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부엔 까미노-제주의 속살 걷기 #1 본문
절물 자연휴양림과 민오름 주변의 생태 숲 지도
올레와 오름 그리고 마을 안길을 섞어찌개로 걷는 퓨전 트레킹 제주도의 속살 걷기
8코스 끝지점이자 9코스 박수기정을 오르는 곳에서 출발 역방향으로 걸어서 신례천 생태하천을 거슬러 올라 대왕수천에서
하예리 마을 안길을 돌고 돌아 군산을 넘어 가는 길
보고 또 봐도 우아한 저 자태는 내 눈에는 아무리 활짝 핀 모습이라도 화려하지는 않으며
고혹적이고 단아하여 곱게 차려입은 내 누이의 한복입은 모습 같기만 하다.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역시 백련이 더 좋은 것 같아서 홍연에게는 좀 미안하다....
백련이 물 밖으로 봉오리를 살며시 내민 모습은 그야말로 합장하는 어린 동자승의 두손 같아 보인다.
중문을 경유하였더니 해병대길이 통제가 되었길래 돌아설까 하다가 내친 걸음이라 그냥 지나간다.
낙석위험이라고 안내 표지판이 서 있었지만 지난 날 다닐 때와 별반 다를 바가 없는 상태였었다.
동굴 속에서 실루엣으로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하늘색이 흐려 맘에 차지는 않는다.
생긴 그대로 통천문이다...
자연이 만들어낸 기이한 절벽 아래 굴이 생긴 곳인데 오래 전 옛날에는 이곳이 토착민이 거주를 하였을테지...
아주 싱싱한(?)알락하늘소를 발견했는데 카메라를 가까이 들이댔더니 더듬이를 빠빳하게 세우고 다리를 들면서 방어자세를 취한다.
다칠세라 살짝 집어서 사진 찍기 좋은 밝은 곳으로 모실랬더니 발악을 한다...^^
사진만 찍고 바이바이를 하면서 사람들 눈에뜨지 말고 숲에 숨어서 오래 오래 살으렴~
인터넷에서 이녀석을 7천~1만 원 정도에 거래를 한다는데 인간들의 이기적인 행태가 점점 환경과 생태계를 파괴한 후
종내 잉간들마저 같이 멸망해 갈 것 같은데 잉간이 맨 나중에 멸종할까 아니면 잉간보다 더 오래 견딜 동식물이 있으려나...
하늘나리 원예종 같기도 한데
이녀석의 정확한 이름을 알 수가 없네...
요녀석도 마찬가지...
이녀석이 하늘나리랑 가장 흡사한데 하늘나리보단 잎이 조금 넓은 게 영 찜찜하다만...
덩치가 꽤나 우람한 참개구리 녀석이 내 발걸음에 놀라 불 속으로 첨벙 다이빙을 하더니 카메라를 가까이 들에밀어도 꿈쩍을 않는다.
고녀석 하고는 카메라 앞에만 서면 개폼을 잡는 사람들처럼 멋있게 찍히고 싶었던 것인지 암튼 지를 해칠 사람이 아닌란 것을 알아줘서 고맙네...
언제나 해를 바라기 하려는 해바라기는 오히려 머리가 무거워서 고개를 떨구게 되지만
애기 범부채 이녀석은 머리도 무겁지 않은 녀석이 반드시 고개를 숙이고 피는 이유가 뭔지...
그 덕에 할 수 없이 카메라를 녀석의 턱 밑으로 밀어 넣어 하늘을 향해 찍을수 밖에...
8코스 해병대길이 통제가 되어 예래마을 생태천으로 조성한 신례천 길로 따르면 다양한 동식물을 볼 수가 있어서 다행이다.
상류의 대왕수천까지 가는 도중에 예래마을 생태체험관이 있는데 거창한 건물의 위용에 비해 내부엔 별 체험해볼만한 것은 없고
다만 건물 아래 조그만 연못에 귀한 부레옥잠화가 피어 있길래 담아왔다.
새빨간 고추잠자리
가까이 다가가려면 발 밑의 잡목들이 소리를 내는 바람에 연신 날아가버리는지라 아예 한군데 풀숲에 앉아 렌즈에 눈을 들이민 채 하염 없이 기다리는 수 밖에...
그래도 고맙게시리 녀석이 가까이 날아와줘서 한 장 찍을 수는 있었네...
