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찔레 본문
찔레꽃은 전국의 산과 들의 기슭과 계곡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낙엽활엽관목이다. 생육환경은 양지 혹은 반그늘의 어느 곳에서나 잘 자란다. 꽃은 백색 또는 연홍색으로 지름이 약 2㎝로 새 가지 끝에 달리며 향이 강하게 난다. 열매는 9~10월경에 적색으로 익고 지름이 약 0.8㎝로 둥글게 달린다. 주로 관상용으로 쓰이며, 꽃잎은 식용, 열매는 약용으로 쓰인다.
찔레나무라고도 한다.산기슭이나 볕이 잘 드는 냇가와 골짜기에서 자란다. 높이는 1∼2m이고 가지가 많이 갈라지며, 가지는 끝 부분이 밑으로 처지고 날카로운 가시가 있다. 잎은 어긋나고 5∼9개의 작은잎으로 구성된 깃꼴겹잎이다.
작은잎은 타원 모양 또는 달걀을 거꾸로 세운 모양이고 길이가 2∼4cm이며 양끝이 좁고 가장자리에 잔 톱니가 있다. 잎 표면에 털이 없고, 뒷면에 잔털이 있으며, 턱잎은 아랫부분이 잎자루 밑 부분과 붙고 가장자리에 빗살 같은 톱니가 있다.
꽃은 5월에 흰색 또는 연한 붉은 색으로 피고 새 가지 끝에 원추꽃차례를 이루며 달린다. 작은꽃자루에 선모가 있고, 꽃받침조각은 바소꼴이며 뒤로 젖혀지고 안쪽에 털이 빽빽이 있다. 꽃잎은 달걀을 거꾸로 세운 모양이고 끝 부분이 파지며 향기가 있다.
열매는 둥글고 지름이 6∼9mm이며 9월에 붉은 색으로 익고 길이 2∼3mm의 수과가 많이 들어 있다. 한방에서는 열매를 영실(營實)이라는
약재로 쓰는데, 불면증·건망증·성 기능 감퇴·부종에 효과가 있고 이뇨제로도 쓴다. 한국·일본 등지에 분포한다.
잎과 꽃차례에 선모가 많은 것을 털찔레(var. adenochaeta), 작은잎의 길이가 2cm 이하이고 꽃이 작은 것을 좀찔레(var. quelpaertensis), 턱잎의 가장자리가 거의 밋밋하고 암술대에 털이 있는 것을 제주찔레(R. luciae), 꽃이 붉은 색이고 턱잎의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는 것을 국경찔레(R. jaluana)라고 한다.
찔레는 어느 것 하나도 버릴 것이 없을 정도로 약으로 사용된다. 『세종실록』지리지에 찔레씨(蒺梨子)가 약재로 기록되어 있다. 찔레나무는 한방에서 약으로 사용하며 꽃은 ‘장미화(薔薇花)’라 하여 이것을 잘 말려 달여 먹으면 갈증을 해소하고 말라리아에 효과를 볼 수 있다. 뿌리는 이질, 당뇨, 관절염 같은 증세에 복용할 수 있다. 열매는 불면증, 건망증 치료에 좋고 각기에도 효과가 있다
영실은 우리나라 야산에서 흔히 자라는 찔레꽃의 열매로서 붉게 익는다. 찔레꽃의 뿌리는 약용하며 꽃은 식용한다.
영실은 신 냄새가 있고 맛은 조금 달다[酸凉]. 영실은 노인이 소변을 잘 보지 못할 때, 전신이 부었을 때 쓰며, 불면증, 건망증 및 꿈이 많고 쉬 피로하고 성 기능이 감퇴되었을 때, 그리고 종기, 악창(惡瘡) 등에 사용된다. 약리작용으로 관상 동맥확장 작용, 생쥐 수명연장, 지질, 단백질 대사개선 작용, 죽상동맥경화 형성 억제 작용 등이 보고되었다
또 찔레뿌리는 산후풍, 산후골절통, 부종, 어혈, 관절염 등에 효과가 있고, 뿌리로 술을 담가 약술로 복용하면 놀랄 만큼 효험이 있다고 한다.
찔레나무의 순을 따서 초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약간 떫은 맛은 있으나 순의 향기가 상큼하다.
또 부드러운 순을 따서 덖음질을 해서 차로 마시면 좋고 꽃을 따서도 세번 쪄서 꽃차를 만들어 마시면 그 향이 좋다.
