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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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울진 재량밭골-십이령 옛길 숲길 여행 (해피올리브님의 글)

까미l노 2016. 1. 16. 15:27

응봉산 용소폭포에서는 선녀가 목욕을 한대요

도보여행 2009/09/07 18:48 올리브

용소폭포와 선녀가 놀았다는 마당소


[재량밭길과 응봉산 길 20킬로미터를 걷다]


응봉산에서 내려오는 길, 다리가 어찌나 후들후들 떨리던지 이러다가 산 아래로 못 내려가고 주저앉고 말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가 가장 못 걷는 길이 가파른 내리막길인데 그런 길이 계속해서 이어져 있으니 발걸음을 내디딜 엄두가 나지 않았다는 이야기지요.

아니나 다를까, 발바닥에 채는 잔돌을 밟고 주르르 미끄러지기를 세 번쯤 반복했던 것 같습니다. 한 번은 주저앉으면서 오른쪽 무릎이 꺾이기도 했지요. 다행히 다친 곳은 없었습니다. 검은 색 바지에 마른 흙먼지가 잔뜩 묻었을 뿐. 엄살은 잔뜩 떨었지만 산 위에 남는 일 없이, 구조 헬기 뜨는 일 없이 무사히 귀가했습니다.

걸을 때는 너무 힘들어 내가 미쳤지, 제 정신이 아니지, 집에 얌전히 틀어박혀 낮잠이나 잘 것이 사서 개고생을 하다니, 하면서 투덜거리지만 그 약발 얼마 안 갑디다. 지나고 나면 힘들고 어려운 일도 추억이 되는 탓에 다시 배낭을 짊어지고 길을 나서게 되니 말입니다.

지난 4일 자정, 서울을 출발해 1박 3일 일정으로 삼척의 재량밭골과 응봉산 그리고 울진 십이령을 걸었습니다. 걸을 때는 고생스러웠으나 돌아오고 나니 응봉산의 용소골 계곡이 눈에 밟히고, 십이령의 소나무 숲길의 향기가 코끝에 여전히 감돌고 있습니다. 아직 그곳에 가보지 않으신 분들이라면 꼬옥 한 번 가보라고 권하고 싶을 정도지요. 아 물론, 고생스럽습니다. 그 점 감안하시기 바랍니다. 하지만 집 떠나면 무조건 개고생 아니던가요. 히힛.

서울에서 삼척시 원덕면 사곡리로 출발한 시간은 지난 4일 자정쯤입니다. 버스 안에서 자는 잠은 옹색하기 짝이 없지요. 다리를 쭉 펼 수 없으니 불편하기도 하려니와 나중에는 무릎 관절이 아프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밤에 출발하면 시간을 그만큼 절약할 수 있으므로 넉넉한 도보여행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요.

이번 도보여행도 도보모임 ‘
인생길 따라 도보여행(인도행)’ 회원들과 함께 했습니다.

밤새 달린 버스는 고속도로에서 정체되는 일 없이 새벽 일찍 삼척시 원덕면 사곡리에 도착했지요. 어둠이 걷히기를 기다려 버스에서 내려 본격적으로 걷기 시작한 시간은 오전 6시. 버스에서 내리니 어디선가 거짓말 조금 보태서 송아지만한 크기의 허연 개 한 마리가 나타나 꼬리를 흔들면서 우리 일행에게 치대기 시작합니다. 이 녀석, 우리가 길 위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한참을 올라갈 때까지 따라왔습니다.

계곡물에 빠져가면서 따라오던 녀석, 끝까지 따라오나 했더니 결국은 중간에 포기하고 돌아가긴 했습니다. 덩치가 좀 작으면 이쁘다고 해주련만 너무 커서 따라오는 게 그다지 반갑지 않더라구요. 이 녀석을 보니 작년 12월에 혼자 제주올레를 걸을 때 신풍마장까지 1시간쯤 따라왔던 누렁이와 흰둥이가 생각나더군요. 마실 나간 쥔이 돌아온 것처럼 반가워하더니 한동안 저를 따라왔었지요. 동물들도 사람들처럼 유난히 정이 많은 녀석이 있나 봅니다.

