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살구 본문
중국이 원산지이고 과일 나무로 널리 심는다.
기원전에 아르메니아 지방에 전파되었고 미국이 세계 최대 생산국이다.
높이는 5m에 달하고, 나무 껍질은 붉은빛이 돌며 어린 가지는 갈색을 띤 자주색이다.
잎은 어긋나고 길이 6∼8cm의 넓은 타원 모양 또는 넓은 달걀 모양이며 털이 없고 가장자리에 불규칙한 톱니가 있다.
꽃은 4월에 잎보다 먼저 피고 연한 붉은 색이며 지난해 가지에 달리고 꽃자루가 거의 없으며 지름이 25∼35mm이다.
꽃받침조각은 5개이고 뒤로 젖혀지며, 꽃잎은 5개이고 둥근 모양이다. 수술은 많으며 암술은 1개이다.
열매는 핵과이고 둥글며 털이 많고 지름이 3cm이며 7월에 황색 또는 황색을 띤 붉은 색으로 익는다.
열매에는 비타민A와 천연당류가 풍부하다. 또한 말린 열매에서는 철분을 섭취할 수 있다.
날 것으로 먹거나 통조림·잼·건살구·넥타 등으로 가공하기도 한다.
한방에서는 종자를 행인(杏仁)이라는 약재로 쓰는데, 해열·진해·거담·소종 등의 효능이 있어 기침·천식·기관지염·인후염·급성폐렴·변비에 사용한다.
살구 종자에 아미그달린(amygdalin), 지방유, 과육에 시트릭산(citric acid), 말릭산(malic acid), 비타민 A, B, C(vitaminA, B, C), 당, 쿠에르세틴(quercetin) 등이 함유되어 있다.
살구는 진해, 천식, 기침, 호흡 곤란, 신체부종에 쓰이며 행인유는 특히 항암제로 좋고 연고제와 주사약의 용제로도 효능이 있다.
또 반쯤 핀 꽃을 채취하여 그늘에 말려서 벌꿀에 담근 것을 매일 섭취하면 노인의 변비에 좋다.
사용하는 용법을 보면 몇 가지가 있다.
먼저 살구씨의 딱딱한 껍질을 벗긴 후 뾰족한 끝을 잘라버리고 압착지로 싸서 누른 다음 기름을 말끔히 제거한다. 그 나머지를 분말로 만들어 알코올에 용해시킨 다음 꺼내어 건조시키고 다시 알코올로 완전히 녹여 침전시킨다. 이렇게 세 번 가량 정제시켜 가루 또는 환약이나 물약으로 만들어서 하루 3g씩 복용하면 효능이 있다.
그리고 살구씨를 물에 담갔다가 5알을 아침 식전에 한 알씩 씹어서 섭취하면 암이나 간장과 신장이 허약한 사람에게 좋다.
살구씨 복용시 주의할 점은 쌍인(雙仁), 벌레 먹었거나 상한 것, 반숙은 먹지 말아야 한다. 껍질과 뾰족한 끝은 버려야 하며 날것으로 한 가지만 복용할 때는 1회에 5알 이상을 먹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중풍일 때 행인 7개를 하루 한 번씩 일주일 간 계속 먹고 1주일 쉬고 다시 1주일간을 계속 먹거나 행인을 먹은 후 푸른 대쪽을 불에 구워서 받아 낸 진액을 마시면 효과가 좋다.
천식에는 행인, 도인 각 반량을 속씨 눈을 따 버리고 볶아서 가루를 내어서 물에 개어 밀가루로 환을 지어 생강이나 꿀로 매일 한 돈씩 먹는다.
기관지염이나 폐결핵 등에는 하루에 100g 가량 달여서 먹는다
민간에서는 개고기를 먹고 체했을 때 종자를 달여 마신다.
또한 종자는 여성의 피부 미용에도 사용한다.
한국·일본·중국·몽골·미국·유럽 등지에 분포한다.
중국 춘추시대 말 공자도 살구꽃이 필 즈음 제자들을 데리고 밖으로 나왔다.
일종의 야외수업인 셈이다.
공자가 가르친 곳에도 살구나무가 있었다.
공자는 그곳에 단을 만들어 제자들을 앉게 하고 공부를 가르쳤다.
그래서 공자가 살구나무 단에서 제자를 가르친 곳을 행단(杏壇)이라 한다.
공자가 제자들을 야외에서 가르친 것은 크게 두 가지 목적 때문이었다.
공자 시절의 공부는 단순히 암기가 아니라 사물을 관찰하는 것도 중시했다.
다른 하나는 당시에는 건물 안에서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공자 시절에는 아직 종이가 없었다.
그래서 경전의 내용은 대나무에 기록했다.
대나무에 기록한 것을 죽간(竹簡)이라 부른다.
그러나 죽간은 학생들이 모두 지니고 다닐 만큼 쉽게 구할 수 없었다.
그래서 학생들은 대부분 선생의 말씀을 기록하기보다는 암기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구태여 건물 안에서 공부할 필요는 없었다.
야외에서도 얼마든지 공부가 가능했다.
공자의 제자들이 편집한 『논어』의 내용이 문답 형식인 까닭도 당시의 학습 여건 때문이었다.
겸재 정선의 그림 중 살구나무 아래 제자는 독서하고 공자는 거문고를 연주하는 「행단고슬(杏壇鼓瑟)」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