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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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엔 까미노

비요일 큰엉 바당 따라 쇠소깍으로

까미l노 2012. 1. 17. 17:32

 

 

 

산티아고 어느 마을의 알베르게 앞에 순례자들을 위한 우스개스런 휴식처 사진이다.

 

 

 

민중각 일주일만에 한라산 정상이 제대로 보이는 날씨다.

재빨리 옥상에 올라가 한장 담았다.

앞에 보이는 건물이 없었으면 좀 더 멋진 민중각 옥상 의 한라산 정상을 찍는 포토라인이 되었을텐데 조금은 아쉽다.

 

그리고 나서는 끝이다.

이내 곧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오후 내내 한라산 정상은 구름에 갇혀버렸으니...

 

오늘도 변함없이 구)서귀포 시외버스 터미널 뒷편의 '천년식당'에 가서

뜨끈한 시래기 국밥으로 아침을 해결하고(엿새 째 갔으니 사장님에게 세숫대야를 찍혀 이젠 아주 친절하시다)오늘은 5코스로 간다.

 

 

단돈 천원의 가치를 실감한다.

유럽에서 1유로(당시 1,600원 정도 환율) 동전이 상당히 가치있게 느껴졌었는데

천원이면 서귀포에서 남원까지 버스를 태워주니

어쩌면 교통비가 참 착하다는 느낌도 드는 것이 나같은 장기 도보여행가들에게는 무척이나 다행스럽다.

 

남원 읍사무소 앞을 출발하면 곧 바닷가 길을 따라 5코스 올레가 시작된다.

'감따그네' 이름이 독특하기도 하고 예쁜 것 같아서 가까이 가봤더니 바느질 하는 곳이었고 

간판도 깔끔하고 단정해서 사진에 담아봤다.

 

우리나라의 모든 간판들이 이집처럼 돌출이 되지도 않고 건물 벽면에 이런 식으로 만들면 참 깔끔할텐데...

 

 

안을 살며시 들여다 봤더니 여성 한분이 열심히 바느질을 하고 계셨고 진열된 마네킹이 입고 있는 옷이 하도 괜찮아서 한참을 구경했는데

이거 누군가에게 선물했으면 참 좋을 것 같지않나요?

잘 (?)입으면 참한 사람이 될 것 가트다...

 

확실히 작금의 세상은 여성들에게 좋은 편이고(?) 여성들을 위한 방향으로만 나아가는 듯한 느낌이 드는 건 나만 그럴까...

속옷의 아름다움이나 곱고 화려함이며 화장품의 향기들을 보면 ...그 외 여러가지에서 여성들은 살맛 나겠다...

 

부부나 연인끼리 이 길을 지나다 '감따그네' 이집을 발견하게 되면 꼭 저 옷을 선물 해달라고 조르삼~

사주네 안 사주네 카미논지 뭔지 하는 작자는 왜 인터넷에 그런 글을 올려서리 ...

그렇다고 삐질 정도가 되어 길에서들 다투지는 마소~

 

 

오늘 아침의 화창한줄 알았던 날씨는 그야말로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 언제 그랬냐는 듯 사라져버렸고

급기야는빗방울이 들기 시작한다.

 

내 아무리 비를 좋아하기로서니 올레를 걷는 겨울이니만치 우산을 끄집어 내지 않을소냐~

 

젖어봐야 그다지 탈 날 것들도 배낭에 들어있지는 않지만 우좌지간 배낭 커버를 씌우고 우산을 받쳐들고 바당의 올레길을 걷는 사람

아직은 주위에 아무도 걷는 사람이 안 보인다.

 

 

오호...

한참을 가니 저 앞에 한분 나 말고도 청승맞은(^^)사람 발견

게다가 여성이고 아가씨로고..

 

뒤에서 멀리 바다를 사진에 담으며 걷는 아가씨를 나도 담았다.

갓길이 없어 난간 위를 걷게한 사람들의 특이한 발상을 생각하며 남자인 내가 걸음이 더 빨라서인지

쭉쭉한 (빵빵은 하지 않음) 팔등신이고 롱다리인 내가 보폭이 커선지 아가씨를 지나치게 된다.

 

올레꾼끼리 모른 척 하고 지나칠 수도 없고 인사를 건네며

" 왜 혼자 걸으세요?"

하고 쓸데 없는 인삿말을 던졌더니

"일부러 혼자 왔는데요..." 그런다.

역시 괜한 인삿말을 선택했다 시푸다.

 

왜 난 상대방이 먼저 인사를 하면 대꾸를 해주고 안 하면 나도 편하게시리 그냥 지나치는 방법을 사용 못하는걸까...

