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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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반데룽

쓸쓸해도 혼자 사는 맛은

까미l노 2015. 2. 1. 14:58

 

카미노식 군고구마

 

고구마 굽기에 참 좋은 화목난로도 없고 그렇다고 직화냄비 같은 것도 없기 마련인 홀애비 독신남 싱글족 독거인 등등...들은

프라이팬에다 고구마를 적당한 두께로 썰어서 구워 먹으면 된다.

 

하긴 어떤 여자들은 이 저런 것들 두루 다 챙겨놓고 사는 사람도 있을지도 모르겠다만

나의 경우는 한 번씩 이사 갈 때 골칫거리들이어서 버리는 것도 힘들어 더 이상 모으지 않는 편이다...

 

보통 사서 먹는 군고마는 속이 아주 무르면서 당분이 지나치게 많은데

단맛을 즐기는 사람들은 겉이 살짝 탈 정도로 바싹 구운

보통의 군고구마를 먹으면 되지만 당뇨가 있는 사람에게는 권하지 않아야 한다더라,

 

 

나의 경우엔 세라믹을 섞어 만든  무쇠솥으로 고구마를 굽는데 밥을 하고 마른 누룽지를 만들 때도 이 솥을 사용한다.

 

 

 

사춘기 이전의 첫사랑들은 접어 두고

세상에 와서 이성에게 처음 사랑을 느끼던 시절 세월이 흘러 더러 사랑에 실패도 해본
지금에야 생각해 보니 어줍잖기도 했지만 그 시절 그때한 사랑이 순수하고 진정성 있었던 적은
일생을 통 털어서도 다시 없을 성싶다.


 

오늘 좀 쓸쓸 했었는데 아마도 일요일이라서 그랬던걸까?

마트에 갔더니 혼자 장 보러 온 인간이라곤 남자 여자 통 털어서 나 혼자 뿐이더만...

그러거나 말거나 어디 뭐 하루 이틀이었던가...

 

 

쓸쓸한 날의 저녁식사

군고구마 두개.삶은 감자 두개 .단감두개 .무우 얇게 썰어 한 조각 .견과류 약간 .감귤 두개...

배 터질만큼의 양인데 포만감이 그득해지면 쓸쓸함도 외로움도 조금은 덜해지거든....

 

 

 

독거인들의 식사 때 늘 아쉬운 식사가 생선구이와 나물반찬 따위를 먹는 게 쉽지 않은건데

육류를 별로 즐기지 않는 편이고 내 경우만 그런진 모르겠다만

묵은지 넣은 생선조림은 더러 해먹기는 하는데 구이는 좀 거시기하거든...


 

살다가 보면 전혀 예기치 못하게 넘어졌던 때가 있었거나
사랑이라는 표현을 하지 않는 게 더 나을 뻔한 찬스에서 사랑을 말해버려 썰렁해지기도 하고
여자가 아니라서  미쳐 감추지 못한 눈물 때문에 괜히 부끄러워지는 때 있다.

 

 

어떤 시인은 싯귀에도 그런 말을 썼는데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는 이유가 사랑하기 떄문이기도 해서 

컴컴한 곳에 숨어 꺽꺽대며 울음을 삼킬 때가 있다고...


쓸쓸한 날이면 가끔은 정말로 훌쩍거리며 울고 싶어질 때도 있는데

늙은 사내가 어디서 어떻게 마음 편하게 울어볼 수(?)있으랴,

이런 날이면 가슴 짠한 드라마라도 찾아 보거나 슬픈 영화가 있다면 구석에서 어둠을 핑계삼아 좀 훌쩍거려 본 후

코 한 번 팽 하고 풀고 나면 콧속은 뻥 뚤리고 머릿 속까지 쉬원해지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