.
다만
그대 두 사람이 했던 말 가운데
아무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고 살아가려는 것과 선뜻 내 가진 것들을 내어주는 모습은
자연에 기대어 나 혼자만의 평화를 누리고자 그저 길 위에 서 있었던 사람이고 현실에 부대낀 도망자일 뿐이었던 나를
그대들처럼 지향하는 바가 같고 앞서 산 작은 경험자일 따름인데 친구로 여겨 주어서 무척 고마울 따름이오,
살면서 수 없이 맞닥뜨렸던 피해의식(?)
그럴 때마다 느끼게 되었던 승리자들의(?) 자기 합리화는 어쩔 수 없었다였지요,
나는 아무에게도 어쩔 수 없음의 상처를 남긴 적은 없었을까?
나 아닌 다른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 피해를 안기면서 스스로의 합리화가 없으면 살아남을 수가 없을 전쟁터 같은 이 시대의 삶에
인정하고 배려해 주면서 봉사를 하고 착하게만(?)살아갈 수 있을까?
선입견에다 사람을 잘 믿지 않는(그렇다고 살면서 피해를 당하고 속고 뭐 그런 건 아니다만)나라는 사람은
점점 더 사람을 믿지도 않거니와 사귀는 것에도 서툴러져 가면서 그대들의 내민 손을 편하게 덥썩 마주 잡지 못했던 것 같아...
그대들에게 내 속을 쉬 보여 주었을까?
그대들은 나를 조금이나마 알 수 있을까?
매일 밤마다 그랬지...
술은
사람을 솔직하게 만든다던데 함께 술을 마시면 속내도 다 내어 보이게 되고 취중엔 거짓도 없다길래
한 번쯤 그래보자고 다짐하지만 날이 달라지면 그만 도망칠 궁리를 하게 되거든...
술의 힘을 빌려본 기억이 딱 세 번 있었는데 그때마다 죽을(?)고비를 겨우 넘긴 기억이 하도 생생하여 이제는 좀처럼 시도가 되지 않아..
그대들은 누구인가?
그대들은 나를 어떤 친구로 보는가...
나는 그대들에게 있어서 독일까 약일까 ...괜한 시시콜콜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산티아고를 함께 걸을려는 조심스런 동행 이야기에 그만 부끄럽고 미안하고 고마워져서 그래...
여행을 함께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기까지는 많은 꺼림이 생기기 마련이잖을까?
오랜 친구도 아니고 성격도 취향도 버릇도 잘 모르고 게다가 함께 한 짧은 여행조차도 없었는데 말이지...
산티아고라는 길이 수십일 함께 하게 되는 먼 이국땅의 낮 선 곳이고 중도에 다투거나 마음이 틀어져서 포기할 수도 없는 지경에 이르면
그대들이 내게 품었던 기대가 얼마나 서글퍼지겠는가?
산티아고와 히말라야 그리고 인도 배낭여행까지 함께 가려는 희망은
함께 걷는 일행의 마음(?)맞음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그대들에게 알려주고 싶은데
그럴려니 내 모습이 그대들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서 나를 미리 예단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여 조심스럽습니다.
어떻게 살다보니 친구들과 또는 지인들과 함께 동행하여 가는 여행을 말리하게 되어버린 작금에
산티아고와 히말라야 그리고 인도라는 나라를
그대들과 함께 가려는 희망을 품게되려는 것은 내가 삶이라는 이 고단한 놀이터에서 가장 고마워하는 것이
나를 믿으려는 사람들과 나와의 관계에서 스스로 무장해제를 하는 친구들입니다.
나 역시 그대들 앞에서면 언제나 무장해제 된 상태였으니
그대들도 그러해야 한다는 뜻은 전혀 없습니다.
언어며 식생활 습관등 모든 것이 사뭇 다른 아주 먼 나라를 오랜 시간 함께 여행한다는 것은
출발을 꿈 꾸는 것만으로도 가슴 설레이게 만드는 일행들이어야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오랫동안 다른 이의 생각이나 속마음에 대한 관심따위 필요하지 않은 채 살아왔기에
혼자 가는 여행 혼자 떠나던 길에서는 오직 나 혼자만 만족하면 그뿐이었습니다만 그대들에게 보여주고 싶고 함께하고 싶은 경험들이 있어
간밤 잠을 설쳤습니다.
60일
30일
40일
산티아고 길과 히말라야 트레킹 그리고 인도 배낭여행 입니다...
더 긴 일정이면 좋겠지만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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