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홀애비 밥풀떼기 꽃도시락 #1 본문

측은지심

홀애비 밥풀떼기 꽃도시락 #1

까미l노 2015. 12. 7. 20:06

 

 

도시락에 들어갈 채소가 어째 손만 잡고 잘께 부터 옷은 벗고 자자로 시작해서 만지기만 할께로

옛적 애인의 속옷을 어르고 달랜 실랑이 끝에 간신히 벗기게 되던 때가 생각나게 색깔이 먹기조차 아깝게 참 곱다...

 

 

대개의 남자들이 그러하듯 나 역시 쇼핑에는 관심이 없다만 유일하게 아웃도어 장비점이나 마트에 들리게 되면

사고 싶은 밥거리(?)들이 왜 그리도 많은지 재료를 사고 계산대에 서면 늘 금액이 초과로 나온다.

 

아무래도 나는 전생에(전생 후생따위 믿지는 않지만) 현모양처였거나 종갓댁 종부가 아니었을까 시푸다...

 

 

                     검정찰현미 일반현미 서리태 백태 팥 쥐눈이콩 흑태 거두 강낭콩을 섞어 밥지을 쌀종류

 

 

 

                                                      홀애비 꽃도시락에 들어갈 레시피(?)

               보라색양배추 붉은토마토 부추 브로컬리 파프리카 홍새우 아몬드 호두 땅콩 블루베리 메주콩 두부

                                                         소금 대신 간 맞출 멸치

 

 

내가 봐도 먹기 아까운(?) 꽃도시락이다...

내 비록 남자이고 홀애비이긴 하지만 도시락 싸갈 누가 있다면 매일매일 다른 음식으로(싫어하지 않을만한)

점심 때 도시락 뚜껑을 여는 즐거움이 있게 만들어 줄텐데

그런 대상은 커녕 같니 먹을 년넘 하나 없으니 나도 그만 대충 때우고 말자가 된다.

 

 

전혀 의도치 않았건만 사고 보니 화려한 가지가지 색깔로 식재료를 구입한 것 같다.

하긴 누가 그러더라만 채소도 빨강 파랑 노랑 보라 등등으로 먹으면 좋다니까 뭐 나쁘진 않을테지...

 

 

                                         갓 지은 밥이 맛있고 누룽지 만들기를 즐겨하기에 늘 세라믹 쇠솥에다만 밥을 하는데

                    전기밥솥이나 압력솥으로는 느낄 수 없는 밥이 뜸 드는 소리가 듣기 좋고 김이 나면 향기가 그렇게 고소할 수 없다.

 

   

 

밥물 한 방울 넘치지 않고 쌀만 씻어 안치고 나면 지켜 볼 귀찮을(?) 필요도 없는데

맨처음 센 불로 솥이 데워졌다 싶으면 곧 가스불을 최대한 낮추고 그냥 내버려두고 다른 볼 일을 본다.

 

한참 내버려 두다가(30분~한 시간도 오카이다) 솥에서 김이 나오지 않는다 싶으면 다시 센 불로 1~2분 정도 잠깐 올렸다 끄면 된다.

그마저도 귀찮으면 처음부터 가장 약한 불로 방치해 두면 저절로 고슬고슬한 밥이 된다.

 

아, 물론 고소한 누룽지는 반드시 덤으로 따라오는 건 물론이고...

 

 

                                                                      안 먹어봤으면 말을 하지말어...

 

                                             낼 숲에서 먹을 홀애비 밥풀떼기표 꽃도시락인데 여기엔 밥은 들어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