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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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금 마루금

제주의 허파 심원한 숲길 노꼬메와 한대오름

까미l노 2012. 5. 5. 00:34

 

 

 

 

 

방독면을 착용한 나무

인간들이 온갖 더러운 짓들을 일쌈는 바람에 높은 오름의 나무들까지 방독면을 쓰고 있는 건가...^^ 

 

 

우와아~ 저 하늘 함 봐라~

가을 하늘은 아니지만 모처럼 눈이 시린 파아란 하늘을 보는 것 같다.

 

노꼬메 올라오면서 하도 더워 헐떡거리긴 했지만 원래 산행이란 게 그렇지 않은가...

정상부에 도착하면 언제 그랬냐는 것처럼 개운하고 심호흡이 절로 된다.

 

사실 산행을 어릴 때 부터 해왔지만 정상 등정은 고집하지 않는데 아직도 무턱대고 정상까지 오르는 걸 보면 ...

그게...중간에 다른 곳으로 샐려면(?) 남의 눈이 신경 쓰이니 이래서야 무신 산꾼이라고 하겠냐만...

 

 

지는 나를 찍고 내는 지를 찍고...

 

 

 

 

깊은 사~안속 옹달샘...

나무 가랑이 사이에 옹달샘이 생겼다.

 

가뭄을 대비해 물을 저장하는 나무처럼...

나무가 하늘을 담고 있다...

 

 

 

한낮이고 꽤 더운 날씨였지만 걸어가는 길의 머리 위 새파란 하늘이 더위를 잊게 해준다.

목장길 따라 파란 하늘 속으로 내가 걸어서 들어간다.

 

 

 

망아아~지  망아아~지  어~얼룩  망아지

엄마 말도 얼룩말  무늬가 닮았네...

 

희안하게도 하얀 털이 아기말과 엄마말에 똑 같은 부위에만 있는 걸 보면

적어도 바람은 안 피운 게 확실타~

 

 

오늘의 한대오름 애피소드가 시작 되었으니...

여태 한대오름을 영함사 방향으로도 가고 했던 것 까지 네번인데 오늘은 아무리 돌고 찾아도 입구지점을 찾을 수가 없다.

 

전주 어머니 말씀!

옛날하고는 틀린다...

앞으론 조금씩 안 심해지겠냐...

 

갈래길이 꽤 많은 한대오름 입구 근처를  여러번 차를 내려 걷다가 나오고 걷다가 나오고...

이 길이 아닌개벼를 서너 번...

 

찾다가 찾다가 엉뚱한 곳을 걷다가 걷다가 만나게 된 약초꾼들에게 물었던 바

작년에 길을 넓히고 더러 포장을 해버려 오솔길이 많이 사라지게 되고 한대오름 입구가 상당히 위로 옮겨졌다는 말쌈 

 

차로 한참을 더 올라갔더니 더 이상은 차가 오를 수 없는 길 초입 왼편에 한대오름 그리고 오른쪽에 검은쇠오름 이라는 표시가 서 있는 곳이 나온다.

작년 가을에 왔을 때 길 입구에 공사중이라 영함사로 갔었는데 그때 한대오름 오솔길을 이 지경으로 만들어 버렸구나..

 

한대오름 근처에 길을 넓히고 군데군데 포장을 해야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참 안타깝게 느껴지는 것을...

 

 

나무 둥치 중간 캥거루 아기 주머니 같은 게 생겼고 그 송게 물 조금 낙엽 몇잎 그리고 새 생명이 움트기 시작한다.

어디서 어떻게 씨앗이 날아들어 저곳에 뿌리를 내리게 되었는지 둘이 내치지 말고 사이좋게 잘 자라줬으면...

 

 

한대오름의 아름다웠던 조릿대 오솔길이 차량이 다닐 수 있도록 길을 넓혔다.

군데군데 얼마 전 차량이 지나간 자국도 있고...

 

이 길은 처음부터 하늘을 가리는 숲 오솔길로 이어져 영실까지 이어져 있는 길인데 트럭이 지나갈 수 있게

폭을 넓히고 바닥을 다지고 있었으니 조만간 숲이 우거지고 공기 상쾌했던 아름다운 길은 없어지는 게 아닐까 걱정스럽다.

 

 

영화 '숲속의 올레꾼들' 촬영중...

주연 :노루 발자국

조연: 전주엄마와 이서누

 

 

노루 발자국을 찍고 있는 두사람

두마리의 노루가 코 앞 숲 속에서 있다가 놀라 후다닥 도망가는데 하도 빨리 도망가는 바람에 미쳐 카메라에 담지도 못했다.

 

 

사람에 대한 경계심히 다른 어느곳 보다 덜한 제주도의 노루는 그렇게 재빠르게 사람을 피해 도망을 가지는 않는다.

원래 겁이 많은 동물이기는 하지만 호기심 또한 많아서 사람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풀 한번 뜯고 사람 한번 쳐다보고 그러기를 잘 한다.

 

유달리 한대오름에는 노루가 많이 보이는 곳이기도 하다.

 

 

 

 

운전경력 삼십 여 년 동안 속도위반 이 정도 해보긴 처음...

애월읍 영심식당에서 산해진미로(^^)잔뜩 배를 채우고 한담마을 바닷가로 내려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화장실이 있는 이층 나무집으로 갔다.

(이곳은 실내화를 신고 이층으로 올라가서 바다가 보이는 푹신한 소파에서 차를 마시는 곳)

 

노을이 물드는 바다가 보이는 창이 있는 아름다운 화장실에서 볼일을 본 두사람은 얼마나 행복했을까?

애월에서 용수포구를 향해 초과 속도 30km로 달렸는데 고속도로에서조차 95km를 평균으로 다니는 사람이 그놈의 노을 사진 담을려고 ...

 

 

 

 한대오름 정상부를 내려서면 버섯 재배단지가 나오는데 규모가 상당히 큰 곳이었다.

이곳에서 한 삼십 분 더 걸으가면 영실로 빠져나갈 수 있는 길이다.

 

우리는 차가 한대오름 초입에 있어서 영실로 계속 가지는 못하고 다시 되돌아서 한대오름으로 향했었다.

 

 

이것이 무엇인고?

바위인가?

나무인가?

 

 

애월읍 한담마을의 이층 찻집겸 레스토랑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화장실...

십 여년 전에도 그 모습 그대로 있는 집이고 갈 때 마다 손님은 나 혼자 뿐이었었고 오늘도 역시 손님이라곤 우리밖에 없었는데

차가 맛이 없거나 음식이 못하지 않은 곳이 절대 아니다.

 

석부작에 관심이 많은 주인이고 장사에는 크게 미련이 없는 것 같은 느낌일 뿐...

깨끗하고 친벌하고 차맛 또한 일품이다.

 

 

떠오르는 아침 해보다 소멸해 가는 듯한 저녁의 노을이 더 좋은데 이는 밝지 않고 긍정적이지 못한  어두운 성격일까?

 

 

 

용수포구의 노을 

시속 100킬로미터를 넘나들며 도착하여 가까스로 건질 수 있었던 장면

 

내일은 교래리로 간다.

그야말로 쉽게는 찾기 어려운 동네 안쪽의 '마을식당'에서  깔끔하고 시골스러운 된장찌개를 찌그러진 양푼에다 먹고

비자림으로 용눈이 오름으로 선흘리 곶자왈로 교래리 휴양림으로 돌고 걸어 

저녁은 다시 영심식당에서 포식을 한 후 자구내 포구의 노을을 만나러 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