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그 많던 고사리는 누가 다 먹었을까? 본문
소설가 고 박완서 씨의 소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에 나오는 '싱아' 라는 식물은
산기슭이나 길가 아무데나 지천에 널려있는데 그 줄기에는 마디가 있고 찔레꽃 필 무렵 줄기가 가장 살이 오르고 연하다.
발그스름한 줄기를 꺽어서 겉껍질을 길이로 벗겨 내고 속살을 먹으면 새콤달콤한 맛이 난다.
생이가래
서귀포 서복전시관에 있는 연못에서 발견한 양치식물인데 연꽃들도 다 져버린 늦가을이 되면 이 생이가래가 수면을 빽뺵하게 채우곤 한다.
쇠뜨기
통산은 쇠뜨기의 풀줄기 같은 것만 보이는데 열매처럼 달린 줄기가 올라온 모습이 특이하다.
제주고란초
괴불이끼
괴불이끼 뒷면
밤일엽
쇠고비
파초일엽
제주 고사리삼
탐라사다리 고사리
도꺠비쇠고비
위 고사리 사진은 일부 인디카 사진 동호회원들의 사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지난 겨울에도 또 지지난 겨울에도 곶자왈 숲에서 늘 푸르름을 보여주던 고사리들이 전혀 보이지를 않는다.
그 많던 고사리들은 누가 다 먹었을까?
곶자왈에는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노루와 소들이있는데 제주도에서송악을 소가 잘 먹어 소밥이라고도 부르는데
송악을 좋아하는 소들이 나무 위 높은 곳에만 남아있는 송악은 먹을 수가 없었을테고
남아있는 풀 종류는 고사리들 밖에 없어 마치 골프장 잔듸를 깎은 것처럼 매끈하게 먹어치운 것 같다.
부스럭거리는 소리
가만히 눈을 감고 나무에 귀를 대어 보렴
조로록 조로록 물 흐르는 소리 미풍에 스치는 여린 가지들이 바스락대며 물을 빨아들이는 소리가 들리지 않니?
바스락 바스락
꼬물꼬물 발바닥을 간지럽히듯 지난 가을 어치랑 다람쥐 녀석들이 숨겨둔 곳을 채
기억해내지 못한 잣이랑 도토리가 땅 속에서 새싹을 밀어 올리느라 부산스럽다.
꽃향기따라 나무 보러 가는 길
언덕 너머 숲 엉덩이ㅏ에 수백마리 개고락지 녀석들이 짝짓기를 하느라 일제히 울어제치는 요란한 합창
뿌리 채 뽑혀 쓰러진 나무에는 벌써 숲의 해결사인 버섯들이 다닥다닥 붙어 븐해를 시작하고
생을 마감한 저 나무는 버섯들에게 제 몸까지 다 내어주며 이제는 또 다른 편안한 안식을 할테지...
새와 곤충과 많은 종류의 동물들의 주어졌던 만큼의 수명
그런데 그 많은 새들의 죽음은 어디에서 볼 수 있을까?
제 몫의 수명을 다한 수많은 동물들도 누구에게 제 몸을 내어주고 어디에서 안식을 취하는지
숲에는 신기하게도 그 흔적을 찾아볼 수가 없다...
그래서인지 숲은 언제나 고요이고 청아한 바람만 지나간다.
조금 더 있으면 금새우난이랑 금난초랑 옥잠난초도 필테고
그리고 이나무랑 작살나무에도 빨간 열매가 달리게될 것이고
청띠 신선나비랑 산호랑나비가 날아다니게 될테지,
둥글목남가뢰 녀석이랑 넓적사슴벌레가 휘젓고 다니게될 숲은 드디어 봄이다
나의 봄은 무엇으로 오려는가...
썽알쏭알 싸리잎에 은구슬
조롱조롱 거미줄에 꿰어서 풀잎마다 총총...
곶자왈 지형에 따른 식생의 특성상 바위를 잔뜩 움켜쥔 채 아등바등(?) 살아가던 떄죽나무와 서어나무가
지난 볼라벤이란 녀석에게 당해 그만 생을 마감했다.
살만큼 살았다고 하기엔 때죽나무와 서어나무의 평균 수령과 덩치에 비하면 한참을 더 살아야할 것 같지만 어쩌겠니?
이제 그만 편안하게 누워 숲속의 분해자인 버섯들에게 네 몸뚱아리를 내어주어 온전히 자연으로 다시 돌아가렴...
