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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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반데룽

누가 내 가슴에다 시를 썼을까

까미l노 2015. 2. 9. 09:52

학창시절 수업시간 국어 선생님이 하나의 제목을 주면서 각자 시를 써보라고 했을 때

시인도 아닌데 무슨 시 씩이나 라면서 속으로 불평 꽤나 하면서 

아무리 머리를 끙끙거려 본들 단 한줄이나 시 같아 보이기나 한 글줄인들 쓸 수가 있었으랴,

 

생각 나는대로 한 줄 써놓고 읽어보면 내 수준으로 봐도 영 아니었던게

차라리 유아틱한 동시라도 썼다면 동심의 순수로 봐 주기라도 하련만

그 이후론 아예 내 감성과 창작력으로는 시를 써보겠다는 꿈조차 꾸지 않고 살았던 것 같다.

 

생각을 해봐라...

세상에는 얼마나 좋은 시들이 많은가 말이다

엄청 좋은 시들은 이미 누군가 다른 시인들이 다 써버렸는데 나 같은 범인이 무슨 능력으로

세상에 없는 새로운 표현력을 찾아 내겠나 말이다

 

하긴...

누구 내 가슴에다 써 두고 간 몇줄의 시들이 있다만

아무리 용을 써봐도 그 시를 꺼낼 수가 없었다...

 

 

사춘기를 지나고 인생이란 걸 내 마음대로 사고하고 내 책임 하에 내의지대로 할 수 있게 되었을 나이부터

수필이며 시가 어떻고 내 맘에 드는 그림을 봤을 때 나도 흉내를 낼 수 있을 듯 해서 가끔 따라 하기도 했었다.

그건 순전히 모방의 수준일 수 밖에 없었는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소설이든 수필이나 시든 아니면 사진이나 글 같은 예술이란 

내 예술성과는 아예 동떨어져 보는 안목과 순수 창작력의 모든 것이 아닌가 싶다.

 

그 후로도 가끔 내 스스로가 읽어보고 흡족하다 싶었던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사진을 찍기도 하는데

나 아닌 다른 사람들의 그럴싸 하다는 평이라도 들으면 나도 한 번 본격적으로 시도를 해볼까 하고 꿍심을 품기도 했었는데

불행중 다행으로 아직까진 실제 까불랑거리지 않았던 것에 안심을 한다.

 

 

죽지 않고 이만큼 살아내었던 것이 넘보지 않아야할 것과 욕심 부리지 않아야할 것들에 괜한 유혹을 갖지 않아

사내라면 세상에 왔으니 칼이라도 뽑아 썩은 무우라도 잘라보는 대담무쌍한 용기를 가져야 한다는 말들을 하지만

유년시절 부터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스스로 책임 지지못할 일은 결코 저지르지 않겠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살게 될지언정

더 이상의 쟁이 다울 수 있는 예술가 기질에는 괸심 두지  않으려 한다. 

 

세상 수 많은 쟁이라는 직업이랄 수만 없는 것들

글쟁이 그림쟁이 사진쟁이...예술가들 그리고 산업기술 같은 장인들

나에게도 마음에는 장인정신을 가졌다고 믿는데 그건 내가 직접 쓰거나 만드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에는 장인정신이 깃들어야 한다는 뜻일 뿐이다.

 

세상의 많은 쟁이들 가운데 장인정신 없이 척 하는 쟁이들도 많더라만

살면서 터득한 진리는 결코 나몰라라 하려는 방관자가 되겠다는 건 아니지만 내가 가지않는 게 좋을 길

참견 하지 않아야할 것들에 대한 무관심으로 내 울타리만 견고하게 쌓겠다는 것이다...

 

 

아무도 나에게 대단한(?)호의를 베풀어준 사람도 없었고 수렁같은 진창에 빠져있을 때 내 손을 잡아 구해준 이 없어

속되게 하는 표현으로 인복이라는 게 없다고 투덜거리기도 했었고 왜 내겐 하늘의 빛처럼 느낄 멘토조차 못찾았을까 생각해보니

그게 순전히 내 할 탓이었던 것을 알게 되기까지 걸려도 너무 오랜 한참의 세월이 흐른 지금에야 느끼게 된 것이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 뭐 그따위 잡소리를 말 하려는 게 아니라

나는 관심도 없고 믿는다 안 믿는다에 조차 무관심했던 나의 사주며 점 같은 걸 보고 오셨던 아주 오래 전의 어머니 말...

 

저 아이는 아무도 건드리지 말아야 한다고

도움을 받을려고도 줄려고도 할 필요가 없는

부모 형제 복 같은 것도 없는 아이니까 지 알아서 살아가게 가만 내버려둬야 한다는 것이었다...

 

웃고 말았지만 돌이켜보면 여태 그렇게 살아왔던 것 같아서 맞는건가 하고 슬며시 웃은 기억이 난다...

나처럼 살아왔거나 살지 않는 사람들은 독불에 똥고집에 이기적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돌연변이라고 하기 전에 네잎은 행운이라는데 그러면 너는 여섯잎을 달고 살아가니까

엄청난 행운이냐 아니면 지나친 행운에 대한 욕심으로 다른 아이들보다 오래 못 살건 아니냐?

 

인간 세상에는 그런 말이 있거든...

툭 튀어 나와 돌출된 말을 하거나 모습을 보이면 모난 돌처럼 정을 맞게 된다고...

다른 사람들 틈에 섞여서 지극히 평범하게 살아 가는 게 현명한 것인지 너처럼 다른 잡것들과는(?)사뭇 다르게

개성있게 살아가는 게 멋인지 차치하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