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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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반데룽

마음 내려놓고

까미l노 2009. 12. 3. 17:04

마음을 내려 놓으면 분노도 삭일 수 있을 것을

대문 밖이 이미 저승이거늘 무어 그리 안달복달 할 일 있으랴....

 

창문을 열었더니 아직 낮인데도 사위는

내 속 처럼 캄캄해져 있음인데

세상 밖으로 통하는 창이며

모든 커텐으로 빛을 차단시킨다.

 

따뜻해 보여서 켜두었던 촛불마저  끈다

  심지 끝에 빨간 불빛이  반짝이더니

이내  긴 꼬리처럼 연기를 허공으로 띄우며 사그러진다. 

 

 집에서만 입는 긴 옷들로 무장한 채

이불 속으로 몸을 숨긴다

긴 잠을 자고 싶다

죽음처럼 긴  잠을

 

마지못해 켜둔 전화기가 제발 찾지 말았으면...

.

.

.

.

.

그래...

어쩌겠니

나는 아직도 세상 속에 살아있는 사람이거늘...

 

차라리 나가서 걷자

길 위에 서 있으면

다 편해지는 것을

계속 걷다보면 종내 닿이는 곳이 있는 것처럼

내 마음 풀어 놓을 곳도 있을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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