사곡리에서 재량밭골 가는 길에 두엄 비슷한 냄새가 풀풀 풍겨옵니다. 무슨 냄새가 나나 했더니 돼지가 꿀꿀거리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돈사가 있는 모양입니다. 이삭이 패기 시작한 논과 사과밭을 지나니 고추밭이 있습니다. 빨간 고추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네요. 요즘 고추 말리기가 한창이지요. 제가 사는 아파트 단지 안에서도 새빨간 고추를 말리느라 펼쳐 놓은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걸 보니 저절로 가을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저도 밥 좀 주세요~


깔끔하게 지어진 사곡리 마을회관을 지나니 어느 집의 처마 밑에 옥수수가 매달려 있습니다. 벽에는 참깨를 묶어서 세워두었습니다. 말리는 중인가 봅니다. 도시에서는 쉬이 볼 수 없는 풍경이라 저절로 눈길이 갑니다. 대추나무에는 대추가 열려 있고, 노오란 국화꽃이 탐스럽게 피어 있고, 호박이 늙어가는 밭도 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마냥 평화스러워 보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부지런한 농부의 손길이 자주 머물렀음을 알 수 있겠지요. 시골길을 걷다가 만나는 시골집을 보면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마음이 더 여유가 있다는 생각을 종종 하게 됩니다. 마당에 혹은 담 아래에 피어 있는 여러 가지 꽃들을 볼 수 있기 때문이지요. 철따라 피어나는 여러 가지 꽃들. 처음에는 예사로 보았지만 요즘은 그렇게 보이지 않습니다. 바쁜 생활 틈틈이 꽃을 가꾸는 사람들의 노력이 엿보인다고나 할까요.

강아지풀이 무더기로 자라고 있는 곳에 노란 애기똥풀 몇 개가 피어 있습니다. 길에서 대여섯 걸음 벗어난 곳에 붉은 색 양철지붕의 집이 보입니다.

숲을 향해 이어진 길을 걷습니다. 이른 아침에 부는 바람은 시원하고 향기롭기까지 합니다. 평소 같으면 쿨쿨 잠을 자고 있을 시간이라 더더욱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길을 따라 한 시간쯤 걸은 뒤에 아침식사를 하려고 자리를 잡았습니다. 이런, 일행을 줄래줄래 따라온 송아지만한 허연 개가 더 신이 났습니다. 무리지어 앉은 사람들 주변을 커다란 꼬랑지를 흔들면서 기웃거립니다.

아, 이 녀석아 저리가. 우리 밥 좀 먹자. 입 좀 저리 치워.

간단한 아침식사를 마치고, 곧게 잘 자란 소나무가 울창한 숲을 향해 걸어갑니다. 나무 사이로 아침 햇볕이 쏟아져 내려 반짝입니다. 걷기 좋은 날입니다.

숲길이 끝나는 곳에는 계곡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일행 중 많은 분들이 등산용 샌들을 신었습니다. 마음 놓고 물속을 첨벙거리면서 걸어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아무리 등산용 샌들이라 하더라도 물속의 바위는 이끼 때문에 미끄럽기 때문에 조심을 해야 합니다.

저는 트레킹 신발을 그냥 신고 갑니다. 계곡에 물이 너무 많이 신발을 적셔야 한다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 하지만 다행히 신발을 적시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계곡을 지나면 숲길이 펼쳐지고, 숲길이 끝나는 길에는 계곡이 이어집니다. 마치 계곡이 지그재그로 이어지는 것 같습니다. 물이 어찌나 맑던지 물속에 사는 피라미가 재빠르게 헤엄치는 모습이 아주 잘 보입니다. 한두 마리가 아닙니다.


이 길,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는 것 같습니다. 우리 일행 말고는 걷는 사람이 없을뿐더러 길도 그리 넓지 않습니다. 숲이 아주 울창합니다. 가끔 쓰러져 누운 나무가 길을 막기도 합니다. 번개를 맞아 밑동만 남기고 쓰러진 나무도 여럿 보았습니다. 나무의 일부가 새카맣게 타버린 것도 있습니다.

한참을 걷다보니 길이 끊어졌습니다. 길 건너편의 바위에 붉은 색 페인트로 화살표가 그려져 있습니다. 길이 저긴가 아니면 이쪽이 맞나, 의견이 분분해집니다. 이럴 때 찾는 것이 나뭇가지에 매달린 리본이지요. 리본이 너무 많이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으면 볼썽사납다는 생각을 하기도 하지만 길을 알려주는 안내자 역할을 할 때는 오래된 벗을 만나는 것보다 더 반갑기도 합니다.

여기 리본이 있네요.

누군가가 외칩니다. 그 길이 맞네요. 길은 다시 숲 속으로 이어집니다. 사람들이 지난 가을에 수북이 쌓인 갈잎을 밟는 소리가 숲속으로 사라집니다.

소나무와 활엽수가 적절히 어우러진 숲입니다. 나뭇잎들은 푸르게 푸르게 빛나고 있습니다. 아직은 가을의 초입, 나뭇잎이 다른 옷으로 갈아입을 때가 아닙니다. 여름의 푸름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는 것이지요. 가을이 되면, 숲은, 산은 새로운 색깔로 물들면서 많은 사람들을 불러대겠지요.