 

 

남원 큰엉의 해안 절벽들

이 올레 코스는 군데군데 아스팔트 길도 있기는 하지만 비교적 아기자기한 길들이 참 많다.

그레서 여성 올레꾼들이 선호 하기도 한단다.

 

금호 리조트 앞을 지나는 숲길도 아름답게 만들어져 있어서 덕택에 올레꾼들은 행복하게 걸을 수 있는 곳이다.

 

 

 

길 중간의 게스트하우스 앞

낡음을 연출해둔 모습인데 조금만 더 신경을 썼으면 하는 괜한 쓸데 없는 것까지 참견을 해본다. (맞을까봐 속으로만 했다)

왜 밀감을 한봉지씩 파냐고요?

배낭도 버거운데 밀감 한봉지는 우찌 들고 댕기라고요?

 

(콩나물은 왜 천원어치 이하로는 팔지 않는 것이며  갈치조림이랑 고등어 조림도 일인분은 안 파냐고요?

이윤을 많이 남기기 위한 것이지 뭐...

 

나 같으면 올레꾼 먹기 좋게 귤 한개는 2백원 또는 삼백원에 팔고(백원 하라 그러면 좀 심한 것 같아서)

갈치조림이며 고등어 조림도 혼자 걷는 올레꾼들도 편하게 사 먹을 수 있도록 한토막씩만 넣어서 팔면 되잖수?

발상의 전환을 좀 해주셔~

 

 

 

우편함만 보이면 뭐든 편지랑 엽서를 써 넣고 싶어진다...

저 속엔 한통의 편지라도 들었을까?

 

같이 걸어가던 부부 한쌍께서 오늘 묵고 갈 게스트하우스란다.

남편왈~

자기들 외엔 아무도 없어서 이야기할 사람도 없고 날 저물고 나면 뭘할지 걱정을 하시길래

서귀포 시내에다 숙소를 잡으시지 그랬어요 하며 어차피 이동간 교통편은 이용해야 하는데 짐이며 빨래해서 널어놓고 다니기 수월하고

저녁엔 시내 산보도 다닐 수 있고 원하시는 대화 상대도 우글거리는(^^) 곳이 있다고 했더니 아 글쎄 민중각을 모르시네...쯧~

 

정작 중요한 것은 다른 곳들은 숙박비도 꽤 비싸다는 것이었고

간밤에 묵었던 곳은 보일러 가동의 준비 태세로 인한 쌀랑함에  다소의 고생도 하셨단다.

여성분이 취소하고 옮길래?...라는 말을 뒤로 들으면서 대충의 안내를 하고 지나쳐서 가는 카미노

 

 

아름다운 길 예쁜 길 한적하고  오붓하게 걷는 길

부부가...연인끼리...가족과 함께 ...엄마가 아이의 손을 잡고 걷는다.

 

세상의 모든 길

한국의 어떤 길도 바닥의 흙으로 발바닥을 행복하게 해 주는 길이 몇군데 있으랴~

 

사랑하소~

올레길에서 만나게 되는 흙바닥을...

 

 

"이게 뭐에요?'

 

아까 지나치던 부부를 다시 만났다.

길바닥에 쪼그려 동백꽃 빨간 모가지 떨어지고 만개해 벌어진 씨앗의 열매로 화살표를 그리고 있었더니 금새 따라왔다.

 

"아, 이거 동백꽃 열매 껍질입니다. 예쁘지요?"

 

처음 보게 되고 무심히 봐왔던 동백꽃 열매의 씨앗껍질이 이렇게 예쁜줄 몰랐다며 생김새를 신기해 하시는 부인

껍데기 뒤에 개똥벌에 그림을 그려서 목걸이를 하거나 휴대폰 고리 만들면 좋다고 햇더니 활짝 웃으시는 모습이 행복해 보인다.

칠엽수 열매도 그렇게 만들면 참 예쁘다고 안 해도 될 안내까지 하는 카미노...

 

 

 

위미 마을의 옛 식수로 사용하던 지하수

아직도 콸콸 쏟아져 나오고 있다.

 

여름이었으면 아마 올래꾼들에겐 참 반가운 물이었을 터...

저물은 어디메쯤의 하늘에서 떨어져 땅 속으로 스며들었다가 이곳서 솟아나는 것이려나...

 

 

어제 퀴즈로 냈다가 민중각 사장님의 발 빠른 선수로 대답이 벌써 만천하에 공개가 되어버려

김 팍 센(^^) 하얀등대와 빨간등대 이야기의 주인공들

 

요즘의 등대들은 옛날 등대보다 참 못(?)생겼다

현대식이고 발전도 좋지만 등대라는 이름이 주는 감흥은 점점 사라져가는 것 같다.

