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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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금 마루금

부엔 까미노-한국의 걷기 좋은 아름다운 숲길#3

까미l노 2012. 6. 2. 09:39

제주 올레 14-1 코스

저지올레 무릉/신평올레 길

 

시작점 저지마을에 있는 저지오름도 걸어보기엔 더 없이 좋은 오름 둘레길이다.

 

개인적으로 제주 올레 가운데 가장 좋아하고 자주 걷는 코스이다.

숲에 들어가면 이끼와 곶자왈 특유의 습한 느낌이 좋고 다양한 생태환경을 볼 수가 있어서 다른 사람들에게도 

올레를 걷기 위해 제주도를 찾았다면 반드시 14-` 코스만은 걸어 보라고 권한다.

 

 

작년 까지만 해도 사진의 길은 비포장이었고 길도 저렇게 넓지가 않았었는데

이번에 다시 찾았더니 아쉽게도 그만 시멘트로 포장이 되어버렸다.

 

제주 올레를 좋아하고 한 해 수차례 걷기 위해 오지만 포장된 길이 많고 원래는 흙길이었던 마을 길들도 주민들의 편리를 위해서긴 하겠지만

점점 포장이 되고 있어서 올레에 대한 기대는 옅어져 가고 한라산 자락의 옛길이나 둘레길을 찾게되는 횟수가 많아진다.

 

 

 

예부터 있어왔던 마을 골목길의 풍경

이끼와 담쟁이로 뒤덮힌 돌담과 빙 둘러 나가는 골목길 바닥의 흙은 걷는 나에게는 더 없이 고맙고 행복해지는 길이다.

 

 

이곳 곶자왈에도 여느 곳과 마찬가지로 이끼와 돌들에 덮힌 콩짜개가 길을 걷는 사람들을 반겨준다.

괜한 욕심이지만 내 집앞 마당이나 집으로 들어서는 골목 길 입구에 저런 돌들이 있다면 ...

 

 

언제 지나가도 행복한 마음이 되어지는 문도지 오름 능선이다.

말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다가 지나는 올레꾼들을 멍하니 쳐다보곤 하는데 가끔 말이 다가서기도 해서 여성들은 지레 겁을 집어먹기도 한다만

말의 뒷쪽으로 가지말고 앞을 보면서 걸어야 한다.

 

 

얼마나 많은 시간동안 낙엽이 떨어져 흙에 파묻히고 그 위에 또 쌓여서 푹신푹신한 검은 흙바닥길을 만들고

가장자리에 얕으막한 돌담처럼 화석들이 이끼와 콩짜개에 덮혀 눈을 맑게 해주는 길이다.

 

이끼는 겨울엔 보온역활을 하고 여름엔 쉬원하게 해주는 보냉 역할도 하는데 바위 위의 이끼를 한뼘 정도 걷어보면

그 두께가 얼마나 되는지 새삼 놀라게 된다.

 

 

하루 종일 걸어도 지치지도 않거니와 시간이 흐르는 것을 느낄 수 없을만큼 지루하지 않는 길

하늘을 가려 컴컴한 숲터널의 연속이다가 잠깐씩 하늘이 열리기도 하는 길에서는 밝은 빛이 머리위를 비춘다.

 

다양한 생태환경을 체험할 수가 있는 길이기도 한데 곤충들 을꽃들 열매들을 볼 수 있고

방목하는 소와 말 그리고 제주도산 흑돼지를 만날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14-1코스 무릉 곶자왈 길이 끝나는 지점에 태편양 회사에서 재배하는 거대한 녹차밭이 나오는데

관광객들을 상대로 꽤나 무지막지한 장사를 하는 곳이다.

 

평소 녹차 한잔 무료시음 없고 무슨 화려한 건물을 숲에다 지어서는 아이스크림등을 파는데 그 양이며 가격이 장난이 아니다.

가급적이면 이곳에서 어떤 종류의 것이든 사먹지 않는 것이 적은 경비로 도보여행을 하려는 올레꾼들에겐 나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아줌마들은 아예 녹차 새순을 똑똑 따고 있는 모습을 간간이 볼 수 있다...^^

 

이곳에서 아스팔트 길을 건너 올레 표시가 있는 곳에서 다시 곶자왈 숲길이 이어진다.

올레 길이 조금씩 변경 되기도 하던데 예전 무릉 생태학교에서 끝났던 코스가 지금은 신평리 버스 정류장이 끝지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