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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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산청우

부엔 까미노-숲속 작은 것들의 세상

까미l노 2012. 7. 18. 18:21

 

 

 

칠십리 詩공원 연못의 연잎 위에 오도 가도 못하게 갇혀버린 붕어 새깽이 한 마리가 연 잎 위를 뱅뱅 돌고만 있다.

이 녀석은 연 잎 위로 어떻게 올라 갔었을꼬?

 

혹시 죽을까 걱정이 되어 나뭇가지를 주워 연잎을 숙여주었더니 뽀르르 물 속으로 도망갔다.

 

 

만화영화 도놀드 덕에 나오는 모습 같기도 하고 닭 대가리 같게도 생겼다.

퍼머를 새로 한 이웃집 암탉 아줌마

 

 

 

하늘타리의 꼬리일까 (맨 앞에서 계속 뻗어 나가고 있는 것이라서 꼬리라고 하기엔 무리다만)

머리라고 하기에도 그렇고 곤충은 아니니까 촉수라고 할 수도 없고 ...

 

 

 

 

 

사무실에서 유선 전화 수화기의 선이 꼭 저런 식으로 꼬이고 그랬었는데...

식물이 저토록 정교하게 살아서 꼬여 올라간다는 게 참 신기타~

 

그런데 저 녀석은 왜 마른 나뭇가지를 저토록 포위를 하면서 꼬았을까?

아니면 나뭇가지를 타고 올라가려는데 마른 삭정이라서 그랬는지 그만 나뭇가지가 부러져 버렸나보다...

 

 

이녀석은 나방의 애벌레일텐데 뒤로 내려올 후진 기어는 있는 것인지?

어쩌자고 한사코 나뭇가지 끝까지 기어 올라가버렸을까?

 

송충이나 애벌레들이 뒤로 기는 모습은 못본 것 같은데 너 이제 어떻게 내려갈거니?

 

어?

아니다 얘~

이녀석은 지금 나뭇가지 아래를 향하고 있는거잖아?

잘봐~

 

그러면?

이 녀석은 뒷걸음질로 꼬물거려 꼭대기로 올라갔을까?

이도 저도 아니면 끝의 나뭇잎 집에서 태어나면서 잎을 다 갉아 먹고 차츰 내려가는 중일까?

 

 

 

헉...

넌 누구냐?

 

윗턱이냐 아랫 턱이냐?

크기로 봐선 개 같지는 않았는데 새라고 하기엔 송곳니가 영 아니올시다 이고...

 언 넘에게 잡아 먹혀 그렇게 풀바닥에 버려져 있는 건지...

 

 

천지연 폭포 가는 길 숲에서 발견한 '대벌레'

 

지난 해 늦가을 한대오름에서 발견했을 때는 어찌 된 일이었는지 지금의 저 모습처럼 온전한 다리가여섯 쌍이 아닌 네쌍만 있었고

머리와 꼬리 부분이 분간도 되지 않을만큼 그냥 밋밋한 작은 나뭇가지 모양이었는데 오늘 발견한 이녀석은

색깔이며 다리 몸통 들이 생생하고 체력 또한 대단해서 손으로 잡았더니 사마귀만큼 힘 꽤나 썼었다...

 

건드리니 저 팔등신처럼 늘씬한 롱다리 여섯개로 빳빳하게 일어 서더니 몸을 흔들어 대기 시작한다...

넌 뭘 먹고 사니?

 

 

 

 

 

이중섭 거리의 카페 마당에 있었던 식충 식물 '네펜데스'

 

곤충이 호리병 같은 몸통 속으로 날아들면 뚜껑이 닫히면서 갇혀버리게 되는곤충들에게는 꽤나 무시무시한 식물이다.

 

그런데 식물이 꽃이 저렇게 생길 수도 있는 것일까?

가까이서 보고도 영 믿기지 않을 정도로 가짜 조화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