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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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반데룽

이런? 에잇!

까미l노 2015. 2. 16. 14:40

네거리 길모퉁이에 섰다.

조그만 리어카에 포장을 두른

붕어빵이랑 오뎅을 파는 할아버지가 보인다.

 

저리 갈까?

비록 보잘 것 없는 풀빵 같아도

따끈한  붕어빵 속의 단팥이 맛이 있어서 가끔 사먹었는데

아니야,

밀가루 지겨워 그만...

 

개폼 잡고 식도락을 즐기는 미식가들이 가는

비싼 식당엔 내가 즐길만한 것들은 없고

꼴들에 2인 이상이라는 친절한 안내가 있다.

 

늘 가던 내게 삼촌이라며 

가끔 라면 끓여 먹게 김치 좀 달라면 군말 않고

듬뿍 담아주는 찌개 종류를 파는 순대 국밥집

하도 자주 먹어 쉬 걸음이 옮겨지지 않는다.

 

혼자 가도 나처럼 혼자인 사람들 더러 있어서 편안하던 중국집

가만 생각 해본다 자장면 짬뽕 잡채밥...

 

그래, 아무래도 혼자 가도 편안한 게 제일이지 뭐,

길을 건너 가끔 가던 중국집으로 간다.

소방서를 지나 편의점 앞에서 또 길을 건너고

 

발걸음을 멈춘다.

오토바이가 안 보인다.

점심 시간이라 길에 세워져 있어야할 배달 오토바이가 보이질 않는다.

불안한데...어디로 배달을 갔을까?

 

식당 안이 어둡다

불도 꺼진 것 같은데...

아, 오늘은 휴무라고 적혀있다...

 

갈데가 없다.

아직도 배는 고프지 않지만

아침도 안 먹어서 뭐라도 먹어둬야 할(?) 것 같은데

딱히 당기는 게 없다.

 

영 내키지 않는 김밥집

떡볶이와 김밥 한 줄을 시켰다.

 

음식 남기지 않는 지랄같은(?) 식습관이라

짜고 맛 없는 걸 꾸역꾸역 다 밀어넣었다.

 

사는 것 보다 먹어야 하는 게 고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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