지난 가을에 떨어진 것이 분명한 솔방울들이 숲 여기저기에 지천으로 널렸습니다. 바싹 마른 솔방울들. 몇 해가 지나면 저 솔방울들 소나무가 더 튼실하게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거름이 되어 사라지겠지요.

나무 그늘 아래서 준비해 간 도시락으로 점심식사를 합니다. 재량밭골을 찾을 때 도시락은 반드시 준비해야 합니다. 길 위에는 식당이 없으니.

처음 예정은 걸어왔던 길을 되돌아가는 것이었으나, 오르막이 이어진 길을 다시 내려갈 것을 생각하니 오금이 저립디다.

저 길, 다시 돌아서 내려가야 해? 아, 무서워라. 그냥 우리 응봉산 넘어갑시다.

응봉산을 넘어서 내려가는 길에 어떤 험한 길이 기다리는 줄도 모르고 예정을 바꿨다가 정말로 개고생 했습니다. 세상에 내려가기 쉬운 산길은 없더라(?)는 진리를 터득했다고나 할까요.


응봉산 정상에는 커다란 표지석이 서 있습니다. 한데 날파리가 어찌나 많이 엉겨 붙어 있던지 깜짝 놀랐습니다. 응봉산 표지석이 이녀석들의 서식지라도 되는 모양입니다.

응봉산의 높이는 998.5미터이나, 땀을 뻘뻘 흘리면서 걸어 올라온 것을 감안하면 이천 미터는 족히 되는 것 같은 느낌이더이다. 헥헥~~~

응봉산은 강원도 삼척시 가곡면 덕풍리와 경상북도 울진군 북면 온정리 사이에 있는 산으로 동해를 굽어보는 산의 모습이 매를 닮았다 하여 예전에는 매봉이라고도 불렀다고 합니다. 전설에 따르면, 울진 조씨가 매사냥을 하다가 잃어버린 매를 이 산에서 찾고 나서 산 이름을 응봉이라 한 뒤 근처에 부모의 묘자리를 쓰자 집안이 번성하였다고 하네요. 조상의 묘를 잘 써야 후손이 잘 된다는 풍문을 이곳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응봉산 정상에서 헐떡이던 숨을 가다듬고 덕구온천 원탕 쪽으로 내려갑니다. 그 길, 가파르고 절벽이 많아 위험한 길이라는 경고 표지판이 있습니다. 그 경고, 사실이더이다. 산은 오르는 것보다 내려가는 것이 더 어렵고 힘들다고 하는데, 맞는 말입니다. 특히 응봉산은 더더욱.

내리막길이 인정사정없이 이어지는데, 발길이 정말로 안 떨어집니다. 이 길을 펄펄 날아서 내려가는 사람들, 무지 부럽더이다. 스틱이라도 있으면 덜 힘들었을 텐데 제가 스틱이 없지 뭡니까. 걸으면서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느라 스틱이 거추장스러워 안 들고 다니는데, 이 날은 정말이지 스틱이 몹시도 보고 싶고 그리웠지요. 집에 있는 스틱아, 너 잘 있느냐? 쥔은 산길에서 이 고생인데 너는 대체 무엇을 하고 있느뇨. 부르지 않아도 될 사랑가를 엉덩방아를 찧을 때마다 불러댔다는 고백입니다.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고 털썩 주저앉아 도저히 못 가, 외치고 싶은 마음을 다독이면서 한 발 한 발 걸어 내려왔습니다. 확실히 이 길이 위험하긴 위험한가 봅니다. 길 곳곳에 119구조요청 위치표시 지점이라는 표지판이 걸려 있습니다. 표지판에는 숫자가 표시되어 있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은 119로 전화해서 위치 번호를 알려주면 된다고 합니다. 위치 번호로 어디쯤인가 확인하고 출동을 한다는 것이지요.

대부분의 등산로에는 이정표가 잘 설치되어 있는데, 응봉산은 이정표는 거의 없고 이런 위치표시 표지판이 많이 설치되어 있는 건 그 만큼 사고가 많이 나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발발 떨면서 내려가면서도 주위를 둘러보면 감탄이 저절로 나올 정도로 숲이 우거졌습니다. 산 아래를 내려다보니 잘 자란 소나무가 빽빽합니다. 정말 아름답고 싱그럽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이런 곳이 아직도 많이 있습니다. 이런 아름다운 곳을 보고, 걸을 수 있다는 건 정말이지 행운이고 행복입니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는 말, 맞습니다.

계곡 위에 숲길과 숲길을 이어주는 다리가 있습니다. 다리 모양, 제법 세련되었다 싶었는데 영국의 포스교의 축소형이라고 합니다.

