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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내마음의 꽃그릇 본문
햇살 따스한 봄날
나무를 다듬다가 문득 꽃을 보고 싶어 꽃 담을 그릇을 만들어 본다.
키 작은 사철 채송화는 반으로 가른 긴 그릇에 담고
늘씬한 사랑초는 세워진 대통 속에다 담으면 예쁠 것 같지 않니?
길게 쪼갠 대나무기차 꽃 그릇엔 개불알풀이랑 요맘 때면 사방에서
마구 올라오기 시작하는 제비꽃이랑 귀가 예쁜 노루귀를 담으면 제법 어울릴 것 같고...
쪼그리고 앉아 톱질을 하는데 뒤꼭지랑 어깨죽지가 참말로 따뜻하다.
어릴적 돌담아래 퍼질러 앉아 키 작은 민들레 옆에서 쪼이기 했던 햇볕바라기랑 똑 같다...
직박구리랑 동박새 모이통도 만들고 꽃을 담을 그릇도 만들었다.
이것들은 그냥 누가 뭐라든 내 마음의 꽃그릇이다.
사랑도 그러하잖은가...
내 마음의 사람이고 사랑이어야 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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