연못가의 핫도그 부들
과학이라지만 수화기 너머 수천리 떨어진 곳에서 하는 목소리를 무선으로 들을 수 있다는 것과
이륙을 할 때 마다 비행기가 하늘을 나는 게 언제나 신기한 것 처럼 식물의 다양한 변화와 전혀 뜻밖의 생김새가 얼마나 신기한지...
얘네들이 다 나리의 일종인 것 같은데 요즘은 하도 원예종으로 품종 개량을 많이하는 통에 이름들도 헷갈리고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색깔들을 만들어 내기도 하는데 생태적인 것으로 봐서 좋은 일인지 아주 해로운 일인지...
가만히 내버려 두는 게 자연에는 가장 좋은 것만은 틀림이 없으렸다...
여자들이 특히 좋아하는 보라색 꽃 산수국이 흐드러지게 폈다.
흰색인 꽃잎부터 연분홍까지 변화무쌍한 칼라를 품은 산수국이다.
고난장정(?)끝에 드디어 군산 초입에 들어섰다.
한라산 등정만큼 힘 든 하루다...
제주도에도 가끔 자귀나무가 보이는데 이곳 군산에도 몇군데 보인다.
얼핏 보면 제주도 자생하는 몰구슬을 닮았는데 잎과 꽃의 색깔리 확연히 구분 된다.
멀구슬은 구슬같은 열매가 달리고 흰색의 꽃이 피고 자귀는 저처럼 분홍색 꽃이 털처럼 핀다.
자귀나무 잎이 더 새털처럼 갈라진 형태이다.
자귀나무 잎은 밤이 되면 서러 기대어 밤을 지샌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기도 하다.
군산 중턱에서 내려다 보이는 멀리 우측에 대평 포구와 박수기정의 모습
오름 도중 목책계단에서 발견한 네잎크로버 군락지...
숲에서 토끼풀만 보이면 걸음을 멈추게 되는 이유는?
부처손 군락지를 지나는 곳에소망의 길이라는 표지판이 서있는데 이쯤이면 오르막이 거의 끝나는 곳이라
한숨 돌리면서 멀리 내려다 보이는 바다의 대평포구와 올레8~9코스를 바라보는 전망이 참 좋은 것을 알 수가 있으리라~
그 높디 높게 깎아지른 듯 위용을 자랑하며 서있던 박수기정이 군산에서 보니 조그만 언덕처럼 느껴진다.
여느 약숫물처럼 구멍속으로 물이 흘러 나오는 것은 아니고 이끼를 타고 방울방울 떨어지던 약수물
이름하여 구싯물이라고 한다는데 물맛이 참 좋더라.
물을 떠먹을 수 있는 바가지는 물론이고 특이하게 세숫대야와 받침대까지 갖춰놓았다
군산 정상에서 대평 방향으로 내려가는 길목에 있다.
제주도에는 약 368개 정도이 오름이 있다고 하는데 대개의 오름은 분화구 모양을 하고 있는데 이것을 암오름이라고 하는 모양이다.
반대로 군산은 분화구 형태를 하지 않은 숫오름이라고 한단다.
높이래야 고작 해발 350여 미터 되는 곳에서 가뭄에도 연중 물이 떨어져 내린다고 하니 가히 좋은 물이라고 해도 괜찮을 듯
그리고 군산은 제주도의 오름 가운데에서 가장 큰 오름(높이가 아닌 덩치)이라고 하니 한번쯤 올라 보는 것이 좋을 듯 하다.
군산 정상의 모습
왼쪽에 박수기정 올레 9코스 절벽 끝으로 난 숲길이 보이고 우측 멀리 산방산이 뾰족 솟아 있다.
상예2동 큰도로변에 군산 진입로 입간판이 서있는 곳으로 가도 되고 반대편 하에리와 대평포구 방면에서도 군산을 오를 수 있는데
가장 좋은 트레킹을 하려면 올레9코스 박수기정을 올라서서 정상부 월랑봉을 거쳐 오르는 게 가치가 있을 것 같다.
가장 긴 거리가 약 19km 정도 될 것 같은데 일반적인 올레코스와는 사뭇 다른 오르막이 있어서 시간은 상당히 많이 소요되는 곳이다.
길 양편에는 드믄드문 꽃을 피운 자귀나무와 삼나무 숲 그리고 편백 군락지 등을 볼 수가 있다.
이처럼 이미 정해져있는 올레코스를 따라 걷는 편안한 길도있지만
제주도의 작은 마을들과 오름을 연계해서 끼고 도는 아기자기한 길들을 걸어보는 것 또한 괜찮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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