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올레 젤 긴 4코스 "No pain , no glory" 본문
"No pain , no glory"
빨리 죽을란다...
나 다시 태어나 누구보다 먼저 당신을 만나려고...
나 정말 가벼워졌으면 좋겠다
나비처럼 딱새의 깃털처럼 가벼워져
모든 길 위를 소리없이 날아다녔으면 좋겠다
내 안에 뭐가 있기에 나는 이렇게 무거운가
버릴 것 다 버리고 나면
잊을 것 다 잊고 나면
나 가벼워질까
아무떄나 혼자 길을 나설 수 있을까
사는 게 고단하다
내가 무겁기 때문이다
내가 한 걸음 내딛으면 세상은 두 걸음 달아난다
부지런히 달려가도 따라잡지 못한다
다 내가 무겁기 때문이다
나 정말 가벼워졌으면 좋겠다
안개처럼 바람의 낮은 노래처럼 가벼워져
길이 끝나는 데까지 가봤으면 좋겠다
---------백창우
포구 입구도 아닌 바닷가 바위돌 무더기 가운데 하얀 등대가 외로이 서 있다.
등대는 언제나 지 혼자 서 있으니 외로워 보이기도 하겠지만 어떤 포구에 가면
하얀등대와 빨간 등대가 나란히 마주 보고 방파제 양쪽에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하얀등대와 빨간등대는 왜 하얀색이고 빨간색인지 아는 사람은
민중각 게시판에 글을 올려주시면 민중각 대장님께서 상을 주실지 모른다.
안 주신다고 오리발 내미시면 다음에 민중각에 머물고 가시면서
화장실 변기에 물을 내리지 말고 가소서~(단 여성들은 그러지 마소서...)
어제 어리목으로 윗세오름까지 느긋하게 올랐다가
되돌아 내려오기 싫어 돈네코로 하산을 했는데
대중교퉁 시간 맞추느라 지나치게 허겁지겁 거렸다가
엄지발톱이 신경질을 내는 바람에 오늘은 푹 쉴까 그랬다.
아침 잠자리에서 십분을 망설였거늘...
아서라~
지치도록 걷고싶어 왔으면서 무신 이 몸에 호강을 다 꿈꾸느냐?
나가자...
예의 천년식당의 뜨끈한 된장시래기국으로 속을 채우고서 잠시 게으름을 피웠던 벌로
오늘은 올레 코스 가운데 가장 긴 코스를 걷기로 한다.
발아! 발아! 사랑하는 나의 발들아! 그리고 알종아리는 아니지만 튼튼한 두 다리야!
오늘도 내 기분에 니들만 또 고생을 시킬 듯 하여 심히 미안하다...
시작점에 곧 바닷길이 나타난다.
바닥은 푹신한 편한 길은 아니라도 아스팔트나 포장된 시멘트 도로보다야 훨 조~타.
그냥 무심코 걸어서 지나가는 나야 좋기만 하면 그뿐ㅇ지만 돌을 이고 지고 날라다
이 길을 만듼 분들에게 감사 인사나 하고 지나가자...
올레길은 서둘러 달리 듯 걷는 길이 아니라 시나브로 놀멍 쉬멍 걷는 길이라 그랬제?
길바닥에 퍼질러 앉아 해찰을 부린다.
주변의 돌들을 모아 산티아고 길에서처럼 화살표를 그리고 내 이름을 새겼다.
뒤에 오는 사람들은 잠시나마 화살표를 보고 즐거운 기분이 되시라~
까미노란 스페인어로 '길'을 뜻 합니다~
'부엔 까미노' (Buen Camino)란 길에서 만난 도보여행가들 사이에 서로 즐겁고 행복한 여행 되시라고 건네는 인삿말 입니다.
'까미노 블루' (Camino Blue)란 길에 중독된 사람 즉 길의 미식가를 뜻합니다.
밭 뒤로 돌아가서 돌 구멍 사이로 바다를 훔쳐본다.
바다에서 누군가가 나를 노려본다...
언제나 그랬지...
단 하루만 저 등대에서 지기가 되어봤으면 일고...