 

옛적엔 저런 곳에서 연인끼리 나 잡아봐라 하면 그림이 상당히 예뻤는데(안 해봤으면 말을 하지말어~)

요즘에 그랬다간 바다에 추락할려고 와 저라노? 그럴 것이다...

온통 시멘트벽 천지라서 더 그런 것 같다만...

 

 

생명력도 참 질긴 눔들이다...

아직도 고운 색을 잃지 않고 처절하게 담부락에 매달려 살아있는 담쟁이

몇 달려있는 씨앗같은 열매가 마치 예쁜 아가씨 깃볼에 데롱거리는귀고리 알 같다...

 

 

 

지난 해 이집을 지나갔을 땐 대문이 활짝 열려있어서 마당깢 들어가서 구경을 할 수가 있었는데

어찌된 일인지 오늘은 대분이 굳게 잠겨있다.

 

모가지 길게 빼어 담장 너머로 사진을 찍는다.

예쁜집이니까 필시 주인의 마음도 아름다울테고 대문이 잠겼어도 오늘은 용서를 해주자...

 

 

오후가 되고 위미마을을 지나 공천포 근처에서는 올레꾼들이 많이 보인다.

 

5코스 출발지에서 나보다 먼저 간 사람들인지 나보다 늦게 출발해 내가 보고싶어 뛰어온 건지는 모르겠고...

가끔은 한적한 길만 골라 다는면서도 가끔은 오 가는 올레꾼들이 보여지는 것에 반가움도 생기는 나는 변덕쟁이 아닐까...

 

담벼락에 핀 열매의 이름이 흔한데 그만 까먹었다....

어릴 적 초등학교 담장에도 가득 열려있었는데 따 먹기도 했지만 맛은 텁텁하고 맛은 없으니  이글을 읽는 분들은 한번 따 먹어 보지 마시라~

 

 

 

여탕인데 훔쳐보지는 않았던 것은

봐봤자 뭐, 추운 날씨라서 목욕하는 여자가 없을 거라는 걸 알기에...

 

어?

이곳은 남탕인데 저 아줌마는 몰래 훔쳐보는 것도 아니고 아예 편하게 남자들의 알몸을 사진촬영까지 하신다...

무슨 마음으로 남탕을 촬영하시는 것일까?

아시는 분은 민중각 게시판에 답을 올려 주시라~

가장 유쾌 통쾌한 답을 올리시는 분에게 민중각 사장님께서 상품을 주실지도 모릅니다.

 

멋진 글귀로 답을 올리셨는데도 민중각 사장님께서 상품을 안 주시거들랑 예의 화장실 변기 물은 내리지 마시고 가소서~

 

사진을 열심히 찍으시는 것을 봐서는 목용중인 남자가 있을 것도 같은데...

그런데 시설이 여탕보다 남탕이 더 나은 것 같더라...

 

안내판에 알몸 목욕은 금한다고 되어있다.

 

 

 

길을 걸을 때면 늘 뒤를 돌아보는 버릇이 있다.

하나는 빗쟁이가 뒤쫓아오지나 않을까  해서이고 또 다른 이유는 지나온 길위의 모습을 사진에 자주 담는 버릇 때문이다.

 

바다에 흰구름이 보인다.

많이 흰구름은 아니고 쪼끔 흰구름이라서 섭섭타만 그래도 해가 비추일 듯 해서 반가움이 앞서서이다.

 

수평선이 참 한가롭고 평화로워 보인다.

그쟈?

 

걸으면서 연신 뒤 돌아보는데 구름의 모습이 달라지지가 않아서 속이 상한다.

뭉게뭉게 좀 피어오르지.

구름 바보~

 

 

조그마한 간판이 하늘에 걸려있는 찻집이고 게스트 하우스라고 이름표를 달고 길 가에 서 있기는 한데

역시 이집에도 아무도 없다.

 

다음의 길을 위해 알아두고 가고 싶기도 한데 도당췌 궁금증을 풀 길이 없는 노릇일세~

 

 

 

내 눈은 카메라 렌즈의 구멍보다 아름다움을 더 잘 본다...가 학시리 맞는 줄 알고 살았는데

눈으로 보고 너무 예쁘고 참한 길이라서 사진으로 담았는데 내 눈에 비쳐졌던 모습이 보이지를 않는 것을

내 사진 솜씨보다 카메라의 우둔함만 탓하고 지나간다.

 

 

왼쪽의 담부락이 우리짐 뒷뜰 담부락이었으면 올매나 조을꼬...

