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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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은지심

애인구함 = 내 속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사람

까미l노 2017. 4. 27. 23:25



먼 나라 지구 반대편쯤에나 있을 곳으로 장기 여행을 떠났을때도 왜 나에겐 향수병 같은 게 없었을까?

내가 세상에서 가장 오래 살며 머물렀던 곳 그곳엔 이젠 아무도 아무것도 없어서일까?


한동안의  여행에서 돌아오면 언제나 난 지금 살았던 곳을 떠났던 것 같다.

황폐해지고 피폐해져서 급기야 여행이라는 명분으로 그 현실을 탈출을 했었던 건 아닐까?

그래서 탈출과 이주를 하게되었고...


다시 난 먼 여행을 꿈 꾸는데 이번에도 그 여행에서 돌아는 오게될까?

떠나서 머무는 곳에서 이번에도 난 향수병 같은 걸 못 느끼고 다닐까?

돌아오게 된다면 다시 난 한동안 머물렀던 곳을 버리고 또 다른 곳으로 가게 되는 것일까?


누가 나를 알기나 할까?

나를 속속들이 내 속을 들여다 보는 것처럼...

그런 사람이 내가 사랑할 내 애인이 되었으면 좋겠다.


나는 아직 제대로 작별을 고하지 않았다.

나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 누군인지 몰라서 아직은 그에게 작별을 고하지 못했다.

내 삶을 결정한 사람과의...

내 안을 들여다볼 수 있는 사람


괜시리 울적해진 이유가 무엇인지 생각해보니

펜촉 끝이 얇은 종이위를 사각거리며 지나가고

스미어 번지는 잉크색깔이 떠올라 만년필을 찾는다.


내 삶을 결정할 사람

내 속을 들여다볼 수 있는 사람에게 편지를 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