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부엔 까미노-한국의 걷기 좋은 아름다운 숲길#1 본문
요즘엔 도보여행가 라는 직업도 생겼고 길의 미식가라는(^^) 직업도 생길 판이다.
이번에 추천하는 가장 걷기 좋은 아름답고 고즈넉한 숲길 중 제주도의 한라산 둘레길 시오름-서귀포 휴양림 구간을 소개한다.
경북 울진의 십이령 옛길과 강원도 정선의 성마령 옛길도 인위적인 손길이 가지 않은 길로 남아있는데 이 세군데 옛길 가운데
제주도의 한라산 둘레길부터 상세하게 소개 해본다.
제주도에는 걷기에 좋은 길들도 많고 무엇보다 제주 올레길이 섬을 한바퀴 도는 전코스가 거의 완성이 되었지만
올레라는 명칭에서 보듯 집으로 가는 골목길 이라는 뜻에서 보는 것처럼 포장이 된 길들이 많기 때문에 아기자기한 정경들은 좋지만
한여름에 이런 길들을 걷기에는 뜨거운 태양도 문제지만 딱딱한 포장도로를 걸을려면 무릎 관절에 손상이 가기 때문에 다소 난감하다.
올레길 가운데 대표적인 숲길인 14-1코스의 저지 곶자왈 길은 개인적으로도 제일 좋아하는 길인데 저저미을에서 진입하는 길 약 4km를 포장을 해버렸다.
농로도 포함이 된 길이고 그곳 주민들과 목장 때문에 그랬어야 할 필요가 있었겠지만 걷는 길을 이야기 하는 것이니까 아쉽게 됐다고 하소연을 ^^ 한다.
물론 걷는 사람들의 개인 취향에 따라 짧게 걷는 사람들은 바닷길의 풍경이 좋아서 포장이든 해변이든 좋아할 수도 있을 것이다.
어쩄거나 여기서 소개 하는 길은 그야말로 숲 속의 고즈넉한 길을 이야기 하는 것이니까 오솔길 위주로만 소개 하고자 한다.
길이란 세상의 어떤 길들도 다 그 형태와 역사가 있고 생겼던 연유가 다르겠지만
무엇보다 사람의 신체 가운데 가장 홀대(?)받고 무관심하고 언제나 가장 고생을 하는 발을 위해서 발바닥이 행복해지는 길을 알린다.
길을 걷는 사람의 입장에서 세상의 여러 길도 걸어 보고 이 길도 수차례 걸어서 지나가 본 느낌으로 최고라고 소개 하는 것이니 달리 오해는 없었으면 한다...^^
한국의 길이란 길들은 거진(?) 다 걸어봤었기에 그중에서 감히 가장 아름다운(?)길
또는 가장 걷기 좋은 길,가장 고즈넉한 숲길 이라고 이름 짓고 싶은 곳이 있는데 인위적으로 도로처럼 새로이 길을 내고 정비를 하고
사람들이 걷기 좋게(풀숲이나 가시덤불 등 가지치기 외에)만든 길은 제외하고 옛적부터 있어왔던 길이기에 추천하고 싶다.
울창한 삼나무 숲과 거대한 편백나무 숲 그리고 난대림 관목 활엽수의 숲 사이로 난 곶자왈 길
곶자왈이란 제주도 지역의 화산 숲 지대의 특성을 잘 나타내 주는 것을 뜻 하는데
화산지대 특성상 숲에 흙이 적고 빗물이 금방 지하로 스며드는 바람에 나무의 뿌리가 바위들을 움켜 싼 형태로 살아가는데
말 그대로 바위와 나무가 한데 엉켜 살아가는 제주도의 허파 같은 역할을 하는 숲의 생명 저장소 같은 곳이다.
제주도 내에는 저지 곶자왈,무릉 곶자왈, 선흘리 곶자왈,등 여러군데 있으며 그외 다른 숲에도 곶자왈의 특성을 그대로 보영주는 숲들이 많다.
육지의 아름답고 보존가치가 최고인 옛길인 울진 십이령 숲길은 유명세 떄문에 이제는 하루 80명 외엔 걸을 수 없게 되었는데
한국의 무슨 관리공단 같은 단체들은 막으면 보존이 최고 인줄 아는 모양이다.
볼 수 없고 만질 수 없고 지날 수 없으면 보존하지 말고 비무장 지대처럼 폐쇄가 오히려 낫다...
그들이 길을 정비하고 나무계단이며 휴식공간 같은 것들을 만들어서 관리공단의 입맛에 맞게 보존하기 전엔
사람들리 걸어서 지나다녀도 훼손을 하거나 오염을 시키거나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는데 도보가 많이 알려지고 사람들이 많이 찾게 되어
그들이 두 팔 걷어부치고 나서는 모양인데 대한민국 국민이 아직도 어린애 수준으로 착각하는 모양이다.
