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나무들의 사랑이야기(연리목) 본문
산벚나무와 고로쇠 나무가 아직도 여전히 사랑하는 중인데
요즘에사 국제결혼이 예전처럼 뭐 보기 드문 흥미로울 일도 아니고
흔해빠진(?)일상 다반사처럼 되어지고 오히려 그렇게 되어야할 세상이 되었다만
나무들도 이젠 국제결혼(?)하는 시대가 되었나 보다..
나무들이 서로 한몸이 되어가는 과정엔
처음엔 수피가 붙어가면서 터지고 찢겨나가는 과정까지 거쳐가면서
서로의 양분까지 골고루 나눠가져야 가능하게 되는데
진부하게 사람들이 쳐놓은 그물 같은 제도인 결혼이라고 하기엔 그렇다만
임튼 서로 다른 수종끼리 저리 사이 좋게 사랑을 하는 게 보기 좋지 않은가 말이다.
싸우고 다투고 뻇고 지랄들하면서 지 종교는 어떻고 내 종교가 어떻네들 하지말고 평화롭게들 좀 살지...
숫자로 기억하는 역사적인 날짜에 대한 의미 없음을 주장하는 사람이지만
오늘도 아마는 어떤 이에게 귀가 빠져버린 날이었을 것이고
숲에 들었더니 나무들도 조금씩 제 껍질을 벗기 시작들 하더라,
가을이 될 무렵 나무들이 껍데기며 옷들 죄다 벗어버리듯
사람도 껍질은 아니지만 속 내장 다 끄집어 내어 깨끗이 씻어 뒤집어 말리고 이듬 해
다시 새 것으로 채울 수 있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숲을 걷다가 길동무의 귀뜸으로 엣이야기 속의 내가 회자 된다는 말을 들으니 그 기분 묘해지는 것이
어떤 투로 내 이름이 거론되어지는가 새삼 궁금키도 해진다.
돌이켜 보니 나는 왜 그때 슬기롭게 대처하거나 능수능란하게 준비를 못했던 것일까?
급한 성질머리에 씩씩대기만 했었기에 새삼스러울 것은 아니다만
요리 조리 대처하고 준비해서 해명하고 대응했더라면 싶은 미련 같은 게 스멀거려지길래 말이지...
시간이 꽤 지나버려서인지 부메랑이 어떻고 남을 해꼬지 하더니 꼴 좋다 라느니 뭐 그딴 마음도 없는 것 같은데
워낙 애착을 가졌던 곳의 사람들과 채 다 풀지 못한 안타까움 때문으로 미련 같은 게 남아서일까...
나를 슬프게 만들었던 그들에게 지금이라도 전해진다면
묻고 싶은 단 한마디 정말로 나를 그렇게 보았었더냐고 왜 그렇게 믿었느냐고
왜 내 이야기는 들어보지 않았는지
한번만 따져 물어 보고 싶어지는 걸 보면 나도 참 에지간히 못나긴 하다
제대로 보지 않고 듣지 못해도 그런 자들의 하는 짓거리라는 게 짐작 충분해서
괜시리 지랄 같이 슬프구나...
조금 더 붉은 빛으로 보정을 했다만 드디어 조금씩 안면에 홍조를 띄기 시작하는 사람주 나뭇잎
이 나무의 이름을 왜서 사람주라고 지었는지 알 길이 없다만
난 단풍잎의 빨간색 보다는 사람주나뭇잎의 빨간섹이 더 아름다운 것 같아서 말이지...
뜻밖에 이 시기에 이런 곳에서 투구꽃을 볼 수 있다니
지금 시기에 이 정도 해발에서 피어 있는 게 맞는 것인지 모르겠다만...
절물오름 분화구에서 만난 투구꽃의 자태
투구꽃에도 그늘돌쩌귀와 선투구꽃 같은 종류가 있는데 이건 아마도 선투구꽃이 아닌가 싶다.
태풍이 그랬을까
지붕의 나무 몇가닥이 날아가버려 조금 이상한 모습이 되어져버린 정상 분화구 전망대의 정자
난 늦가을 단풍이 물드는 계절이 오면 꼭 사람주 나무를 보러가곤 하는데
그냥 단풍잎을 보는 것이 아닌 사람주 나무잎의 아래에서 뒷면을 본다.
왁스층으로 되어진 사람주 잎의 뒷면 아래에서 하늘을 올려다 보면 투명한 붉은 색이 참 예쁘게 보여서이다.
아직은 단풍이 완연하지 않아서 색이 덜 붉다
10월 중순 한라산 둘레길 아래 한대오름 숲길을 찾아가면 사람주 나무의 고운 단풍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가을에 모든 잎들이 불고 노랗게 물들어가는 것을
사람들은 단풍 물든다 라고 표현하는데 가을에도 푸르거나 그냥 낙엽이 되어지는 것들에게는 관심조차ㅓ 없다.
실제로 이름이 단풍인 나무는 있지 않은가,
나무와 들풀들이 지들 수스스로 이름을 가지지 않았는데 사람들 마음대로 이름을 지어서
좋은 나무 예쁜 꽃 먹을 수 있는 풀 값비싼 나무 등 마음대로 구분 짓는다.
길다던 똥개나 미용실에서 화장한 후 개 호텔에서 쉬는 꺵꺵아지들 처럼 발베 마구 밟혀지는 풀과
사람들의 밥상에 올려지는 풀 꽃병에 꽂혀지는 꽃 정원이나 가로수에 심겨지는 나무
이런 것들처럼 사람들은 지들 마음대로 풀에도 잡초 개꽃 동물에게도 똥개 등으로 차별을 해버린다.
언젠가 사람들도 누군가들에게 그 무엇에게서들 그런 취급을 당하게 되지는 않을지...
이집...
벌레가 살기엔 천혜의 별장 같다.
어쩐지 올해는 천남성이 시들한 것 같다...
열매도 꽉 찬 것들이 드물고 색깔 또한 곱지가(?)못한데 독성이 있는 열매라 그럴까?
사람들이 일부러 그러지는 않았을 터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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