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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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반데룽

고요... 물속에 가라앉은 것처럼

까미l노 2010. 1. 5. 22:10

바라던 바 아니었던가

세상 모든 것에서 다 놓여나기를...

 

가까웠다던 사람들 찾아주지 않아서 밉긴 하지만 

그 누구도 찾지 않아서 츠암 편안하다...

 

이 물속 같은 고요함이 지금은 딱 조타...

 

차라리 지리산에나 갈것을 ...

 

에잇!

나가서 걷자...

 

새벽이 스미는 강가엔 오가는 이 아무도 없고

앞서 걸어간 사람들의 발자욱에 다져진 눈길에 비브람 바닥의 뽀드둑거리는 소리만 함께 간다.

 

코가 시려 고개를 숙여 내쳐 걷다가 길을 잘못 들어 갈대밭 속으로 들어간다.

벗어난 그 길엔  설탕가루 같은 부드러운 눈가루가 외려 발바닥을 행복하게 해주고

끝까지 외우지 못한 오랜 기억의 동요들과 아는 노래들을 씩씩하게 부르며 걷는다. 

 

길 옆 소복히 쌓인 눈 위에 "여보 사랑해" 라고 쓰여 있다.

참 보기 좋다...

 

다행이다...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고 아무런 분노도 화도 없어져서...

 

이젠 십알! 이라고 욕 안 해도 되겠다...

맘 참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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