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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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반데룽

어설픈 노동자

까미l노 2012. 10. 11. 22:47

 

 

잠시 하던 일을 접고 오로지 몸으로 먹고 사는 노동자의 삶을 사는 중이다.

감귤 선과장이란 곳에 취업을 했다.

 

손가락이 퉁퉁 부어 주먹을 꽉 쥐기가 힘들 정도이고

등 뒤로 돌려 어깻죽지까지 교차로 닿았던 팔은 제대로 작동을 하지 못할 정도이다...

 

자고 일어났더니 손 마디마디가 더 아프다.

어설픈 노동에 온통 상처 투성이고 요령부득이라 힘의 안배를 하지 못하는 것 같다.

 

새벽 두시 무렵 잠 들어 아침 늦게 일어나던 올빼미형 인간이 새벽 5시30분에 일어나

6시에 집을 나서는데 평소처럼 잠에는 아무런 고통이 없어서 다행이로고... 

 

아침 7시 부터 밤 7시 까지 12시간 꼬박 정확하게 15kg 정도의 무게를 약 4천개 정도를 옮기는데

당연히 고통이 수반되면서 즐거울 수는 없지만 육신이 학대가 되니 외려 마음만은 참 편하다.

아마 지극히 단순한 노동이고 생각을 할 여유와 고뇌 따위가 필요치 읺아서이리라... 

 

평소에도 많이 걸어다니던 몸인지라 발이나 허리는 별 문제가 없는데

무조건 팔과 손에만 힘을 집중해서 그런가 시푸다...  

 

소개를 해준 사람도 소개를 받은 사람도 나 같은 사람이라면 아마 하루 이틀 정도

하다가 못 버티고 그만 두지나 않을까 저으기 고민도 했을 법 한데 난 속으로 낄낄 거리면서 즐기고 있다...

 

어떻게든 살거라면 아무렇게나 굴러가면서 살아도 볼 일이고

지금보다 이보다 더 나빠질 게 있다면 모를까 그냥 지금 이대로만이라도 견뎌내 보고 싶어질 뭐가 있다면 

그렇게 해 보는 것 나쁘지 않을 것 같애,

 

마인드 컨트롤이든 아니면 스스로에게 최면이라도 걸어 보는 건 어때?

아무렇게나 산다는 게 그렇게 힘들까?

 

어차피 아무것에도 미련도 희망조차도 없다면서 뭐가 문제랴...

나 같은 사람도 아직 버젓이 살아가는데...

 

마지못해 살든 죽지 못해 살든 지금 당장 죽을 것 아니라면

마음대로 살아도 되는 최고의 조건 아니던가?

하루만 살다 죽거나 한 달 아니면 좀 더 지루하게 한 일 년 정도 환장하면서 살다 가면 될 터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