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지금은 편하게 듣는 잊으려던 노래 본문
1999년 여름 한낮 세차게 퍼붓던 소나기 속에서 심장이 터져버릴 듯한 충격을 받았던 때
귓속에서 자꾸만 맴돌던 노래
왜서 이 노래가 그때 그시각 환청처럼 계속해서 들렸던 것일까?
한동안 이 노래를 들으면 울적한 마음이 들어
몹시 술(?)퍼서 멀리할까도 했었다만 되잖은 핑계거리 갖다 붙이는 것 같기도 해서 그냥 여전히 이노래를 사랑하고 산다.
일전 전혀 예기치 않았던 때 형의 죽음을 애도하기 위해 여동생편으로 참석하겠다고 했을 때
잠시 궁금함에 설레임 같은 것이 있었다가 이내 사라졌었는데 짐작대로 오지는 않았었다.
남의 사람이 되어서도 형이 선물해준 반지며 목걸이를 소중하다며 하고 다닌다던데
풍문에 지나온 삶이 후회되는 듯 하다고 하는 걸 보면 또 다시 실패한(?)사랑에
여전히 나 같은 사람을 만났었던건지 아니면 나 보다 더 못한 사람을 만났었던 가 시푸다...
나랑 인연을 끊은 옛친구가 새로운 사람을 만났을 때
그 새로운 친구가 좋은 사람이길 나는 진정으로 기원해줬던 것일까?
그후로도 아무런 탓이나 미움도 없이 잘 살아주었으면 이라는 생각은 했었는데
문득 이 노래를 듣게 된 지금 그사람 결혼과 헤어짐으로 함께살지 못하는 아이까지 두어 번 더 반복했다던데
그닥 행복한 삶은 아니라는 소문이라 나를 떠나 나보다 더 좋은사람 만날 수 있었다는 소리는 듣게되지 않았다고
나는 지금 다행스러워 하고 있는 건 아닐까...
미워할 이유도 남은 감정의 찌꺼기조차도 전혀 없지만
그가 아주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는 소릴 들었으면 지금과 전혀 다른 기분이 들까?
로멘스 영화의 멋진 주인공처럼 사랑하는 사람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자신을 포기하면서 보내주기도 하는 그런 사람이 아직 못 되는 내가 부끄러워서...
사랑하는데 헤어졌던 그런 멋진 사이는 아니었지만
어떤 이와 어떻게 살든 더 이상 후회 않도록 단디 살아가기를...
2008년 스페인산 산티아고 콤포스텔라 대성당 골목에서 구한 놋으로 만들어진 촛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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