수고했다 고맙다...
곶자왈 고목들이 판상근 현상
살아내기 위한 몸부림인가 흙이 모자라는 곶자왈의 지형적인 특성상 돌출된 뿌리를 잔뜩 벌려가기만 하는 고목들
일제 강점기 때 대거 배어져 맹아들이 발달해 그나마 고목으로 성장해 가는 모습
일본놈들은 참나무류인 가시나무들로 숯을 만들면 그 품질이 우수해 고목들이 거의 사라진 자리에
맹아들이 다시 발달해 이만큼 자라주니 그저 허울 좋은 인간들은 고맙다 고생했다 그러기만할 밖에...
목초지의 야외 정자를 지은 기둥으로 사용했던 나무의 벌레흔적
살았을 적 제 수많은 벌레들이 제 피부 속을 기어다니면서 갉아먹은 흔적들
죽어 인간들을 위해 지어진 집 기둥에서 그 무늬가 너무도 선명하게 남아있어 가슴앓이가 생길 것 같다...
너 누구니?
너 이름이 뭐니?
너는 무슨 종류의 난이라고 부르니?
키 작은 금창초가 곶자왈에도 피었답니다~
이빨 빠진 제비꽃 같기도 하네요...^^
열매가 익으면 2개로 길게 찢어지는 것이 괭이 눈을 닮았다고 해서 괭이 눈이라고 한답니다~
꽤 예쁘지요?
몸 전체가 모두 빨간색이고 크기가 콩알보다 더 작은 녀석입니다.
거미류이긴 한데 이름은 응애 라고 불린답니다~
앗! 이녀석의 이름을 잊었다.
함꼐 조사하던 샘들중 누군가가 중의 무릇이라고 한 것 같기도 한데 중의 무릇은 전혀 아닌 듯 한것이 우선 꽃모양과 잎의 모양세가 판이하다.
니들은 언제 왔다 갔었니?
이 나무의 피부 속에 그렇게 먹을만한 벌레들이 많았었는지 살아있는 나무였으면 많이 아팠겠다야...^^
숲에서 니들의 나무쪼는 소리가 하도 맑고 켱쾌해서 카메라에 담으려고 가꺼이 다가서면
니들은 꼭 나무를 빙빙 돌라 올라가기만 해서 좀처럼 찍을 수가 없었는데 특히 오색 딱따구리 너 말이야...
담엔 니 그 예쁜 모습 한 번 제대로 보여주렴~
반드시 죽은 나무에만 집을 짓고(다른 새들에게 다 지은 집을 더러 뻇기기도 하지만)죽은 나무속 벌레를 잡아먹는
니들을 사람들이 참 좋아한다는 거 잘 알제?
사람들도 이렇게 튼실하고 예쁜 건축믈은 만들지 못하겠지?
언제 떠났니?
개구리발톱은 만주바람꽃과 많이 닮아서 다소 헷갈리기도 한다.
이름을 지어준 사람은 니 이파리가 개고락지 발가락을 닮아서라고 하는데...^^
니 이름을 누가 지은는지 별로 어울리는 것 같지는 않지만
설산의 눈 속에서 그 고운 자태를 밀어올리는 복수초
활짝 필려고 막 봉오리가 벌어지기 시작하는 니 모습은 꼭 사춘기 소녀같이 곱구나~
산자고는 여러해살이 풀이지만 여름이 되면 땅위의 부분은 모두 죽는다고 한다.
머땀시 변산 바람꽃이라는 이름을 얻은거니?
애시당초 변산 지역에서 처음 발견되어 변산이라고 했고 바람 피는 못된 사람의 무엇을 닮았길래 바람꽃인지
아니면 바람에 살라어리는 보습을 보고 지은 이름일까?
좀 이르다 싶기도 한 이른 봄 서둘러 바깥구경을 나온 긴꼬리 장지뱀이 카메라 렌즈가 다가가자 후다닥 숨는다.
긴꼬리 장지뱀도 다급해지면 자신의 꼬리를 자르고 도망을 가는데 잘라졌던 꼬리는 다시 자라난다고 합니다.
구름버섯이 꽤 많이 커졌는데 뒤집어서 봤더니 주름이 참 예쁘다.
내 뒷꼭지도 이렇게 잘 생겼으면 지금쯤 나도 대통령 정도 됐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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