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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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은지심

흔적 니 발자국은 오데쭘치 찍혔노?

까미l노 2015. 12. 19. 18:31

 

 

어저께 많이 내린 눈

내가 걸어간 발자욱이 오늘까지 선명하게 찍혀져 남아 있다.

니는 지금 어디쯤 가고 있는거니?

 

표면 아래는 얼어 있고 위쪽은 햇살을 받아 푸설푸설하다.

문득 발자국을 보노라니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일은 걷는 것이고 내가 가장 잘 해낼 수 있는 일도 걷는 일인 것 같다.

                                                                                           

하루 종일 걸었더니 백리였는데 종일이래봐야 아침 먹고 출발해서 네 다섯시간 걷고

점심 먹고 네 다섯시간 시간당 4~5km 걸으면 해 넘어가기 전까지 40km 정도를 가게 된다.

 

언제부터였을까?

걷는다는 행복을 느낀 것이...

 

어릴 적부터 온종일 산이며 들판으로 강으로 싸돌아 다니긴 했었지만

스스로가 그토록 잘 걸을 줄 몰랐었고 하루 종일 몇달을 걸어도

발에 물집 한군데 안 잡히는 걸 보면 내 몸 어느곳 한 군데 소중하지 않은 곳 있으랴만

특히나 갸날픈 내 다리며 발이 참으로 고맙고 기특하다.

 

 

 

어느 여자가 이렇게 옷을 잘 입을 것이며

사람이 꽃 보다 아름다울 리 있겠으며 어떤 여자의 화려한 속옷인들 이처럼 따뜻한 색깔일까?

 

고구마 고매 물고매...

점심 도시락에 삶은 고구마를 깍뚝 썰어 다른 먹거리들과 함께 하는데 포만감이랑 식감이 꽤 괜찮네...

사진을 보고 그러던데 건강식 영양식으로만 먹는다고...

 

허참...

홀애비 반찬 걱정 

이 저런 것들 사다가 가위로 싹둑 잘라 넣고 흔들어서 그냥 먹는데...

 

내 인생은 누군가 따슨 밥 채려 줄려고 했었던가였거나

내가 누군가에게 따슨 밥 만들어 줄려고 했던 것일까로 끝났지 시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