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국토 대장정 제9일차 김천-황간 본문

부엔 까미노

국토 대장정 제9일차 김천-황간

까미l노 2007. 11. 23. 23:13
김천에서 황간까지 약29km -36,000보
누적거리 253km 누적걸음 수 356,000보
아침기온 약간 쌀쌀�지만 오후 들어 예년 기온회복한 가을날씨
 
오늘은 출발 이야기를 하기 전에 우리들의 대장정 복장에 대해
잠시 알려드리고 걸어야겠다.
 
우선 머리에는 베이지색 카우보이형 (영화에 나오는 연방 보안관 타입)챙 넓은 모자에 거의 모두 짙은 선글라스를 끼고 입에는 마스크 또는 머프를 썼다.
 
미리 밝히는 것이지만 이 복장은 좋게 표현하면 히말라야 원정대의 모습이고 나쁘게 표현하자면 복면강도의 모습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찬 가을바람과 한낮의 따사로운 자외선을 막기 위해서이지만
이상훈 대표님과 몇몇 대원들은 선크림을 잔뜩 발라서
중국영화에 나오는 '강시' 모습 그대로이다...^^
 
손에는 하얀 장갑들을 똑 같이 끼고 빨간 머플러를 목에 두르고
손에는 남북 사랑의 국토 대장정 깃발을 든 통일 된 모습이다.
 
조끼를 똑 같이 입고 뺏지를 달고 모두들 비장한 각오의 표정들인 채 국토 의 길을 건강하게 걸어가는 모습들인데 아마 아들 딸이나
가족 누군가가 길을 지나는 우리들을 보면 괜시리 가슴이 뜨거워지고 눈물을 글썽이게 되지나 않을까 시푸다...^^
 
김천시청을 출발해서 오늘의 목적지 황간으로 가는 길가 들에는 누렇게 익어 황금빛 물결로 출렁이는 벼들이 가을 걷이를 기다리고 한쪽에는 쭉 뻗은 경부고속도로에 차들이 씽씽 달리고 또 다른 편 길에는 바람을 가르며 달린다는 ktx 열차가 지나는 풍경이다.
 
가을이란 녀석은 걸어서 마중가는 우리를 기다리다 지쳤는지 더 바쁜 걸음으로 우리들을 획획 스쳐 지나가듯 가로수 잎들이며 단풍들이 점점 퇴색된 모습이고 붉어지는 색으로 물 들어간다.
 
한참을 걷다보니 마치 국경을 넘나드는 해외여행처럼 한발은 경상북도 땅에 한발은 충청북도 땅에 걸친 모습의 길을 지난다.
 
바람도 자고 가고 구름도 쉬어 넘었다던 추풍령을 지나는데
예전의 청취는 간데 없고 잘 닦여진 4차선 자동차 도로만 우리들을 우울하게 만든다.
 
옛길들이 점점 없어지는 아쉬움을 여기서도 만나게 되어 마음이 답답하다..잘 살게 되었다는 발전은 꼭 이런 것인지 보존 되어져야 하는 것들도 많이 있을텐데 국토 대장정 길을 걸으면서 우리 아이들에게 보여줄 것이 점점 적어지고 책에서만 알게 되고 실제로는 보지못하는 것들이 많아지는 것에 안타까운 마음이다.
 
충북 땅으로 들어서면서 길가엔 또 다시 가로수가 감나무 일색이다. 단감은 청도지방이고 여기는 포도와 곶감으로 유명한 곳이다
주위에 물한계곡과 충북과 전남북이 만나는 삼도봉 꼭지점이 있는 민주지산 아래 고장이다.
 
국도변에 주인 없이 잘 자란 누런 호박도 덩쿨 째 달려있고
떫어서 그냥은 먹지 못하지만 노란 색으로 익어가는 감들이 가지가 부러질 듯 주렁주렁 달려서 곶감이 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점점 국토의 중앙으로 들어가는 지점에까지 도달한 것 같다.
2백 여킬로미터를(5백리길) 온전히 두발로 걸어서 여기까지 왔다.
걸음 수로는 36만 보 정도를 걸은 셈이다. 우화아아아아~
 
'이상훈' 세계 평화상 수상자이시고 이번 남북 사랑의 국토 대장정을 기획하신 분의 발을 한번 보자...^^
 
사진을 실시간으로 볼 수는 없지만 병원생활을 하셨기에 평소 제대로 걷지못하신 탓인지 발바닥과 발가락이 그야말로 지뢰밭을 밟은 형상이다... 여건상 제대로 깎지 못해 덮수룩한 수염에다
발바닥의 물집으로 인해 너덜너덜해졌다...
 
어려움이 뭔지 몸소 체험 하면서 살아온 삶이시라서 그런지 의지가 대단하신 분이다...
 
진행을 담당한 정팀장 이하 여러 스텝들 촬영팀 그리고 계속 뒤따라 오시면서 치료를 맡아주시는 중의 선생님 여러분들 경찰분들
우리가 이만큼 걸어오는 동안의 힘과 참아낼 수 있는 인내심의 원천이신 분들이다.
 
