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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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엔 까미노

국토 대장정 제14일차 신탄진-청주

까미l노 2007. 11. 23. 23:10
신탄진-청주까지 24,8km -- 31,000보 
총 누적거리 371,8km-총 누적 걸음 수 506,000보
안개 조금 흐린 날씨였다가 오후엔 기온 많이 오른 더운 날씨
 
밤사이 꽤 많은 비가 내리더니 아침의 거리엔 촉촉함만 있을 뿐 더 이상의 비는 내리지 않을 모양이다.
 
기온도 상쾌할 정도로 선선해서 그야말로 걷기엔 더 없이 좋은 날씨인 것 같다.
 
신탄진을 출발하여 직지와 교육 문화의 도시 청주를 향해 걷는다.
청주는 나에겐 아름다운(^^)추억이 이쓴 도시라서 더 정이가는 곳이기도 하다.
 
까까중 고교시절 편지친구가 다니던 충북여고가 있는 곳이고
아마 그 여학생은 그때 3학년 진반이라 그랬던 것 같다.
 
빳빳하게 풀을 먹여서 깨끗하게 달여입은 하얀 칼라의 교복을 입은 여고생이 교정의 연못 앞에서 찍었던 사진을 보내줬던 기억이 나는 도시이고 아마 주소가 남문로인가 북문로인가 그랬던 것 같은데 그 갈래머리 여고생도 지금은 나처럼 늙어서(^^)중년의 여인이 되어 있을테지...^^
 
내고향 진주처럼 그리 크지도 작지도 않은 도시이면서
사람들이 다니는 인도가 넓으면서 도로가 깨끗하고 인심도 후해서
우리가 지나는 연도변의 시민들이 화이팅을 많이 외쳐준다.
 
비 온 뒤의 길이라 그런지 집달팽이란 녀석들이 새카맣게 몰려나와 갓길에 깔려있고 더러는 사람들의 발에 지나는 차에 치여 벌써 많이 으깨여져 죽어있다.
 
이 녀석들을 밟지 않으려고 이리저리 피해 보는데 좁은 갓길이라 쉽지가 않다...
 
미물이지만 비 냄새를 맡아서인지 저들 나름대로 어디론가 가던 길인 모양인데 그만 비가 그쳐버려 더러는 또 말라죽기도 하겠다.
 
내 밟에 밟혀 죽었을지도 모르는 달팽이들에게 참 미안하다
다시는 생명있는 것으로는 태어나지 말거라..
 
오후들어 천주시청 입구에 도착했는데 무슨 아파트 분양 문제 때문에 시민들의 집회가 있어서인지 좀 복잡했었고 그 바람에 종종걸음을 쳤더니 다리가 뻐근들 한 모양이다.
 
이상훈 회장님과 친분이 있으신 분들의 초청으로 저녁식사를 함께 하고 오래 전 무술영화에 자주 출연했던 왕호라는 배우(지금은 감독이시기도 함)와 이야기도 나누고 좋아하는 팬이라면서 더러는 사인도 받고 격투기무대에서 무술 시연도 보면서 오늘 일정을 마무리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