뜰 안에 귤나무 한그루 몇개의 노오란 밀감이 달려있고 빨개지도록 따지 않아 파아란 하늘가에 달린 홍시 감나무도 한그루

먼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창 넓은 거실 한켠에 허름하지만 나무로 불을 지피는 벽난로

 

햇살 화창한 날에는 마당에다 작대기 세워 뽀송뽀송하게 이불이며 옷가지들 말릴 수 있어서 살고 싶은 곳...

나는 오리...제주도로...

 

둘이 에쁘게 사랑하는 연인 같제?

웃는 모습들이 선하고 환해서 조~타

 

민중각 게시판에서 퍼 가라며 찍어준 사진

아가씨는 가위를 내고 남친은 열씨미 사진을 찍기래 참견을 한다.

 

가위를 매는 사진은 그만 찍고 주먹을 내라 그랬더니 활짝들 웃는다.

지들끼리 배 위에서 서로를 찍어봐야 효과는 별로인 것을...

 

찍어서 올려 놓을테니 민중각 게시판을 찾아서 퍼가삼~

 

카메라 바위에 걸쳐두고 나도 한장~

그런데 확인을 하지 않고 대충 걸쳐두고 셀프로 찍었더니 쇠소깍 푸른 물이 온데 간데 없다.

 

혼자 다니면 사진 찍을 일도 찍힐 일도 마땅찮아 이래저래 쯧쯧쯧!

 

 

 

쇠소깍의 하늘이 파아랗게 개었다.

다음에서 함부로 사진을 줄여버려 풍광이 전부 다 드러나지 않아 속 상하다....

 

 

 

사람이 인위적으로 만들 수 있는 동그라미 보다 더 예쁘게 구멍이 파였다.

셈으로는 헤아려 보기도 힘든 오랜 시간이 지나 매끈해진 바위 위에 갖가지 예쁜 모양들이 만들어진 쇠소깍의 계곡

 

 

 

 

혼자가 아니라면 뱃놀이도 해봤을 터

카누를 뒤집어 엎을 둣 흔들면서 니 내 사랑할끼가? 안 할끼가? 이런 놀이도 해볼텐데...쩝~

 

 

 

 

한여름 우기 때의 쇠소깍을 아직 본 적이 없었다.

내년 여름엔 쇠소깍의 빗소리를 한번 들어보고 싶어진다.

 

 

2012년 오늘 쇠소깍에서 발견한  네잎크로버

 

 

2008년 스페인 산티아고 길에서 발견한 네잎크로버

오늘 올레를 걸었던 올레꾼들 민중각에 머무는 도보여행가들 행운도 가져가시고 행복도 가져가소서~

 

 

길 위에서 품었던 올레의 이저런 생각들

번호로 코스를 표시하기보다 구간을 정하지 않고 출발지부터 종점까지(아직 전구간이 미완성이겠지만)

지나온 거리와 앞으로 남은 거리를 표시 해주고

 

각 마을마다 스탬프를 찍을 수 있는 곳을 그날의 시작할 수 있는 곳으로 하고 대중교통 정류소 근처로 하면

길을 잃을 염려도 없고 숙식 해결이나 숙박지로 되돌아오거나 그곳에서 묵고 지나가게에 한결 편해질 것 같다.

 

올레길 곳곳에 서 있는 전신주 상단에도 올레 길 표시를 많이 활용하면 발견하기 아주 쉽고 표시하는데 경비도 들지 않을 것 같다.

차츰 고민중이라고 들은 것 같기도 한데 제주도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지어주고

마을 공동체에서(노인회 또는 경로당이나 부녀회)관리를 하거나 그곳 매점에서 재료를 구입하고 취사도 가능한 소규모 게스트하우스를 만들면

외국인들도 편하게 올레를 찯고 걸을 수 있을 것 같다.

 

산티아고에서처럼 남은 음식재료는 다음 사람들을 위해 부엌에다 두고가면

다음 사람들에게 유용할 것이고 그 혜택을(?)보게 되는 사람도 다음 사람들을 위해 또 남은 재료를  남겨두고 떠나고...

외국인들과 함께 마을을 둘러보고 공판장에서 음식재료를 사서 함꼐 한국 음식을 만들어 먹으면 그런 게 한국 방문의 해 아닐까?

'세계가 찾는 제주도' 란 길가의 프랜카드의 광고용 문구만은 아닐 터

 

지금은 생태적 관광이 필요할 때이다.

올레길을 걷는 사람들이 마을에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어야 올레꾼들을 반길 것이다.

 

올레꾼들은 돈 많고 할 일 없어서 놀기 삼아 온 것은 아닐 것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