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산티아고#15" 아르헨티나 인디언의 애인" 본문

까미노 데 산티아고

산티아고#15" 아르헨티나 인디언의 애인"

까미l노 2009. 2. 9. 16:42

 

 

 

                이 지도는 어느 외국인이 산티아고를 순례 후 외국어 안내 사이트에 올려진 것을 퍼왔음을 밝힙니다. 길 안내를 위한 것이리라 믿습니다. 

 

 HONTANAS----CASTROJERIZ 11km

 

오늘 걸은 거리는 총 11km정도 밖에 안 되는데 산티아고에서 스스로에게 선물한 내 여정의 시간적 여유와

이 길이 내게 주는 감동으로 걸을 수 있는 최대한 천천히 여유를 부리기로 했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작지만 아담하고 조용한 마을의 느낌 떄문이기도 했었다.

 

'ㄱ'자 형태의 실내에 가로 세로 침대가 놓여져있던 알베르게의 내부 시설과 빨래 하는 곳 샤워실 등

비록 단 하룻밤을 묵고 떠나는 것이지만 쉬 깊이 잠을 이룰 수 없었던 것은 책에서 본 벼룩 이야기 때문이기도 하고

내 침낭 속에 최대한 모든 몸을 다 넣어서 지퍼를 목 위 까지 채우고도 찜찜한 마음이 밤 새 가시지를 않아서였다.

 

간밤 숙소의 시트 모포 같은 것들에 괜히 벼룩이 기어 다니는 것은 아닌지

무슨 벌레 기어다니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고 라이터로 불을 켜 확인을 하곤 했었는데...

어쩄든 그렇게 자는 둥 마는 둥 밤을 보내고 길을 떠났기에 괜히 지레 많이 걷지 않기로 마음 먹었던 이유도 있었으리라...

 

HONTANAS 를  출발하여 5,7km 지나는 지점의 마을 SAN ANTON 에도 알베르게는 있는데 확인은 해보지 않고 그냥 지나쳤다.

다시 길을 재촉해 5km정도를 더 걸어서  CASTROJERIZ 라는 마을에 도착했는데 마을은 언덕 위 아래에 집들이 나눠어져 있었고

한국 업체들이 만든 자동차들도 눈에 많이 띄어 기분은 좋았다.

 

이곳 스페인 내륙 깊숙한 마을에서도 비록 한국이라는 나라는 잘 몰라도 자동차를 이야기 하면서 현대,기아,대우 등

휴대폰이나 텔레비젼 같은 전자제품 중에 엘지나 삼성제품 같은 것들이 카페나 슈퍼에서 흔히 볼 수 있어서

요즘은 일본제 제품이나 제팬보다는 꼬리아를 더 반겨주는 것 같았다.

 

세월이 많이 흘러서인지 한일 월드컵 당시 4강 이야기를 하면서

스페인에게 이긴 나라라고 들려주면 일부러 그러는 것인지 잘못 알아 듣는 것 같았다.

 

 

 

 이 마을에서는 공립 알베르게를 가지 않았는데 이곳 저곳 마을을 걸어 다니면서 다 둘러본 후

언덕 위에 있는 사설 알베르게를 찾았는데 전망도 좋고 햇살이 늦게까지 남아있는 넓다란 앞마당 같은 게 있던

SAN ESTEBAN  이라는 알베르게를 선택했다.

 

사진 속의 여성이 스페인 여성인데 남자 친구는 아르헨티나인 이라고 한다.

그 남자친구는 아르헨티나 인디언 이라고 했는데 인디언이라고 하면 아메리카 인디언만 있는 줄 알았었는데 그렇진 않은 가 보다

이곳에서 말고도 스페인 인디언이라는 남자친구를 가진 스페인 여성을 만난 적이 있었으니 아마도 원주민을 뜻 하는 건가 싶기도 하다.

 

한국인들에게 무척 상냥하고 따뜻한 미소로 맞아주었던 여성이었고  

아르헨티나 전통방식으로 만든 매듭식 목걸이 팔찌 털모자 등 민속공예품을 판매 하길래 여러개 골라 흥정을 했었는데

여자친구 줄거냐면서 혼쾌히 값도 깎아주었었다.

 

부엌 시설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는 지방의 연속이라 주로 카페나 바에서 음식을 해결하곤 했었는데

물을 갈아 먹어서인지 아니면 차고 기름진 음식탓인지 계속 배탈이 난 상태였기에

주로 아침은 뜨거운 커피우유와 단단한 비스켓과 바나나 한조각으로 해결하곤 했었는데 바나나 떄문인지

그럭저럭 견딜 수 있을 정도였었다.

