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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은지심

자해? 자기애?

까미l노 2022. 6. 30. 00:15

이렇게 만들어서(?) 보니 과연 늙었긴 늙었구나 시푸다.

이건 자기애를 위해서였을까?

아니면 사람들이 휘둥그레진 눈을 하고 왜 그랬어요? 

라고 표현하는 속뜻처럼 자해라고 해야 맞는 걸까?

 

일생 서너 번 박박 밀어보았던 기억이 있는데 지금이 제일 시원한 기분이다.

절에 드가나?

교도소?

부터 심지어는 군대 입대한다고까지...

 

이제는 더 이상 염색을 하는 짓 그만할 심산이고

차체에 계속 박박 밀어서 이런 스타일로 갈까 생각도 해본다.

좌우지간 샤워할 때나 머리 감을 때 너무 좋다.

 

깎고 난 후에야 잘한 짓이다 싶긴 한데

사람이 사람을 얼마나 슬프게 만드는지 

여전히 나는 사람으로 인한 슬픔과 분노를 다스릴 방법을 모르는 채 스스로만 괴롭히는 건 아닐까...

 

나는 뒷모습을 보이기를 꽤 싫어하는 편인데

박박 밀었더니 지인들도 그렇게들 이야기하고

나 역시도 그럭저럭 인정은 하려는데

뒷모습을 보이면 꽤나 신나는(?) 반전이 있다.

 

아기 때 부모님이 나를 눕혀두고서 다시 올 때까지 그대로 보채는 일 없이

가만히 누워 있었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뒤통수가 납작하면서 약간 비뚤어진 형태이다

 

해서 평생 이발소 가는 것을 싫어했고

단 한 번도 이발 후 만족한 적도 없었다.

 

요즘은 부쩍 모자 쓰는 게 싫어서 안 쓰는데 

가급적 뒷머리를 풍성하게 길게 보이고 싶어도 워낙 머리 형태가 그렇다 보니

아예 뒷모습을 덜 보이는 행동을 하려고 애를 쓴다.

 

평생을 그렇게 살아왔었는데

이제는 이 꼴(?)저 꼴(?) 눈치 살필 이유가 없을 만큼 늙어졌다는 걸 다행으로 여겨 

에라 될 대로 돼라 싶은 꿍심으로 내 삶 내 맘대로 하자 시푸다...

 

그런데 아직은 이놈의 세상에선

이 머리 스타일로 맘 편하게 다니기는 쉽지가 않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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