읽었던 책 가운데에 고명하신 한의 의사선생님이 저술하신 책이 있는데 '누우면 죽고 걸으면 산다' 라는 제목과 내용이 있었다. 
 
어제도 걸었고 오늘도 걸어 왔던 길 내일도 길을 걸을 우리는 진정으로 살아 있음을 느낀다.
 
세상의 모든 어린이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계속 걸어갈 것이다.
아들아~ 그리고 사랑하는 이 땅의 모든 딸들아~
너희들은 아무 걱정 없이 신나게 잘 뛰어 놀고 잘 자라주렴!!
 
이 게시판에 너희들의 응원글이 올라왔기에 엄마 아빠들은
얼마나 힘이 샘솟는지 모를거야~
 
계속해서 관심과 응원의 글들 부탁한다요~
알았삼?
 
북한의 어린이들에게도 사랑과 희망이 전해지기를...
국토 대장정 화이팅입니다!!!!!!!!!!!!!!!!!!!
 
 
************************응원의 글들********************************************************
 
아빠,저 린다에요~!
저 어제 경기 음악 콩쿠르에서 대상 받았어요!
피아노도 무거워서 소리도 잘 나지 않았지만,
담임 선생님께서 심사위원들은 무대에서 틀린 것을 보지 않으시고 내가 얼만큼 연습하고 평소에 어떻게 잘하나를 보신데요.
6학년 언니들도 정말 잘했는데, 전교에서 3명만 뽑았어요.
한명은 2학년이고요. 6학년에 예원 중학교 들어갈 언니랑 저까지 3명이에요><
아빠가 저 연습 않한다고 맨날 섭섭해하셨는데, 이렇게 나도 대상을 받고 리나까지 대상을 받으니까 기분이 날아갈것 같죠?
아무쪼록 멀리계신 아빠가 즐거워하실거라 생각하니 저도 기분이 좋아지네요^^
아빠,국토대장정 행사 하시느라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시죠?
그래도 힘내세요'ㅅ' 저희가 아빠 몸 건강하게 해달라고 하나님 아버지께 맨날 기도해요ㅂㅅㅂ
아빠,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너무 무리하지 마시고 몸관리 잘하세요!!
저는 중간고사도 잘 봐서 또 좋은 소식 전해드릴께요!!
아빠..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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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저 어제 콩쿠르에서 대상 받았어요..~~
언니랑 같이요 전교에서 우리 둘만 받았어요.... 언니는 1학년,3학년,5학년 나 대상받았고, 저는 요번에 처음으로 가야금으로 대상을 받앗어요. 병창도 같이했어요 근데 저만 노래 (병창)과 같이했어요. 그래서 아마도 심사위원들이 점수를 만점이나 주셨나봐요..
 아빠 우리 둘이 대상 받은것도 좋지만 아빠, 몸 건강하세요...,
 우리가 아빠를 위해 열심히 기도를 해주고 있어요.. 발은 괜찮으시나요???? 걱정이 되네요 ^^ 그리고 콩쿨하기전 9월달부터 제가 대상받으면 사주신다는 선물 꼭 사주세요 아빠 없을때 아빠 생각하면서 얼마나 열심히 공부했는지 몰라요 3학년 중에 전교로 대상받은건 저밖에 없구요다른 아이들은 다 금,은,상 받았어요.. 암턴 아빠 서울에 오실 때까지 몸 건강하시고 제가 아빠한테 시간이 나는대로 여기에 적을라고 했는데 엄마가 중간곳 끝날때까지 하지 말래요 ..  그래서 전화드리잖아요. 부산에선 잘 계시나요?? 아프지 마시고 몸 잘 챙기세요.. 북한 아이들을 돕는것도 좋지만 일단 건강이 최고예요^.^ 그래야 힘을 내서 열심히 일하실수 있잖아요.
아빠 항상 응원할태니 빨리 서울로 오시고 돈조심하구요 .>< 모텔에는 사기 잘 당해요 >< 아빠 오시면 제가 서비스 다 해드릴게요. 아빠도 그때까지 잘 있으세요. 그럼 ☏자주 할게요  그럼 11월 7일에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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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거리라도 차를 타고 이동을 하려는데 이렇게 국토 대장정을 하시는 당신들은 정말 대단하십니다. 당신들의 한 걸음 한 걸음이 힘이 되고 사랑이 되어, 힘겨운 삶을 살아가는 북녘의 어린이에게 전달될 것입니다.
 
가을 들판의 풍요로움과 수줍은 듯 붉게 물든 가을산의 아름다움은 당신들에게 주는 선물입니다. 가는 곳마다 당신들을 도와주시는 분이 계시는 것은 당신들의 굳건한 의지에 힘찬 박수를 보내는 것입니다.
 
이곳 진주도 아침에 춥다 싶었는데 어둠이 짙어질수록 몸이 더욱 움추려들어요. 오늘 정말 고생이 많았지요. 내일은 오늘보다  따�할거니 모두들 감기걸리지 않게 조심하세요.
 
무사히 '남북사랑의 국토대장정'을 마치고 당신들의 사랑이 북녘땅까지 물들이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