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얻는 것과 잃는 것 본문
살아야할(?) 곳이 어디인지 제대로 알고 사는 사람 누구 있으랴만
있어야할(?) 곳이 아닌 듯한 곳에 있게 되니 얼마동안의 뿌리조차 내려지지 않고
삭여지지 않는 화로 인해 내 마음이 상처를 받았거늘...
얻는 것이 있으면 반드시 잃는 것이 따르게 되고
잃는 것만 있는 것은 없고 얻는 그 무엇도 있게 마련이라던가...
한시라도 빨리 벗어나려던 이곳에서 예기치 못한 친구들이 생겼다.
하루를 살면서 밥을 찾아 거리를 헤매다 어느 집엔들 들어 밥 주시오 라는 말 외에 한마디도 할 일이 없어졌다.
그러니 사람과의 대화도 일 없어지고 사람을 사귄다는 생각조차 없었다.
우연히 길을 걷는 사람과 하루 이틀 함께 하게 되었다가 사는 곳이 일치하여
마침내 소식이 궁금해지기도 하고 보고 싶어지는 친구들이 되었다.
그래서 지금은 잃는 것만 있었던 곳이 아니라 다행 얻는 것이 있어진 곳이 낮설지만 않게 되는구나...
어느 시인의 싯귀에
"이 세상 먼저 살고 간 사람들의 안부는 이따 묻기로 하고
오늘아침 쌀 씻는 사람의 안부 부터 물어야지" 라는 글귀가 생각난다.
나보다 월등히 행복한 사람이 어디 있으며 나보다 불행한 사람도 아무도 없기를 바라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인 것 같다.
나는 그저 그들과 어울리면서 겨우 어줍잖은 내 미소만 보여주면 된다.
좀처럼 잘 되지 않던 나의 사람 사귀기도 그들 앞에서는 오히려 자연스럽다.
아무리 작게 산 사람의 일생이라도
한 줄로 요약되는 삶은 없다.
그걸 아는 물들은 흔적을 남기지 않고 흘러간다.
반딧불만한 꿈들이 문패 아래서 잠드는 내일이면
이 세상에 주소가 없을 사람들
너무 큰 희망은 슬픔이 된다.
이미 이 세상의 주소를 없애버린 나는 너무 큰 희망은 커녕
아주 작은 희망조차 가지지 않았으니 슬퍼하지는 말아야 한다...
나는 괜찮다
늘 혼자였으니까
사는 일에 지쳐 세상이 자꾸 싫어지면 오렴
모든 일 제쳐두고 내게로 오렴
가슴 시리고 눈물 날 때
아무때나 그저 빈 몸으로 오렴
니가 자유롭게 꿈 꿀 수 있는 작은 방 하나 마련해 두고 기다리는 나에게로...
불러주는 누군가가 있으면 얼마나 좋은가...
자고 깨일 내일 아침이 돌아오지 않기를 바래고
길 위에서 홀연히 먼지처럼 사라지기를 꿈 꾸며 저 지는 해 처럼 소멸해 가기를 바라면서 ...
가렴 ...백창우
가렴
다시 세상이 그립고
두고 온 것들이 살아나 견딜 수 없을 때
그리고 가렴
그곳에서
너
다시 외로워지고
무서운 어둠 앞에
혼자 서게 될때
내가 들려준 노래를
기억하렴
네가 큰 추위 하나
남겨놓는다 해도
난 괜찮아
난 늘 혼 자 였 는 걸
오렴
오렴
사는 일에 지쳐 자꾸
세상이 싫어질 때
모든 일 다 제쳐두고
내게 오렴
눈물이 많아지고
가슴이 추워질 때
그저 빈 몸으로 아무때나
내게 오렴
네가 자유롭게 꿈꿀 수 있는
방 하나 마련해 놓고
널 위해 만든 노래들을
들려줄께
네가 일어날 때
아침이 시작되고
네가 누울 때
밤이 시작되는 이곳에서
너를 찾으렴
망가져가는 너의
꿈을
다시 빛나게 하렴
S.E.N.S. - Like W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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