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누군가 떠났나 보다... 본문
조금싹 변해가는 모습들
처음의 열정이 식고
관심이 줄어들고
고마움이 일상이 되고
눈빛과 말투가 심드렁해지고
아름답게 보이던 것들이
시시해져버리는
결코 처음처럼 한결같을 수 없는
변하기 마련인 그것
친구 하나를 또 잃었다
삶에 시달려 놓쳐버린 그녀의 아리땁던 모습을 떠올린다
그애가 반했던
에전의 내 모습도 사라졌다
슬프지만 이것이 현실이다
아마도
좀 더 시간이 흐르면
사랑했던 사실마저 잊게되리라
동무였거나 정인이었거나
잠시 함께 길을 걸을 뿐인데
보내는 일에 익숙해져야 한다
인연이 다했으려니 할일이다
나도 잘 아는 친구라는데
그렇구나...
더러 짐작가는사람들을 떠올려 보다가
예전 갑작스럽게 떠났던 아는 사람들의 면면처럼 삶이 그러하듯
미쳐 상상조차 못했던 이름일까봐 차마 더 묻지 않았다.
아주 잠시나마 행복했던 짧은 기억들
일을 한다는 것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
돈이 잘 만들어지는 것이든 아니든
숲 속에서의 일들
왼종일 그냥 책만 읽거니
대형 사운드 바를 설치해서 음악을 마음껏 들을 수 있는 시간
태풍에 쓰러진 거대한 나무의 향기를 맡으면서
자를 때 마실 수 밖에 없었던 그 숱한 가루들이 어떻게 행복이었을까
온 몸에도 손에도 늘 생겨지던 수 많은 상처 투성이
내겐 그런 것들조차 행복이었으니
그러다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곁에다 두면 잊기 마련인가
당연한 것인지는 차치하고라도
마땅한(?)대우는 받지 못했다는 자존심 자괴감
그래서 사람은 다시 어떤 그 어느 시점으로 돌아가고 싶어지기도 하는 것일까?
그건 막연히 지금이 그때 보다 오히려 더 못한 것 같다는 생각 떄문일까
늘 그랬을 터이지만
덜렁대고 서툴었던 행동 또는 결정
하지만 그런 내 못난 결정을 결코 후회한 적은 없다.
단지 내 몸 속에 기생하며 살듯 떨어지지 않는 쓸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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