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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잊는다는 것 본문
잊고 산다는 것은 편안함의 다른 것일 수도 있으리라....
오래 전의 사람이라
기억하기 싫은 일들로 얽혔던 잡다한 것들
반면...
기억이 잘 나지 않거나 얼핏 제대로 보여지지 않거나
이 저런 이유들로 인해 잊었거나 애매모호한 것들...
요즈음은 글씨가 그렇다
철자를 잊어먹거나 늙어서 잘 안 보여 대충 쓴 글을
나중에 다시 읽었을 때의 그 황당함이란...
꽤 오래 된 기억인데
편지즐 써 본 기억이 ...보내고 받아본 기억이 아주 멀다...
요즘은 우표 값에 대해서도 무신경해져버렸다.
마지막 샀던 우표는 아직도 지갑 속에 있는데...
십여 년 째 두 손가락만의 독수리 타법이라는 키보드 자판을 고집(?)하고 있는데
가까이의 글씨를 더 읽기 힘들어진 시력 때문에 오타가 더 많이 생긴다.
그도 그럴 것이 화면도 자판만 어중간하게 보면서 글씨를 쓸려니
자꾸만 오타가 생기나 보다...
그러거나 말거나 하면서 세상을 곧잘 팽개치듯 그리 편하게 살자 하면서
글씨만큼은 그럴 수가 없다...
책상 위 만년필
오래 전 친구로부터 금촉으로 만들어진 외국 유명 제품인
고가의 만년필을 선물받고 한참을 아끼며 함부로 사용도 않았는데
지금은 아마 튜브 속의 잉크가 말랐을 것 같다...
잊고 싶은 것들만 골라서 잊을 수 있었으면 조케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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