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법환포구와 외돌개의 태풍 파도 본문
어제 오후 집에서 내려다 본 서귀포 올림픽 경기장과 뒤로 보여지는 범섬 주변
바람도 별로 없고 엄청 무더운 날씨였다.
바다엔 조그맣게 불보라가 일면서 파도의 꽃이 서서히 보이기 시작한다.
파도의 꽃이란 사람의 눈에 수면의 하얀 포말을 뜻하는데 꽃이 보이기 시작하면
파도의 높이는 2 미터가 되는데 이는 수면에서 얼굴만 물 밖으로 내민 채 수평으로 볼 때의 높이를 말한다.
내 방의 남향 정면으로는 서귀포 앞바다가 보이고 오른쪽 창으로는 멀리 산방산이
우측으로는 고근산 왼편 자락의 능선줄기 같은 숲이 보인다.
서서히 해가 기울고 노을이 물들기 시작한다.
태풍예보와는 다르게 아주 조용하고 평온한 저녁이다.
오늘 저녁 무렵 초속 50 미터의 강풍이 서귀포 앞바다를 올라오기 시작했다.
갑자기 법환포에 가고 싶어져 급히 차를 모는데 1톤이 넘는 육중한 편인 내 차가 좌우로 심하게 요동을 치고
밖에 내려섰더니 체중이 다소 가벼운 편이라서인지 저절로 걸음이 빨라지듯 바람에 밀린다.
종종 찾아가곤 했었던 외돌개 앞 간출여가 파도에 잠겼다 보이곤 한다
저런 간출여에 올라서 밤낚시를 했던 적이 있는데 아마 그땐 정신이 나갔었나보다...
멀리 세연교 앞 문섬과 서귀포 부두의 방파제가 파도에 가물가물..
파도의 포말이 올라 오는 절벽 끝은 평소 사람들이 앉거나 사진들을 찍던 올레 7코스 바닷가 접망대 같은 곳이다
외돌개방향 7코스 소나무 숲이 있는 바닷가 전망대 길이다.
올레 7코스 외돌개 조금 못 미쳐 산책하는 바닷가 절벽 벤치가 있는 곳 파도가 그 위에까지 차 오르는 모습이다
외돌개를 통째로 집어 삼킬 듯이 세차게 끓어 오르는 파도
새섬이 앞을 가로 막아서 있어서인지 새섬으로 건너가는 세연교 주위는 파도가 그닥 높게 차오르지 않는 것 같다.
법환바다 바로 앞 범섬 주위가 온통 파도로 뒤덮혔다.
서서히 끓어 오르기 시작하는 범섬 앞쪽의 파도
팬션이 즐비한 법환포구 앞 올레 7코스 바당올레길
식당과 횟집등 민가가 즐비한 법환포구 앞 도로에 이미 파도가 들이치고 있다.
어느 곳도 바다 가까이는 접근을 못하고 경찰들이 막아서고 있어서 더 선명한 파도를 찍을 수는 없었다.
방안 창문을 아주 작은 바람만 들어 오도록 틈새 만큼만 열어뒀더니 오히려 빗방울 바람의 영향으로
마치 물이 끓을 떄 방울이 튀오 오르는 것처럼 방안으로 튀어 들어 온다.
오히려 창문을 조금 더 열었더니 빗방울은 덜 들이친다.
새벽 두번의 정전으로 산행용 헤드랜턴을 쓰고 어두워진 방 안을 비추며 왔다리 갔다리...
후텁지근한데 창문은 열 수가 없고 정전이 되어버려 에어컨도 선풍기도 무용지물
할 수 없이 홀라당 깨벗어버렸다...
찬 방바닥에 드러 누웠더니 조금은 시원한데 10층 건물이 흔들거린다...
이러다 건물이 뚝 부러지지는 않을테지...
베란다 대형 유리창에 테이프를 엑스자로 두겹 붙이고선 에라 모르겠다...될대로 되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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