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짐바브웨 달팽이집"(산티아고#12) 본문
"아프리카 짐바브웨인의 달팽이집"
TOSANTOS--------------------- AGES 19KM
위 지도는 외국인 순례자가 길 안내를 위해 인터넷에 올린 것을 산티아고 가실 분들을 위해 옮긴 것입니다
객 적은 소리 잠시 하고...
살아오면서 분노한 적이 몇 번쯤 있었던가...
크게 분노한 적이 한 번 정도는 있었지만 자주 분노하지 않았던 것은
치미는 화 따위를 제대로 다스릴 줄 알아서만은 아니었다...
누구나 마찬가지이기도 하겠지만
분노나 질투 우울 불안 공포 등 대상에 대한 것이나
아니면 대상을 잃어버리게 된 것에 대한 것에 감정까지...
내 분노는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거짓에 대한 다스리지 못했던 내 울분일 뿐이었고
여자가 아니라서 질투 우울 불안 공포 같은 것에 대한 경험의 기억은 없는 것 같다.
오늘 도착하는 마을 입구를 들어서면서부터 올려다 보이는 산 속 동굴 속에 성당이 있었는데
멀리서 보는 모습은 산 위에 커다란 콧구멍 같은 굴이 두개 뚫려있어서 꼭 올라가 보고 싶었던 성당이어었다.
오늘 숙소로 사용할 알베르게에 서둘러 침대를 배정 받고 빨래를 한 후 마을 수퍼에 들려 스파게티 재료를 사고
어설프게나마 요리를 만들어 외국 친구들과 함꼐 즐거운 대화를 나누며 저녁식사를 마치고
수녀님의 안내로 동굴 속 성당엘 올라갔었는데 아쉽게도 사진 촬영을 허락치 않아 내부를 찍을 순 없었지만
오래 전 지어진 동굴 성당이라 내부는 단촐했었지만 바위속에 덧대어 지어진 모습이 특이한 성당이었다.
여자들은 흔히들 사랑 때문에 잃어버리게 한 대상에 대한 질투
우울 같은 것이 있는가 보다...
그런 연후에 어김없이 찾아오게 되는 불안(미래)공포(외로움)
요즘은 여자들도 혼자 먼 외국으로 여행을 떠나기도 하는데
보통 애인이나 각별한(?) 대상이 없는 여성이다.
부부라거나 연인사이끼리 떠나는 관광이나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떠나는 여행은 다르겠지만...
글쎄...여행을 떠나는 목적이 다들 따로이 있기 마련이겠지만
나처럼 목적을 두지않고 별 준비조차 없이 무작정(?)떠나는 여행길이라면 그렇지 않을까...
숲 속의 오솔길을 외국인 남녀가 정답게 걸어오고 있다.
산티아고 길은 혼자 걸어도 맛있지만 연인끼리 또는 친구끼리 부부가 사이좋게 손 잡고 걸으면 참 좋은 곳일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 국토 대장정을 하면서 느꼈던 것은 모두들 등에 진 배낭에 대한 고민을 지나치게 걱정 한다는 것이다.
물론, 등에 진 짐의 무게가 가벼울수록 걷기는 수월하겠지만 내가 덮고 먹고 사용할 짐들을 남이 대신 해 준다면
그게 어디 제대로 된 국토 순례 라고 할 수 있을 것이며 순례길을 걷는 사람의 자세라고 할 수 있을까...
이곳에서는 남녀 노소 가릴 것 없이 모든 짐을 스스로가 짊어지고 끝까지 걸어가는데
어꺠가 무리가 갈 정도로 아프거나 발과 다리에 물짐이나 고통이 있어서 견디기 어려운 상태가 초래하면
미리 도착할 하루나 또는 며칠 후의 장소로 짐을 나누어서 보내고 걷기는 한다.
고통 없이 영광이 없다는 산티아고 특유의 문구인 "NO PAIN NO GLORY" 가 떠오른다.
우스꽝스럽게 입술을 내민 미국인 J.T와 프랑스 깐느에서 온 케푸씬 독일아가씨 라파일라 등...카페에서 장난을 치면서 휴식 중
산티아고 길을 가는 중간의 마을에는 카페나 바가 있는데 외국인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휴식만큼은 꼭 카페에서 하게 되는데
주로 커피와 코카콜라를 마시고 바게뜨와 파이 등으로 아침이나 점심식사를 대신 한다.
요즘 젊음들 특히 여성들은 사랑이나 그 대상에 대한 것들 가운데
쿨 하다라는 말과 프리하다 라는 것에 대한 동경이나 추구하는 바가 다소 유별난 감이 없지않아 있던데...
우리같은 중늙은이들 눈에야 쉬 공감이 되지않는 부분들도 있다만 그렇다고 나쁘다거나
사랑에 대한 깊이가 없다라는 뜻은 아니다...
