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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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산청우

식물원 꽃편지

까미l노 2012. 10. 26. 00:02

문상현님 한 주동안 안녕하셨나요?
나뭇잎에 송알송알 맺힌 아침이슬 숲길을 걸으면
깨끗하게 얼굴 씻고 나온 붉은 단풍이 반가운 인사를 합니다.
순한 가을햇살은 어느새 가슴에 내려앉고
바람따라 실려온 마른 나뭇잎 향기는 어깨에 잠시 머물고는
어디론가 사라집니다.

단풍이 참 아름다운 시절입니다.
단풍 플라워레터를 준비하면서
지인으로부터 멋진 한시를 듣게 되었지요.
중국 당나라의 시인 두목(杜牧)의 산행[ 山行 ]이라는 한시입니다.

遠上寒山石徑斜(원상한산석경사)
白雲生處有人家(백운생처유인가)
停車坐愛楓林晩(정거좌애풍림만)
霜葉紅於二月花(상엽홍어이월화)

멀리 가을 산 위로 돌길이 비껴 있고
흰구름 이는 곳에 인가가 보이네.
단풍든 숲의 저녁경치가 좋아 수레를 멈췄더니
서리 맞은 잎이 이월의 꽃보다 더 붉다.

여기서 이월의 꽃은 동백을 두고 한말이겠지요?
서리맞은 단풍이 이월의 동백보다 붉다라고요...

<이방인>의 작가로 알려진 알베르 카뮈(Albert Camus)는
"낙엽이 꽃이라면 가을은 두번째 봄이다"라고 이야기 했지요.
가을은 모든 잎이 꽃이 된다는 카뮈의 글이 가슴에 착 달라붙습니다.
그래서 캘리그라피(손글씨)에도 그 글을 그대로 담아 보았습니다.

단풍이야기로 길어졌습니다.
이번주 소개하는 꽃은 단풍이 꽃처럼 아름다운 낙우송입니다.
지금 식물원의 암석원과 수생식물원에 한창이지요.
낙우송, 메타세쿼이어, 낙엽송과 함께 낙엽지는 침엽수입니다.
암석원의 낙우송은 연못 한가운데 자라 물속에 뿌리 내리고 사는
독특한 식물로 방송을 많이 탔던 친구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메타세쿼이어와 비슷하지만 다른 점은
깃털처럼 달린 잎자루가 낙우송은 어긋나지만 메타세쿼이어는 마주나고
숨쉬는 뿌리가 밖으로 튀어나오는 것이 낙우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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