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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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서

그대 발길 닿는 곳

까미l노 2011. 7. 31. 13:18

천천히 천천히

나무와 인사하고

작은 꽃들과 눈 맞추고

참새처럼 재잘대며

그렇게 걷고 싶은 게 제 소망입니다

 

 

발길에 채이는 풀 한 포기에도 의미를 담으며

산새소리에 귀 닦고

파란 하늘에 눈 씻으며

 

그렇게 그렇게

느림의 공부를 하고 싶음입니다

 

천천히 가는 낙타처럼

한발 한발

숲으로 나를 보냅니다

 

떡갈나무 손짓하며 나를 부르면

한걸음에 달려가

함박꽃같은 웃음으로 손을 내밀겁니다

 

은사시나무 가지마다 노란 웃음 걸어놓고

그대 지나는 걸음걸음

쉬원한 바람으로 불겁니다

 

한 없는 설레임으로

끝 간데 없는 그리움으로

싸리나무꽃 줄기마다

진보랏빛 희망을 걸어놓고

바람이 되어 나무가 되어

그대 발길 닿는 곳

종달새처럼 날아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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