전하는 속담을 보면 찔레꽃은 민간 사이에 깊이 자리잡고 있었던 같다.
찔레꽃이 입하(立夏) 전에 피면 비가 많이 내린다.
찔레꽃 필 무렵에는 딸에 집에도 안 간다.
찔레꽃이 피는 것을 통해 그 해의 일기를 짐작하는 것이다.
찔레꽃이 필 무렵에는 춘궁기[보릿고개]이므로, 딸네 집에도 끼니가 어려운 처지에 있기 때문에 가지 말라는 뜻이다.
찔레꽃을 따먹으면 먹기 전에 그 향기가 상쾌하나, 막상 입안에 들어가면 틉틉하여 맛이 별로 없다.
그래서 아이들은 찔레꽃보다 찔레순을 더 잘 먹는다. 봄철에 돋아난 찔레순은 뿌리에서 솟아난 것이 줄기에서 나온 순보다 더 굵다. 이것의 잎은 떼고, 껍질을 벗겨서 먹는다.
봄철 어린이들이 찔레순을 먹으면 조금은 허기를 달랠 수 있다.
부녀자들이 5월 단옷날 아침 일찍 일어나 밤새 상추잎 혹은 찔레꽃잎 등에 떨어진 이슬을 모아 얼굴에 바르는 풍속이 있었다. 이에 대해서는 상추이슬분바르기, 아침이슬로 얼굴씻기, 상추이슬로 세수하기, 못자리이슬로 세수하기, 상추이슬 받아마시기, 찰벼이슬먹기, 오뉴월이슬먹기 등으로 불린다.
부산지방에서는 밤이슬을 맞은 찔레꽃을 따서 먹거나 찔레꽃잎을 넣고 잘게 떡을 빚어 나이 수만큼 먹으면 여름에 버짐이 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경기도에서는 단옷날 여자들이 상추잎에 맺힌 이슬을 받아서 가루분(장분)에 섞어 얼굴에 바르면 버짐이 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충남지방에서 여자들이 바르는 분이라면 박가분과 구루미가 전부인데, 단옷날 상추잎에 맺힌 이슬을 받아 박가분과 섞어 얼굴에 바르면 버짐이 나지 않는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단옷날 이른 아침에 찔레꽃이나 상추잎에 맺힌 이슬로 얼굴을 문질러 씻으면 버짐이나 기미가 없어진다고 하며, 이슬 맺힌 상추잎을 얼굴에 문지르면 피부가 고와진다고 한다. 그리고 상추잎의 이슬을 받아 세수하면 그해 더위를 먹지 않으며, 땀띠나 부스럼이 없고 피부가 고와진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찔레꽃에 전히는 전설이 있습니다.
고려 때 우리 나라에서는 북방 몽골족에게 매년 처녀를 바치는 관례가 있습니다. 가엾은 소녀 찔레는 다른 처녀들과 함께 몽고로 끌려가서 그곳에서 살게 되었지요.
몽골 사람은 마음씨가 착한 찔레에게 고된 일을 시키지 않아 찔레의 생활을 호화롭고 자유로웠습니다.그러나 찔레는 그리운 고향과 부모님 동생들의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어요.가난해도 고향이 좋고 지위가 낮아도 내 부모가 좋고, 남루한 옷을 입어도 내 형제가 좋았지요
찔레의 향수는 무엇으로도 달랠수 없었습니다.
고향을 그리는 마음을 버리지 못하고 10여년의 세월을 눈물로 보내던 어느날 이었어요.
찔레를 가엾게 여긴 주인은 사람을 고려로 보내 찔레의 가족을 찾아오게 했으나 찾지 못하고 돌아왔습니다. 할 수 없이 찔레는 주인의 허가를 얻어 혼자서 고향의 가족을 찾아 나섰어요.
고려의 고향집을 찾아나선 찔레는 동생의 이름을 부르며 여기저기 산속을 헤매었지만 그리운 동생은 찾지 못했다. 슬픔에 잠긴 찔레는 몽골로 다시 가서 사느니 차라리 죽는것이 낫다고 생각해 고향집 근처에 죽고 말았습니다.
그 후 부모와 동생을 찾아 헤매던 골짜기마다 개울가마다, 그녀의 마음은 흰꽃이 되고 소리는 향기가 되어찔레꽃으로 피어났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