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창포 본문
창포는 우리나라 호수나 연못가의 습지에서 나는 다년생 초본이다. 생육환경은 햇볕이 잘 들어오는 곳의 물웅덩이나 물이 잘 빠지지 않는 습지에서 잘 자란다. 키는 약 70㎝ 정도이고, 잎은 뿌리 끝에서 촘촘히 나오고 길이는 약 70㎝, 폭은 1~2㎝이며 가운데 뚜렷한 선이 있다. 꽃은 원기둥 모양으로 잎 사이에서 비스듬히 옆으로 올라오며 흰색이다. 열매는 7~8월경에 달리고 긴 타원형으로 적색이다. 주로 관상용으로 쓰이며, 뿌리는 약용으로 쓰인다.
학명은 Acorus calamus var. angustatus BESS.이다. 겉으로 보기에 부들같이 생겼으나 싱싱하게 자라므로 무성하게 자라는 포류(부들류)라는 뜻에서 창포라고 불렀다.
뿌리줄기는 옆으로 길게 자라며 육질이고 마디가 많으며 흰색이거나 연한 홍색이며 지상에 있는 줄기와 더불어 독특한 향기가 난다. 잎은 뿌리줄기 끝에서 무더기로 나오고 대검(大劍)같이 생기며 짙은 녹색이고 밑부분이 붓꽃처럼 얼싸안는다. 주맥(主脈)이 다소 굵다.
꽃줄기는 잎과 같이 생기고 중앙 상부 한쪽에 1개의 육수꽃차례가 달린다. 포는 꽃줄기의 연장같이 보이고 꽃이삭은 길이 5cm 정도이며 황록색 꽃이 밀생한다. 꽃은 양성화이고 화피갈래조각은 달걀을 거꾸로 세운 모양으로 6개이며 안쪽으로 굽고 수술도 6개이다. 꽃밥은 노란색이고 씨방은 둥근 타원형이다. 열매는 장과(漿果)로 긴 타원형이며 붉은색이다. 뿌리줄기를 창포라 한다.
민간에서는 단옷날 창포를 넣어 끓인 물로 머리를 감고 목욕을 하는 풍습이 있다.
한방에서는 건위·진경·거담 등에 효능이 있어 약재로 이용하며, 뿌리를 소화불량·설사·기관지염 등에 사용한다. 또한 뿌리줄기는 방향성 건위제로 사용한다. 한국·일본·중국에 분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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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포는 연못가와 도랑가에서 흔히 자라고 있었으나 점차 사라져 가고 있다. 창포와 비슷하지만 잎이 보다 좁고 너비 1㎝ 미만이며 길이도 짧고 뿌리가 가는 것을 석창포라고 하는데 창포보다 희귀하다.
잎이 보다 좁고 길이가 짧으며 뿌리가 가는 것을 석창포(A. gramineus)라고 하며, 산골짜기에서 자란다
석창포는 산골짜기 맑은 냇가에서 자란다. 한방에서 가장 상품가치가 높은 것으로 치는 창포의 뿌리는 1치 길이에 마디가 9개 있는 것인데 이것은 석창포의 뿌리를 가리키는 것 같다. 따라서, 약용적 가치는 석창포가 창포보다 높게 평가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인도에서는 창포가 애용되던 약초여서 일 년 내내 시장에서 많은 양의 창포가 거래되었다.
전해오는 말에 의하면 창포가 어린아이들의 장에 탈이 났을 때 쓰이는 매우 소중한 약초였기 때문에 늦은 밤에 창포를 사러 온 사람에게 문을 열어주지 않는 약사는 처벌을 받을 정도였다고 한다.
인도인들은 많은 양으로 창포를 내복하여 구토제로 이용하였고 적은 양을 사용하여 흥분제와 강장제 그리고 가스를 제거해주는 용도로 이용하였다. 또한 중풍과 여타의 신경성 장애 증상에도 이용하였다.
회교도인들은 결석증에 창포를 사용하였고 이가 나는 어린이들에게 창포를 물게 하였다. 실론(Ceylon) 지방에서 창포로 만든 차는 어린이들의 기생충 구제에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생각하였다.
창포를 뜻하는 영어와 독일어 등의 일반이름의 어원인 칼라무스(calamus)는‘갈대’혹은‘줄기’를 의미하는 그리스어에서 파생된 낱말이다.