제발하고 길은 예전부터 있던 길 그대로 방치도 좀 하고 정비 한답시고 없는 예산 투여해서 이상한 게단이나 데크 같은 것들 만들지 말고
원시 그대로 좀 보존했으면 한다.
이 키 큰 나무들의 군락지를 처음엔 삼나무 조림지인줄로만 알고 유심히 안 봤었는데 맙소사~ 알고 보니 편백나무 숲이었던 것이다.
내가 이 길을 제주도에서 아니 한국에서 자연형태로 남아있는 옛길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길 가운데 하나로 뽑고 싶은 이유는
귀한(?)편백나무의 숲을 한참 걸어서 지나게 된다는 것에 후한 점수를 주고 싶기 때문이다.
감히 스스로를 '길의 미식가' 라고 칭하기도 하는데
진귀하고나 아주 맛 있다는 음식 따위에는 문외한이다만 세상의 길 가운데 아주 오랜 옛날부터 있어왔던 길들은 다 걸어봤는데
그래도 한국 사람인지라 자국 내의 옛길들에 더 정이 가거니와 걸을 때 마음이 더 아늑해지고 평온하다는 느낌이 드는 것이다.
스페인의 종교적인 순례길인 산티아고 길
세계사 공부할 때나 들었던 인도의 힌두문화와 이슬람 문화의 상반되면서도 공존하는 건축물들의 길
히말라야의 설산 아래 작은 마을들 사이로 안나푸르나를 돌아가던 길들
중국의 수천 년 전부터 양치는 목동들이 다니던 절벽 사이로 난 길들
무너져 보수조차 할 수 없는 산 위 절벽 사이로 난 만리장성의 외딴 성곽길
의에 서개한 길들은 족히 수천 년 전부터 있어왔던 길이고 한라산 둘레길 역시 수천 년 전 부터 사람들이 걸어 다녔던 길이고
숯을 만들던 곳들과 전쟁의 상흔이 함꼐 있어왔던 제주도 사람들의 아픈 역사의 길이다.
이런 길들처럼 아주 오랜 옛날부터 사람들이 넘나들었던 길들을 찾아서 다 걸어봤는데
우리나라에는 옛사람들이 물물교환을 하거나 봉물장수들이 넘어다녔던 길과 한여름 홍수가 나서 길이 물에 잠기거나
한겨울 폭설이 내려 신작로를 걷기 어려울 때 넘어다녔던 이름하여
토끼길,뱅뱅이재,십이령길,고비덕재,성마령,비행기재, 등등 수많은 이름들을 가진 옛길들이 있다.
이런 길들을 찾아서 걸어보면 이제는 교통도 발달하고 도로가 좋아져서 이용하는 사람들이 없어 점차 잊혀져 가기도 하는데
언재부턴지 사람들의 걷기 열풍 때문에 각 지자체들이 앞다퉈 전시행정에 열을 올려 이런 길들을 다듬기 시작하는 것이다.
소위 공무원이란 사람들이 길에 손을 댔다하면 그 길들은 이미 옛길로서의 풍치와 가치 같은 것은 사라지고 말 것이다.
그들은 그런 곳에조차 친절도 하셔서 간이 화장실이며 헬스 기구 같은 것들을 설치하고 무슨 공원이라고 이름하여 단체장 치적에 이용을 한다.
지리산의 주 능선 가운데 대표적인 아스팔트 포장 길 가운데 한 곳인 노고단길(성삼재)
곧 파헤쳐서 원상태로 복원을 할려고 계획 중이라니까 잘들 색각해 보시기를 바란다...
오뉴월 뙤약볕인 한여름에도 이 길 한 번 걸어보라~
하루 종일 그늘이 진 울창한 오솔길을 걸을 수 있는 곳은 전 세계 어디를 가도 등산 형태의 수직으로 걷는 길이 아니면 흔치 않을 것이며
다양한 생태환경을 볼 수 있으며 곶자왈의 바위와 고목들의 뒤엉켜 살아가는 자연 생태적인 모습 늦가을의 단풍등은 그야말로
숲을 걷는 사람들에게 최고의 행복함을 안겨 줄 것이다.
새파랗게 이끼 낀 바위들이 깔린 길에 새로이 싹들이 앞다투어 올라오고
몇 해 전의 낙엽들과 지난 해 떨어진 낙엽들이 썩고 쌓여 덮힌 길들은 발바닥의 감촉을 황홀하게 만들어 준다.
숲길을 걷다 주변 나무와 바위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여러가지 곤충들과 지의류 이끼 버섯등을 관찰할 수 있어
아이들에게도 좋은 자연관찰이 될 것이다.