응봉산에는 세계 여러 나라의 다리를 축소해서 설치해놨습니다. 그것도 자그마치 13개나. 물론 우리나라 다리도 하나 있지요. 서강대교입니다. 아치형의 다리로 1999년에 완공되었다지요.

이 다리들 위를 하나씩 지나다니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길옆에 산신각이 있습니다. 산신님 뒤에 눈망울이 부리부리한 호랑이 한 마리가 떡하니 버티고 앉아 있습니다. 여기에서 치성을 드리면 아들을 하나 점지해주시려나, 하다가 혼자 웃습니다. 전 아들노마가 하나 있거든요. 요즘에도 치성을 드리러 산신각을 찾는 사람들이 있겠지요.

저 같은 사람이야 길 따라 물 따라 걷다가 만나는 곳이지만 마음에 깊은 염원을 담은 사람들은 일부러 찾아올 지도 모릅니다.

덕구온천 원탕, 족탕하는 곳입니다.


드디어 덕구온천 원탕에 도착했습니다. 이곳에서 족탕을 할 수 있는 시설이 있습니다. 힘들게 걸어온 발이 호사를 하는 순간이 다가왔습니다. 이곳에 발을 담그지 못하고 가면 후회막급입니다. 신발을 벗고 양말도 벗고 온천물에 발을 담급니다. 오메, 따뜻한고. 후들거리며 떨려대던 다리가 어느 사이엔가 진정이 되고, 뜨거운 기운이 발을 감싸고 다리까지 전해져 옵니다. 노곤한 피로감이 몰려옵니다.

족탕에서 10분간 발을 담그고, 족탕 아래에 있는 계곡의 찬물에 발을 2분간 담그면 아주 좋답니다. 뜨거운 물과 찬 물에 번갈아 발을 담그면 그만큼 피로가 빨리 풀린다는 얘기가 되겠지요.

덕구온천 쪽에서 족탕에 발을 담그려고 올라오는 사람들이 제법 많이 있습니다. 족탕 하는 곳 옆에는 물을 마실 수 있게 해놓았습니다. 이 물도 온천수입니다. 따뜻한 물을 마시는 느낌, 좋네요. 맛도 괜찮아요.

여기가 도보여행의 끝이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마는 더 내려가야 합니다. 한 가지 다행인 것은 가파른 내리막길이 아니라 걷기 좋은 길이 이어진다는 것이지요. 길옆에는 커다란 파이프가 이어져 있습니다. 온천물을 운반하는 관인가 봅니다. 만지면 뜨거울 것 같았지만 단열이 잘 되어 있는지 관 안을 흐르는 물의 열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습니다.

내려가는 길에 용소폭포와 마당소가 있는데 장관입디다. 맑은 물이 잔뜩 고여 있는 소(沼)는 전설대로 밤마다 선녀가 내려와 날개옷을 벗고 투명한 피부를 말갛게 씻을 것만 같습니다. 사람들은 섣불리 물속에 들어갔다가는 물귀신에게 발목을 잡혀 물귀신이 되기 딱 알맞겠지요? 깊이를 알 수 없으니까.

확실히 자연의 아름다움은 누구도 따라가지 못할 것 같습니다. 감탄이 저절로 나옵니다. 이럴 때 사용할 수 있는 낱말이 한정적이라는 게 어찌나 안타깝던지요. 보다 풍부한 낱말을 사용해서 그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싶은데, 그게 마음대로 안 됩니다.

하긴 백 마디 말보다 한 번 보는 게 더 실감이 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사진으로도 다 담아내지 못하는 것이 자연 아니던가요. 그냥 직접 보고 느끼라고 말하고 싶을 따름입니다.

오후 다섯 시 십오 분쯤 덕구온천계곡 입구에서 이날의 도보여행은 마무리되었습니다. 영국의 포스교에서 시작된 다리가 미국의 금문교에서 끝났습니다. 응봉산만 걸은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를 포함해 13개 나라를 휙 돌아본 셈이 되었습니다. 아주 빡빡한 일정이었다고나 할까요. 그래도 흐뭇합니다. 내려올 때는 무사히 돌아갈 수 있을까, 걱정이 되었는데 두어 번 엉덩방아를 찧은 것 외에는 멀쩡하니까요.

이 날 걸은 거리는 20킬로미터 남짓이라는군요. 뭐야, 그것밖에 안 걸었다고? 다리가 이렇게 뻐근한데?

일정은 하루가 더 남았지요. 울진의 십이령은 다음날 갈 예정이니까요. 그 이야기 곧 이어집니다. 기대하셔도 됩니다.

뱀이다, 살모사 새끼라고 하는데 시껍했습니다.




출처 : 인생길 따라 도보여행
글쓴이 : 카미노(문상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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