 

단단한 비스켓에 대한 이야기를 잠깐 하고싶은데

산티아고에서 먹었던 이 비스켓은 경비를 아끼기 위해 비교적 값이 싼 비스켓을 선택했었는데

한국에서 파는 보통의 비스켓 한통 정도의 양으로 네개가 한 비닐봉지에 묶여서 65센트에 판매되고 있었다.

 

한국 돈으로 환산을 하면 1.100원 정도였으니 상당히 값싼 비스켓이었던 것 같은데 맛은 아주 훌륭한 것이었다.

아마도 질은 별로 고급스럽지 못한 밀로 만들었었겠지만 아뭏든 단단하고 아주 고소한 맛이었다.

 

한국에 돌아와서 혹시 비슷한 제품이라도 살 수 있을까 해서

이곳저곳 수입품 가게 같은 곳을 기웃거려도 보고 몇가지 먹어도 봤지만 단맛 일색이고

한국산 비스켓은 아예 부드러운 것만 추구하는데다가 값 또한 턱 없이 비싼 편이어서 아쉽고

겨우 다이제스티브라는 이름으로 국내 제과 업체에서 흉내냈던 수입 비스켓은 심하게 단맛은 아니었지만 값은 비쌌다.

 

 

 우라니라 문화유산들도 많이 봐왔었고 신라,백제,고구려 등 옛 건축물의 기술 운운하는 것을 책에서도 익히 봐왔었지만 

이곳 산티아고의 마을 곳곳이나 조금이라도 큰 도시에 어김없이 있는 대성당들을 보면

건축이나 그와 비슷한 문화에 문외한인 나 같은 사람이 그냥 쳐다만 보아도 그 당시에 어떻게 이런 건축물을 지을 수가 있었는지

감탄을 금할 수가 없었고 수많은 이슬람의 침략에도 보존이 잘 되어 있는 것을 보면서

사람들이 사는 근처에 그냥 지나다닐 수 있는 길 가 다리 성당 등 일상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잘 보존해가는 스페인 사람들이 부러울 따름이었다.

 

규모는 그렇다 치고 사진의 조각들에서 보듯이 실내를 들너가지 않아도 사람의 모습이 조각되어진 외벽만 봐도

도저히 믿기지 않을만큼 정교하고 모습 또한 다양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 처럼 수많은 성인들이 벽면에 새겨져 있음을 볼 수 있었다.

 

 

 

 

 

우라나라에서는 산행을 하려고 사찰 근처를 지나가기만 해도 문화재 관람료 라는 명목으로 돈을 내라고 하는데

산티아고에서는 길을 열어주고 친절하고 따뜻하게 인내까지 하면서 숙박이며 음식을 할인까지 해 준다.

 

스페인에 관광을 오지 말라고 해도 오고 싶어질 수 밖에 없을테라서 이곳 사람들이 길 걷는 한국인을 만나면

일본인이냐고 물었던  얼마 전에 비해 지금은 무조건 한국인이지? 라고 물으면서 요즘 왜 한국인이 이렇게 많이 찾아오냐고 

궁금하다고 하는데 난들 알겠냐 왜 산티아고엘 비싼 항공료를 물어가면서 오는지...

 

다 당신들 탓 아니겠냐 그러고 싶었지만 어줍잖은 시샘으로 그렇게 묻지는 않았다만 한국에 온 외국인들이 돈을 쓰고 싶어도

마땅히 쓸만한 방법이(?)없다는 말을 곰곰 새겨본다...

 

아주 작은 마을을 지나면서도 자연스럽게 그 마을의 가게를 찾아 먹거리와 잠 잘 곳을 해결하도록 이루어져 있는 산티아고 길은

그래서 어디를 가도 친절한 길 안내를 받을 수 있고 자기들의 나라를 마을을 찾아준 여행객을 대접해 주는 나라인 것 만은 틀림이 없는 것 같다.

 

 

 

 

 

보름만에 현상 수배범으로 완벽 변신하다...

세상 돌아가는 뉴스도 잊고 신문이며 텔레비젼과 휴대폰도 없이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편안한 행복인지

어느날 문득 자세히 들여다 본 거울 속엔 중늙은이가 된 아저씨가 한사람 떡하니 나타나 보였다.