사랑에 대한 대상을 잃어버린 여성의 질투 우울 분노 같은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자꾸 샛길로 빠지는 것 같다만 여행길에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의 눈을 보면 제각기 이 저런 눈빛을 하고 있더라는 게다...
여행 길에서 것도 아주 긴 ...먼 길을 관광이 아닌 그저 하염없이 걷게 되는 길에서는
사람을 만나게 되거나 함께 걸어가야 되는 일행이 있다는 것이 때론 성가신 일일 때가 있을 것이다...
걷고있는 사람이 분노를 삭이는 중이거나 우울한 마음이거나 아니면 잡다한 상념중일때면 아마도 그럴 것이다...
오로지 외로움이 아니라면 말이다...공포나 두려움이 따른다면 그 때도 물론 그러하겠지만...
여행을 하거나 먼 길을 떠나는 사람들에게 또는 떠나는 사람은
곧잘 마음을 비운다느니 무언가를 버린다는 말들을 하곤 한다...
글쎄 내 경우에는 버릴 것들이나 비워야할만한 뭐가 있지를 않은 듯 하니 그닥 가슴에 닿지 않는 일이다만
숱한 경험에서
생각을 잘 정리하려고...
올바른 결정을 제대로 정리해서 결단에 옮기기 위해서...
다 포기하기 위한 준비운동 같은 마음으로...
막상 그런 현실 속에서는 아무런 생각조차 없었다는 것인데...
늘 마음 속 혼돈은 다 팽개치듯 내버리고 그냥 가슴 속 마음이 흐르는대로 행했다는 것을...
그 결과가 잘 되었든 엉망이었든 정리해서 되돌아 보는 것조차 해보질 않아서 잘은 모르겠다만
내 살아온 날들이 현재 잘(?) 사는 사람들의 시선에서야 개판일지 모르겠다만
그런 일들로 인해 그럭저럭 후회를 해본 적이 없었고 타인에게 그 어떤 피해를 끼친 것 같진 않으니
이성보다는 감정에 충실한 나로서는 앞으로도 내 감정을 존중하고 내 가슴과 마음이 끌리는대로 흐르고 싶을 뿐이다.
다만 주체할 수 없는 열정의 찌꺼기와 중 늙은이의 허무로 인한 혼돈에 갈팡질팡 하고 있음이 가소롭게 느껴짐이다...
일전 어떤 여성이 그랬지...아직도 열정이 남아있느냐고...대답할 어떤 말조차 떠오르지 않았지만...
어느 누가 있어서 이 세상 소풍 다 끝내고 내일이 없는 곳으로 돌아갈 즈음에
스스로가 아주 훌륭하게 아무런 후회도 미련조차 없이 잘 살았노라고 그렇게 말할 수 있으랴...
광활한 초원 사이의 숲길이 지평선으로 이어지고...
가도 가도 끝없는 듯 마을이 보이기를 기대하며 걷고 또 걷는데 흔히들 산티아고 길을 걷고 싶어 하면서
체력을 걱정하는 사람들을 많이 보아 오는데 산티아고에서는 체력은 그다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도보 경험이 많은 사람이라서가 아니라 체력은 오직 발의 물집이나 무릎의 근육통 정도인데
힘 들어 하던 외국인들도 그럭저럭 참고 견딜만큼의 수준이었고 자세만 바로 하고 베낭 꾸리기만 잘 한다면 크게 걱정할 일은 없을 것 같다.
지평선이 보이는 초원이 너무 평화스러워 나무에 기대어 휴식을 취하는 중 그냥 스스로가 목동인 듯 자연에 동화되어 가는 것 같았다...
개인적으로 산티아고 길의 평화가 너무도 좋아 차라리 샘이 날 정도였는데 우리나라와는 달리
산티아고 길가에 무슨 가든이나 장사치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지 않아서 다행이다 싶다.
San Juan de Ortega(산 후안 오르테가)성실한 수도사에 의해서 조성된 마을
산토 도밍고의 제자였던 산후안도 그의 스승처럼 평생을 순례자들을 위해서 바쳤다고 함
산티아고로 향하는 기에 다리를 놓고 길을 가꾸고 교회와 숙박시설을 지었다.
마을에 남아있는 '산 후안 데 오르테가 교회' 가 바로 12세기 산 후안이 직접 지은 교회다.
또 산 후안은 삼신 할머니로도 유명하다고 함,
산 후안의 무덤이 공개 되었을 때 하얀 볼떼가 날아 오르고 관 주변에 아름다운 향기가 감돌았는데
사람들은 그 하얀 벌떼가 아직 태어나지 않은 아이들의 영혼이라고 믿었다.
오랫동안 아이가 없었던 카스티야 왕국의 이사벨 여왕이 그 이야기를 듣고
산 후안의 무덤에 찾아와 왕국의 후계자를 내려 달라고 간절히 기도를 한 후
아들을 낳았는데 여왕은 아이 이름을 후낭이라고 짓는데 얼마 살지못하고 죽고 만다.
