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냉담자의 기도 본문
나에게는 이렇다할 종교가 없음이지만
불교였든 천주교였든 원불교였든...
불교는 태어난 곳이 해인사였고 부모님이 불교를 믿으셨고
그냥 내 종교는 어릴적부터 심정적으로 불교였던 것 같은데...
절에서 스스로 절을 해본 적이 없었고 성당에는 산티아고를 다녀온 후
가고 싶은 곳이고 다녀보고 싶은 곳인데도 아직도 못가고 있고
원불교는 고등학교 때 잠깐 다녔던 곳이가도 하다.
어쨌거나...
종교에는 냉담자나 다를 바 없어서
기도는 하고싶지만 방법도 모르고 또 어줍잖은 느낌인지라...
산티아고의 그 성당에서 세계 여러나라 순례지와 도보꾼들과 둘러앉아 기도를 한 경험이 좋아서...
내 죄를 사해 주실 수 있는 분이 계셔서 내 기도를 들어 주신다면
죽어 지옥에 가도 좋으니(지옥이 어떤 곳인지 얼마만큼 무서운 곳인지 지금은 모르니까)
내 죄가 너무 크다면 그렇게 하여 주시고...
내가 누구의 간절한 기대를 져버리게 된다면 그 미안함을 대신 다둑여 주시고
내 이해타산이나 이기적인 욕심으로 인하여 나 아닌 그 누구도 마음 아픈 일 없도록 해주시고
세상사 미처 헤아리지 못한 상대편의 마음 다시 태어나고 싶지는 않지만
그 또한 내 마음대로 될 일이 아닌 듯 하오니 행여 다음 생이 있게 됨다면
부디 제대로 헤아려주는 사람이 되게하여 주시옵고
낡고 삭아져가는 이 몸뚱아리가 한줄기 빛이될 사람이 있거든
볇똥별이 되어 그의 희망이 찰나간에 스러져버리지 않게 되기를 간절히 비옵니다.
한낮 미물들보다 못한 이기심과 분노로 인하여
살아 오면서 용서도 화해도 하지 못했던 이 부끄러움 사할 수 있게 도와 주시옵고
부디 남은 생은 너그럽고 따뜻한 사람이 되도록 올마른 길로 이끌어 주시옵소서
내 믿음은 부처님에게도 하느님에게도 어느 한방향으로 가지는 않습니다만
그저 성당에 가면 산티아고 그 길에서처럼 무지몽매한 사람일지라도 반갑게 맞아 주시옵고
절집에도 가거들랑 내치지 마시길 간절히 바라옵니다.
아직은 좀 더 나쁜 짓을 하고 나쁜 마음으로 살게 되더라도 용서를 바라옵니다.
자꾸 좋은나라 사람으로 살려고 반성하며 미리 기도 하옵니다...
좋은나라 사람들 근처에서...
그들 틈에서 멀리 벗어나자 않을려고 언제나 발버둥 치고 있사옵니다...
오늘도 사악한 마음을 품고 가지 말아야 할지도 모를 길을 선택하고
아무런 거리낌 없이 그 길을 갔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보다 천주님에게로 향한 기도보다
제게는 한사람의 생애에 단 한 번 가지는 절박한 희망을 저버릴 용기가 없었습니다.
기도해서 용서가 된다면 기도하겠습니다.
마음 가는대로 가슴 속에서 시키는대로 그냥 내쳐 가라고 했었습니다.
그 길이 나쁜 길이든 잘못된 길이든 그건 나중에 아주 먼 미래의 결과일테고
그래서 제가 벌을 받아야 한다면 반드시 받겠습니다.
미래에 후회를 한다해도 지금은 제가 그럴 수밖에 없었음을 용서하여 주소서...
종교적인 판단을 한 것은 전혀 아닙니다만 믿음이나 가르침보다 한사람의 생에서
단 한번 가지는 것일지도 모르는 간절함이 더 우선한다고 주장하고 싶으니까요...
부처님!
천주님!
올마른 길이 아님을 말면서도 기어이 그 길을 가는
올바른 길을 알고 있을지도 모르면서 알려주지 못한
무지몽매한 사람들을 부디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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