이길은 약 10km남짓 되는데 시오름을 출발하여 서귀포 자연휴양림까지 걸을 수 있으며
전 구간 내내 숲이 울창한 그늘이라 모자나 선크림조차 필요 없는 숲의 피톤치드를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길이다.
역으로 서귀포 휴양림에서부터 걸어서 시오름까지 와도 물론 좋지만 이 경우 휴양림을 출입하는 입장료 천 원을 지불해야 한다...^^
서귀포에서는 중문 초등학교 '중문 삼거리'를 출발하는 영실-어리목-제주시 행 버스를 타고 서귀포 휴양림 앞에서 내려(중문 삼거리-휴양림 약 15분)
반대로 제주시에서는 어리목 영실 경유 서귀포 휴양림 입구로 오면 된다.
휴양림을 통과하여 숲길을 걸어서 야영장 데크를 지나면 계곡 물놀이장으로 내려서는 오른쪽 아래 계곡을 통과하면 법정사 가는 길이 나온다.
여기서부터 '환상 숲 한라산 둘레길 동백길' 표지 리본만 따라 걸으면 된다.
약10km 4시간 정도 소요
시오름 초입엔 대중교통편이 없으니 참고
서귀포 시내에서 택시를 타면 약 10,000원 정도
개인 승용차를 가지고 가면 남주 고등교를 지나 저금 더 가면 1115번 도로와 만나게 되고 이 길을 우측으로 타고 가다가
서흥로 입구를 지나 조금 더 가면 곧 우측에 시멘트 포장도로 입구에 한라산 둘레길 시오름 입구 입간판이 보인다.
시멘트 포장도로 2km 위에서 부터 숲길이 시작 된다.
편백나무 숲에서는 하룻밤 정도 가족과 친구들끼리 야영이나 비박을 해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한라산 둘레길 첫구간인 환상 숲 동백길 구간이 현재까지는 시오름 초입에서 끝나게 되어있는데
시오름 초입은 이미 시멘트 포장길이 2km정도 생겨버렸는데 숲길이 시작되는 지점에 입간판이 하나 세워져 있다.
무슨 건설회사 이름으로 시민 휴식공간을 위해 어쩌고 저쩌고 벤치며 편리를 위한 잡다한 공사를 시작하겠다는 안내판인데
도대체 서귀포 시청 녹색 무슨 무슨 과의 공무원들은 어떻게 된 사람들인지 그들은 이 길을 온전히 걸어보기나 했을까?
이렇게 아름답고 숲 그대로 방치만 해놔도 최고의 휴식처가 될 것이며 보존 가치 또한 어디에도 손색이 없을 듯 한데
생각하는 발상이라고는 숲을 훼손하여 특이한 수종의 나무들을 베어내면서까지 해서는 안 될 공사를 하겠다니...
다음에 이 길을 찾으면 지금 편백림 숲 사이의 길은 아마도 동네 뒷공원 같은 헬스 기구에 배드민턴 치러 오는 공간처럼 변하는 건 아닐까 걱정 된다.
그런 공간을 반대할 사람 누가 있을까?
문제는 이미 제주도 1115번 도로가 한라산 중산간도로에 걸쳐 지나가는 길이며 그 윗쪽으로 시오름 숲길이 이어져 있는데
1115번 도로에서 산 정상쪽으로 시멘트 포장길을(이곳엔 민가도 농장도 한군데도 없는 곳)2km나 올라가게 만들어 놨는데
그 길이 끝나는 지점의 숲길 시작점에 다시 더 공사를 하겠다는 입간판이 서 있는 것을 보면 길이 훼손 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언론에서 떠들썩하던데 IUCN (세계 자연보존)총회가 제주도에서 9월에 개최가 되는데 작년 순천의 모 호텔 포럼에 나도 참석을 해보고
순천 대대만과 해남 공룡화석지를 많은 외국 전문가들이며 국내 박사들이며 하는 사람들과 탐사했었는데 글쎄..수박 겉 핥기 느낌이라고나 할까...
총재가 대통령이 참석했으면 좋겠다느니 정부가 관심이 있니 없니 예산이 모자란다고 하소연 하는 것을 언론들에서 봤다만
저런 곳에까지 포장 도로를 개설하고 휴게공원 같은 공사하는데 예산 소모하지 말고 정작 세계가 찾는 다고 떠벌린 표어처럼
세계가 찾아오고 싶어하는 제주도를 만드는데 골머리를 싸매시지...
걷기가 불편한 사람들을 위해서 차량으로 올라가기 좋게 이런 길에까지
포장을 다 해주는 서비스인지는 몰라도 이쯤에서 숲을 가만히 두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Fred
음악, Colombina / Rondo Venezia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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