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주워 담을 수 있는 것은 말인가 글인가 본문

링반데룽

주워 담을 수 있는 것은 말인가 글인가

까미l노 2015. 1. 28. 23:10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음직 하던 핀잔

"그게 말이가 글이가?" 라는...

 

전혀 현실에 맞지 않았거나 엉뚱한 괘변이라는 판단으로 상대방에게 했던 핀잔일테지만

그 어떤 말을 던진 사람은 성향에 따라 계속 자기 주장을 내세웠던 사람도 있었을테고 

아차 싶어 취소를 한다거나 도로 주워담고 싶기도 했었으리라,

 

시대에 따른 변화로 녹음도 가능하고 무슨 캡쳐라는 것들로 레코드도 가능한 세상이 되었다.

한 번 뱉은 말은 주워 담을 수가 없다?

말은 입 밖으로 나간 후 순식간에 사라져 버리지만 글은 영원히 남게 된다?

 

 

둘 중 어느게 지워 버릴 수 있거나 주워 담을 수 있는 것일까?

누군가 의도만 한다면 둘 다 주워 담을 수도 지울 수 없게 기록으로 남길 수는 있겠지만 말이든 글이든

취소를 하고 싶어했을 당사자의 인성을 말하고 싶어서이다.

 

말에 대한 인성과 글에 대한 인성은 어느게 진정성이 더 잘 보여질까?

작금의 시대엔 후자인 글에 대한 인성이 더 믿음이 가는 것 같기도 하다만

딱 싫어하는 것이 구렁이 담 넘어가듯 하는 사람의 언행 불일치라서 말이지...

 

 

남아 일언 중천금의 시대도 아득한 옛날의 이야기가 되어버렸고

그런 남자의 진중한 입을 괜찮게 믿었던 여성들도 요즘엔 그닥 따지거나 요구하진 않는 것 같기도 하고

시대가 변함으로 인해 손전화 같은 것으로 툭툭 던져지는 말과 표현의 장난 같은 성찬

 

 

남아일언은 중 천금이어야 했는데 옛적은 그렇다손 치고

남존여비 라는 것도 가부장적 이라는 표현도 남성우월주의 같은 것도 아예 표현조차 없어지고

하물며 여성상위를 넘어 남성들의 자리가 위태롭다거나 이제는 이만하면 충분해졌다여서일까?

 

여성 인권운동 같았던 패미니즘을 부르짖던 여성들조차 그 표현을 꺼릴 정도의 시대가 되었지만

어디에도 여성의 말에 대한 진중함을 이야기하는 건 볼 수가 없네...

군가에 사나이라는 표현도 없어진다던데 언제쯤 여성의 말에 대한 중 천금이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되려나...

 

 

펜에 대한 허기짐으로 인해 엉뚱한 타령이 되어버렸지만 가끔 소싯적부터 들었던 여자들의 약속이나 맹세 같은 것들이 생각나는데

여자친구든 애인이었든 남자들처럼 하늘 땅 만큼이나 하늘로 올라가서 따오겠다던 별이야기까지는 아니었다 해도

철썩 같이 믿어라고 찰떡처럼 내뱉었을 수 많은 달콤했던 약속들은 지금쯤 어디쯤에서 길을 잃고 헤매고 있으려나...

 

영희랑 끝분이 말남이랑 순실이가 했던 사랑의 맹세를 철썩 같이 믿고 떠받들었던 철수랑 봉길이 상칠이는 어디에서 폭싹 늙어가고 있을까?

여자니까 중 천금이 아니라서 금새든 나중이든 다들 주워 담아버렸기에 길을 잃은 약속도 맹세도 보이지를 않는지...

 

 

말이란 아무래도 쉽게 뱉기도 할 수 있는 방법이고 조심성으로 철저하게 생각을 깊게 한 후 뱉지는 않을 것이기에

(때에 따라서는 그래야만 하는 경우는 차치하고)

그냥 툭 하고 던져지기도 하고 실수처럼 한 표현이라면 금방 수습해서 바꿔 말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글이란 쓰면서 보고 생각하고 타인에게 보이기 전에 다시 읽어도 보고

전체 내용이 괜찮은지 오해살만한 부분은 없는지 얼마든지 수정이 가능할 것인즉슨

말 보다는 진중함이 더하지 않을까 싶은 게 내 개인적인 판단이라 말 보다는 글로서 그사람의 인성을 판단하는 편이다. 

 

 

필체가 좋고 나쁨의 의미는 따지고 싶지 않지만 글씨를 쓴 사람의 정성은 살피는 편인데

내가 뭐 글씨 감정가도 아니고 요즘 세상에 다른 사람의 글씨체를 보는 게 어디 쉬운 일이랴,

 

하지만 귀찮아서 펜으로 글씨를 쓰기 싫다는 사람에겐 내 마음을 열지 않으면 되고

흔한 만년필 한자루 없는 사람은 멋대가리도 감성도 없을 것이다 라고 생각해 버린다.

 

두고봐라,

머잖아 다시 손으로 펜으로 글을 쓰고 편지며 엽서가 우체부의 손으로 오 가는 시대로 돌아갈 것이다.

인간이 과학문명에 완전히 지배당해버리지만 않는다면 말이지,

 

사람의 손가락이 하는 해야만 하는 짓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명필이니 달필이니 하는 건 개뿔,

붓이며 펜은 유별난 사람들이나 하는 행위일 뿐이고 숟가락 젓가락이 필요 없어질테고  

자동차든 비행기든 바다의 배조차 운전하는 데 사람은 점점 필요 없어지는 세상이 되어 가는 것을... 

 

젊은이들의 직업 선택도 그야말로 기상천외한 신중함을 기해야 제대로(?)살아남을 수 있는 세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인간은 미래로 가는 빠른 시간만큼은 아니더라도 결코 과거지향은 아닌 적당히 멈추는 구식(?)을 고집해야만 하는 동물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