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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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은지심

순하고 선한 세상을 #2

까미l노 2022. 7. 8. 17:29

 

놈 놈 놈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세상에 있는 가지가지 놈들이 다 이 셋 가운데 하나일테지

여자들은 그냥 냅두고서리...

 

나는 좋은 놈이 될려고 무척이나 발버둥쳤었고 무턱대고 착한 놈으로만 산 게 억울해서(?)

한동안 나쁜 놈이 되어 살아보자고 작정했더랬는데 그 또한 맘 먹은대로는 되질 않았는데

그게 아무나 하고 싶다고 쉽게 되는 건 아니란 걸 알았다.

 

그래서 이도 저도 아닌 채 더 이상 착한 놈으로는 살기 싫어서 

한동안 되는대로 살아도 봤는데 곰 생각해보니

어느날부터 내가 이상한 놈으로 살고 있는 게 아닌가 싶더라고

 

이상한 놈이라

별 특이하거나 독특하지도 않고 잘난 구석이라곤 샅샅이 뒤져볼래도 없지 싶은데

그나마 겨우 보통의 사람들이 하는 낚시 등산 탁구 당구 뭐 이런 등등의

취미와 운동까지 다 버리기 시작했었는데 한국남성들의 특징인지는 모르겠지만

매사 내기와 돈이 걸려야만 재미가 있다고 우기면서 지면 화 내고 이겨야만 즐거워하는

떄로는 다툼까지 가기도 해서 결국엔 취미까지 버린 셈이다.

 

요즘엔 친구들도 다 멀리하게 되었고 사는 것도 지인들이 없는 멀리 섬으로 와서 살게 되었고

늘 혼자 숲 속을 헤매고 다니고 여행도 혼자 다니고 밥 먹는 것도 언제나 혼밥이구나...

 

내 스스로가 이상한 놈이구나 싶은 게

요즘의 시간만 나면 걷기를 하고 공예랍시고 나무를 깎고

열매나 꽃씨를 가지고 곤충이나 동물을 만들고 나무를 자르고 말리고

갈고 다듬어 그림을 그리고 켈리그라피 글씨를 쓰고 다른 사람들 좀처럼 하지 않는 짓에 취미를 가졌다.

 

무엇이든 만지면 끝까지 파고 드는 습성이라 더 이상은 다른 취미를 갖지 않으려고

무척이나 애를(^^)쓴다.

 

탁구를 좋아할 때는 급기야 손바닥 안에 감춰질만한 조그만 크기의 라켓을 만들어서 탁구를 쳤었고

낚시를 할 때는 온갖 연구를 하다가 낚시점도 해봤었고 급기야 무인도란 무인도는 다 올라보고

염소따라 절벽을 타보기도 했는데 죽을 고비 세 번 넘기고선 낚시도 끊었다.

 

지금은 딱 세가지

걷기와 배낭여행 그리고 생태공예만 한다.

붕어낚시만큼은 죽을 때까지도 할줄 알았었는데 

그러고 보니 돈이 드는 취미는 다 버린 셈이구나...

 

오늘 밤엔 산티아고를 다시 걸을 궁리를 한다.

순하고 선한 세상

세상이 그런 사람들이 많은 곳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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