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무연한 생 고달픈 삶 본문
도라지꽃 닮은 보라색의 무늬 줄사철나무 꽃
작년 봄이 오던 숲에서 이런 글을 썼었구나...
이젠 어쩌지?
내가 어떻게 했으면 좋겠니?
내가 모를진데 넌들 무슨 말을 할 수 있으랴...
다 들어줄 사람인줄 알면서도
너는 또 니 맘 편하게는 말 건네지도 못하제?
어쩌지 못해 부러져 땅에 떨어진 동백꽃 모가지처럼
나 가만 있기만 하면 되는 것일까?
비 온다
봄도 따라 온다메?
봄비 앞서 북상했다가
엊그제 겨우 꽃망울 터진줄 알았는데
동백꽃이
동백꽃 봉오리 그게 말이야
겨우내 움츠렸던 꽃망울 터뜨리더니
이내 시뻘건 모가지 댕강 부러져
잔설 남은 비 오는 숲에 툭 하고 떨어져 버렸다
이제 어쩌지?
꽃은
모가지 부러져 내리면서
동백꽃은 행복한 듯 내게 말했다.
슬퍼하지 않아도 된다고
땅에 떨어진 지 모습이
피어있던 얼굴보다 예쁘지 않냐면서...
모가지 떨어져 내린 자리
측은함만 남겨지고
서둘러 잊으라고 더 잘난 지 새끼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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