여왕은 다시 이곳을 찾아와 한 번 더 기적을 바라면서 기도를 했고
이번에는 딸을 낳아 후아나 라고 이름을 지었다.
감사한 마음에 여왕은 산후안 무덤 주변에 거대한 캐노피를(왕좌나 침대 등의 윗부분을 가리는 것) 만들어 주었다.
석고로 만들어진 산 후안의 두멈 주변에 아직도 벌뗴 신화를 비롯한 그의 일생이 그려져 있다.
토산토스에서 아게스로 오는 길은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익숙한 소나무 숲길의 연속이었는데 우리나라의 소나무와는 달리
간벌을 잘해서인지 키도 크고 솔방울 훨씬 컸다.
황톳길 사이의 숲길은 한 낮에도 어두컴컴 했었는데 예전에는 늑대들이 자주 출몰하던 곳이라고 하는데
요즘엔 사냥을 많이 해서인지 늑대를 구경할 수는 없었음,
공립인 무니시팔 알베르게가 7유로를 받길래 좀 비싸서 하지만 망설이다 등록을 하려고 순례자 여권을 내미는데
마누엘과 케푸씬이 뒤따라 들어와서는 여기 말고 다른 숙소로 가자면서 나를 이끌고 가려한다.
우리나라의 관광지 같은 곳이었으면 한바탕 소란이라도 일어날법한 일이지만
산티아고에서는 오히려 다른 숙소를 물어보면 친절하게 길 안내까지 해 준다...
비까지 오락가락 하고 쌀쌀한 바람까지 부는 스산한 골목을 지나 우리가 찾아간 곳은 아주 조그 만 집이었는데
적정인원 6명만 수용 해주는 알베르게였는데 주인이 짐바브웨 사람이었다.
당시는 주인은 짐바브웨에 가고 없었고 그의 애인인 스페인 여성이 우리를 맞아 주었었는데 그 여성은 마치 우리네 시골에 사는
외갓집 누이 같이 인심 좋고 친절한 사람이었다.
문패에 달팽이집이라고 쓰여져있고 기부제로 운영되면서 저녁과 아침을 제공하는 아주 아름답고 작은 예쁜 그런 숙소였다.
산티아고를 가는 한국인들에게 꼭 들려보라고 권하고 싶은 알베르게였다.
아게스 마을의 공립숙소 앞집인데 아게스 마을 골목길 들어서자 마자 맨 왼쪽의 작은 집이다(주소번호 4번 집)
주인이 공부도 많이 하는지 책이 많이 있었고 특이하게 부처상도 있었음,
결코 화려하거나 깔끔하다고는 할 수 없었지만 작아서 소담스러웄고 무엇보다 조용하고 아늑한 집이 라는 것이 장점이었다.
당일 걷는 거리를 다소 줄여서라도 다른 외국인들보다 먼저 도착해야 6명 이내의 선착순에 들 수 있음.
tossantos에서 3,4km가면 epinosa del camino 를 거치게 되고
다시 그곳에서 약 3,5km를 더 걸어가면 villafranca montesa de oca 라는 마을의 알베르 게 당도한다.
이곳에도 알베르게는 있지만 개인의 걸음에 맞추어서 그날 그날의 숙소인 알베르게가 있는 마을을 선택하면 될 것이다.
여기서 1,4km 가면 fuente de mojapan 을 거치고 2,3km 지나는 곳에 monumento a los caidos 라는 작은 마을을 지난다.
다시 2km를 더 가는 도중 해발 1100m,정도인 산 언덕을 넘어서는 마을인 fuente valdefuentes/camino 에 당도하는데
해발 1,100m 라고 해서 우리나라의 등산로 같이 험한 곳은 아니고 자동차도 오를 수 있고
가축들도 풀을 뜯으러 올라다니는 곳이기에 아름답기만 한 언덕 정도이다.
성당과 알베르게가 있는 마을인 ST.JUAN DE ORTEGA 를 다시 6,6km 지나가게 되는데
경험하셨던 모두들 숙소는 최악의 상태였고 마을엔 구멍거게조차 제대로 없는 곳이라고 하니 선택은 각자들 알아서 하시기를...
모두들 이곳 알베르게가 최악이라고 하니 그냥 지나치기로 하고 다시 3,6km를 더 걸어서 오늘 쉬어갈 곳인 마을인 아게스에 도착한다.
이곳에는 산티아고 까지 남은 거리가 518km 라는 표시가 있음
아게스의 달팽이 알베르게의 주인인 스페인 여성이 선물로 주었던 작은 금속으로 만들어진 가리비 조개목걸이는
인도행 연말 송년회 떄 어떤 여상이 선택했는지 모르지만 그 선물이 어떤 것인지 알기는 하는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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