≪본초강목≫에서는 창포가 동지 다음 57일 만에 자라기 시작한다고 하였다. 따라서, 창포가 나온 다음부터 농사를 시작하였으므로, 창양(昌陽)이란 이러한 뜻에서 쓰기 시작한 것 같다고 보고 있다.
한방에서는 뿌리를 약재로 사용하고 있다. 보통 8∼10월경에 채취하여 털뿌리를 제거하고 잘 씻어서 햇볕에 말렸다가 사용한다.
건위(健胃)·진정(鎭靜)·진경(鎭痙)·거담(袪痰)·이습(利濕) 등의 효능이 있다고 하며, 소화불량·설사·습체비창(濕滯痞脹)·전간(癲癇)·경계(驚悸)·건망(健忘)·정신불안·풍습비통(風濕痺痛)·해수(咳嗽)·기관지염·옹종(癰腫)·개창(疥瘡) 등의 증상에 쓰이고 있다.
또, 근경에는 방향성 물질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목욕시 물에 넣어 사용하기도 한다. 특히, 단오절에는 창포 뿌리를 삶은 물에 머리를 감고 뿌리를 깎아서 비녀를 만들어 꽂는 풍습이 있었다.
이것도 뿌리에서 좋은 향기가 나기 때문에 시작한 것으로 여겨지는데, 이러한 행사로써 머리가 더욱 검어지고 악귀를 물리칠 수 있다는 속신이 전해져 더욱 성행한 것으로 추측된다.
인조 17년(1639) 5월 4일 기록을 보면, “단오날에 내자시에서 관례대로 창포주(菖蒲酒)를 올렸는데 임금이 한재(가뭄)가 한창 심하므로 받지 않았다”고 한다. 창포주는 이미 조선 초기에 관례로 만들어져 온 것 같다. 이는 태종 14년(1414) 4월 8일에 참의 황자후(黃子厚)에게 명하여 창포주를 만들게 하였다는 기록으로 알 수 있다.
여자들은 단옷날 ‘단오비음’이라 하여 나쁜 귀신을 쫓는다는 의미에서 창포를 삶은 물로 머리를 감고 얼굴도 씼으며, 붉고 푸른 새 옷을 입고 창포뿌리를 깎아 붉은 물을 들여서 비녀를 만들어 꽂았다. 남자들은 창포 뿌리를 허리춤에 차고 다녔는데 액을 물리치기 위해서라고 한다.
또한 단오날에 창포꽃을 따서 말려 창포요를 만들어 깔고 자면 여름철 병마나 마귀도 근접하지 못할 것으로 알고 창포꽃을 앞다투어 채취하기도 했다.
단오날에는 창포떡, 창포김치를 담궈 먹는다. 먹은 후 100일 후면 인색에 광채가 나고 수족(手足)에 기운이 생기며 이목이 밝아지고 백발이 검어지며 빠진 이가 다시 돋아난다고 한다. 단오날에 창포 화분을 방에 들여놓고 글을 읽으면, 눈이 밝아지고 총명해진다고 한다. 또 맑은 날 밤에 화분을 밖에 내놓았다가 아침에 잎사귀 끝에 맺힌 이슬방울을 거두어 눈을 씻으면 눈을 밝게 하는데, 오래도록 계속하면 한낮에도 별을 볼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창포주를 마시기도 한다.
단오날 창포꽃을 따서 말려 창포요를 만들어 깔고 자면, 모기, 빈대, 벼룩 등 온갖 곤충들이 접근하지 못하고 병마나 액귀(厄鬼)도 침범하지 못한다고 한다. 창포 줄기로 엮은 방석도 그와 같은 벽사의 효과가 있으며, 창포를 달인 물을 먹으면, 눈병을 낫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동국세시기』의 기록에 의하면, 부녀자들은 창포뿌리를 깎아 비녀를 만들어 수(壽)자나 복(福)자를 새기고, 끝에 연지나 인주를 발라 머리에 꽂고 단오옷을 입었는데, 이를 단오장(端午粧)이라고 했다. 또 나무를 깎아 끝을 뾰족하게 하여 비녀로 삼아 머리에 꽂고, 그 윗부분 양쪽에 싹이 돋아나오는 모습처럼 창포잎을 붙였다. 『용재총화』에는 아이들이 창포로 띠를 하며, 창포뿌리를 뽑아 수염처럼 붙이고 다녔다고 한다.
붉은색을 비녀 끝에 칠하는 이유는 붉은색이 귀신을 쫓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