 

이 사진은 산 에스테반 알베르게의 주인 여자가 찍어준 것인데

사진을 찍고 같이 확인해 보면서 한바탕 신나게 웃었는데 다행히 그들도 짚시풍의 스일을 좋아하는 듯 해서 저으기 안심은(^^) 됐다..

 

 

 

 

언어가 쉽게는 통하지 않아도 문화도 다르고 피부색과 생김새도 다 다르지만 길에서야 이런들 어떻고 저런들 어떠랴,

모두가 걷다가 만나고 헤어졌다 카페에서 쉴 때 다시 만나게 되는 그러다 각자 원하는 마을의 알메르게에서 자고

다음날이면 또 다시 길에서 만나이게 되어 자연스럽게 친구가 되어서 이 저런 이야기를 영어로 하다가 막히면 손짓 발짓으로 해결한다.

 

뒤로 아스라히 펼쳐져있는 산 언덕을 넘어서 가야 다음 마을로 길이 이어지는데 까만 점 처럼 앞서 걸어가는 순례자들이 보인다.

 

 

특별히 길을 다듬지도 눈에 뜨이는 그 어떤 방법으로도 보호를 하는 것은 아닌 듯 싶고 그냥 있는 그대로 사람들이 걸을 수 잇게 열어둔 채

가끔 만나게 되었던 오래 된 썩은 고목 같은 것이 넘어져 있었던 곳은 길 가장자리로 치워 놓기만 할 정도였었다.

 

마구(?) 걸어서 지나가 버리기엔 너무 아깝고 지나가면 언제 또 만날 수 있을까 싶어 아껴 가면서 자주 쉬었다 가는 아름다운 오솔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숲을 가진 오솔길을 사람들이 걸어다닐 수 있도록 오래도록 여러두지를 않는다...

 

별로 자동차의 왕래가 있을 것 같지도 않은 외진 곳인데도 마을 사람들을 위해서인지

애써 포장을 해 버리거나 그나마 괜찮은 길지 않은 옛길 같은 곳은 거의가 산 속의 절집을 향하게 되는 길들인지라

그냥 볼 필요를 못 느껴 지나치기만 하는데도 절 소유의 땅이라고 문화재 관람료 라는 명복의 입장료를 지불해야 한다.

 

산티아고 길은 유네스코에 등록이 되어 보호를 하고 세계 여러나라의 수 많은 남녀노소 순례객들과

걷기를 열망하는 사람들이 찾아와도 입장료 같은 것을 받지는 않거니와 오히려 찾아주어 고맙다고 친절한 안내와 음식점에서는 할인까지 해준다.

 

 

 

산티아고 길을 지나는 마을의 가기념품 가게에서 파는 티셔츠인데

산티아고 순례길 가운데 가장 많이 알려져있고 순례자들이 그중 제일 많이 선택해서 걷는 길의 마을 이름들인데

나폴레옹이 스페인을 침공할 때 넘었다던 카미노 데 프랑세스 라는 피레네 산맥을 넘어

프랑스 땅인 생장을 지나 첫 기착지가 되는 론세스 발레스부터 마지막 구간인 산티아고 성당까지의 이름들이 적혀있다. 

 

우리나라의 산간지방 길에서 가끔 만날 수 있었던 금강초롱을 닮은 꽃인데 색깔이 상당히 화려하고

꽃의 크기는 금강초롱보다 훨씬 컸었다. 늦가을이라 할 수 있는 10월 중순경에 산간지방인 이 길에서 만나게 되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와 기후가 비슷하기도 하다가 어떤 떄는 더 춥고 어떤 곳은 아주 많이 덥기도 하는 것 같다. 

 

한여름의 니곳 날씨는 말 그대로 남미라서인지 더위가 심해 시에스타 라고 베트남에서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낮잠 자는 시간으로 되어있어서 언제나 낮시간에는 가게며 약국 심지어는 병원까지도 문을 닫고 쉰다.

그래서 순례를 하는 사람들이 종종 낮시간에 장을 볼려다가 고픈 배를 달래며 낭패를 보게 되기도 한다.

 

 

 언제 어느곳을 가게되더라도 꼭 한장씩 찾아서 보관하는 습관을 가졌는데 산티아고에서도 예외없이

토끼풀이 있는 길가를 지나면 네잎쿠로바를 찾아서 책갈피에 끼우곤 했다.

 

한국과 다름없이 똑 같이 생긴 네잎크로바가 이슬을 머금고 꺠끗한 잎새인 채 나를 반겨준다.

산티아고에서 열장 정도의 네잎크로바를 찾아와서 산티아고 길 안내 책자에 끼워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