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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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반데룽

빗소리 바람소리

까미l노 2012. 10. 23. 00:07

 

                                                                아쉽게도 내방 창문에선 보이지않는 강 애꿎은 바다만 타박한다

 

 

물비린내 흙냄새

 

붉은색의 투박한 목장갑을 낀 채

반쯤 내려진 커다란 셔트 아래를 멍하게 바라 보고 있노라니

아스팔트 바닥을 튕기며 솟구치는 빗방울이

세찬 바람에 밀려 들이쳐 작업장 바닥을 잔잔한 파도처럼 훑어 밀려 들어온다

 

흙냄새는 그렇다손 덩달아 물비린내는 왜 나는걸까?

딱 예서 그냥 땡떙이 치고 비 떨어지는 바닷가로 도망이나 갔으면 시푼 날

 

누가 시간을 금이라 캤더노?

금은 지랄이고 개뿔...

바삐 살기는 딱 싫은 것이 똥 누고 아래 들여다 볼

오줌 누고 고추 한 번 제대로 털 시간조차 없이 일을 하는 사람들속에서 적응이 안 되는 것을...

 

손을 보니 예전보다 두배는 커진 듯 부었고 뼈 마디도 굵어진 것처럼 울퉁불퉁타...

물집은 예사라 지문조차 이미 닳아버렸고 손바닥 전체가 까실까실한 것이

다시는 볼펜조차 잡을  수 없게 되려나 시퍼 괜스럽게 삶이 지랄 맞아진다.

 

낮에 비가 와서였던가

집에 돌아오니 이늑한데 창밖 나뭇잎 바람에 부대끼는 소리가 

여태도 비 내리는 소린가 싶어 자꾸만 창문을 열어 본다

 

아~ 시발...

아침에 억새밭에 가면 거미줄에 매달린 이슬방울이 마구 은빛으로 빛나고 있을텐데...

 

오늘도 몇몇 사람들은 떠났을테고 남아 있는 나는 아직도 남겨졌다고 위안을 삼아야 하려나...

그 머시던가 황금 보기를 돌 같이 하라셨던(사실 이 말은 최영장군의 아버지 최원직이 아들에게 해줬다고 함)

고려시대의 충신 최영장군이 처음 왜놈을 죽이던 날 내가 태어났는데 그로부터 678년 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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