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왜 사느냐고 묻거든 #6(술 슬픈 버킷리스트) 본문
명예도 지위도 없지만 저 묘비처럼 아름다운 곳에는 아니어도
아니..그런 것조차 원하지도 않았었고 사는 동안에 슬프고 외로웠어도 이 세상 떠난 후에는
아무도 산자가 죽은 자에게 탓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사는 동안 타인에게 함부로 하는 사람들에 치이고 상처 받아서(누군들 그러하지 않은 이 있었으랴만)
명예도 지위도 없어서 살아서 받아본 적 없었던 것들...
그래도 대한민국이라는 곳이 죽은 자를 욕되게 하지는 않는 곳이니 누구든 나중엔 괜찮음이리라...
왜 사느냐고 묻거든...
그냥 헛헛하게 웃는 사람들 (지상 최대의 답 아니던가)
먹기 위한다거나
못 죽어서 산다거나
하고 싶은 걸 하기 위해서
갖고 싶은 것
가고 싶은 곳 등...
이유야 가지가지일테고 딱히 왜 사는 것인지 생각하며 알고나 사는 이 얼마나 있을까?
내가 아는 어떤 여자는 버킷리스트를 실천할려고 산다 그러더라만...
그때 누군가가 나에게 왜 사느냐고 묻길래 술슬픈(술 펀 슬픈 )나를 위로해줄 누군가를 찾으러 다니다가
슬픈 술 펀 사람들만 눈에 띄는 내가 밉지 않아서 살고 있다고 대답한 적 있었는데 현문우답도 답은 답 아니겠는가...
'나도 애인이 있었으면 좋겠다' 에...
내가 손을 내밀기 전에 먼저 내 손을 잡아 주거나 제가 내민 손을 잡도록 이유를 만들어 주는 술잔마다 생각 나는 사람
죽어 흔적을 남기고 싶지는 않은데도 내 상여 먼발치에 바라보고 서서 '다시 만나자'고 말해주는 그런 사람
찬 소주잔을 들 때의 무표정은 허허로운 벌판을 닮아 애달픈 사람
강 언덕에 세워 두면 햇볕같고 바람같고 구름같고 흐르는 강물같은 사람
가슴이 답답하다는 핑계 한마디 던져 놓고 홀로 거리를 걷게 하는 사람
무슨 이별의 징후가 전혀 없는데도 바라보면 안타깝고 애 타는 사람
그런 사람이 내 애인이 아니어서 내가 사랑할 수 없어도
다시는 그런 사람 만날 수 없어도 나는 그런 술슬픈 사람이 있어서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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