오래도아닌 단 하루동안만 저 하얀 등대에서 바다를 보는 꿈 그런 꿈...저런 희망들...
드라마에선 멋지게 아름다워 보였던 곳들이 실제 그 장소엘 가보면 얼마나 실망할까?
아무것도 없는 바다...
사람의 흔적조차 없었던 바다가의 게스트 하우스
겨울엔 객이 없어서 문을 닫았을까?
그러면 안 되는데....그쟈?
쉰소리 한마디 하고 가자
올레꾼을 찬밥 신세로 만들어버리는 길이다.
이 길을 만드는데 담당을 하는 공무원들은 녹을 주는 사람들이 누구인지를 생각하시라...
과연 몇사람이나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이곳에다 자전거를 주차(?)할런지...
친절하게도 이런 장치를 만들어 두고 아예 2 미터는 족히 됨직한 인도가 있어야할 공간에 왕복 자전거 도로라고 표시를 해뒀다.
눈을 씻고 봐도 사람들이 걸어서 가는 곳이라는 표시는 고사하고 아예 걷거나 말거나 최근에 아스팔트로 확실하게 다 포장을 해버렸다.
포장을 한 곳이라고 해서 사람이 못걸을 것은 아니지만 자동차와 자전거 우선이고 올래 표시 리본만 덩그러니 매달려있다.
올레꾼이 찬밥산세가 된 길이지만 제주도 그리고 이 길에 지나가는 사람들 가운데 어떠한 종류의 것이든 도움이 될 사람들은 과연 누구일까?
나머지 부분까지 알뜰하게도 포장을 하셨다...
참으로 고약한 일이도다~
쑥부쟁이 맞니?
참 질긴 생명이다.
찬겨울 시렵지도 않은지 활짝도 피어서는 바닷바람이 지 몸을 흔들어대도 가만히 내버려둔다.
니가 살아내는 방법을 내가 배워야겠지...
카메라 셔트를 십초 후 셀프에 맞추고 후다닥 뛰어가 폼을 잡고 앉는다.
일곱 번 시도 끝에 겨우 한장 건졌다...
혹시 이러는 나를 누가 본 사람은 없겠지 하고 주변을 둘러봤다.
아뿔싸~
길 건너 이층집 배란다에서 시베리안 허스키란 개가 멀뚱거리며 나를 구경하고 있다.
짓지도 않고 나를 구경하는 저눔과 뻘쭘해서 봤냐? 왜 가만 있었냐? 고 말을 건네면서 저는 나를 나른 지눔을 서로 구경한다...
(그녀석 참 싱거운 놈이로세...개가 했을 법 한 말)
올레길 쉼터
장소가 보여주는 평화로움과 고즈넉함은 둘째 치고 자세히 둘러보니 삭막하다...
물도 구할 곳 없고 흔한 쓰레기통이며 취사나 커피 한잔 따뜻하게 마실 방법의 거리를 제공하는 준비는 눈을 씻고 봐도 없어서
또 산티아고 길 중간의 쉼터와 비교가 된다.
산티아고 길 중간엔 야영도 가능한 곳들이 있고 쉼터에는 정말로 제대로 쉬다 갈 수 있는 편의를 제공한다.
의자는 비바람에 씻기고 할퀴어져 앉으면 곧 부서져버릴 것 같고 좌우 높이도 맞지 않아 앉아서 쉬는 곳이라기 보다는
아주 오래 전 옛 제주민이 살던 집터를 복원해둔 것 같은 그림일 뿐이로다
거슨새미의 약수터
새미라는 표현은 내 고향 진주에서도 어릴적 사용하던 우물을 뜻한다.
물이 참 고와서 한모금 예쁘다 해주고 길을 재촉한다.
오래도록 마르지도 않고 없어지지도 않고 그 자리에 그대로 있으면서 한여름 뙤약볕일 때 지나가는 여행객에게 반가움을 주시기를...
바닷가에서는 한참을 앉아서 멍청해지고 싶어진다.
4코스 올레길 기운데 그나마 편하게 앉아서 쉴 몇 안 되는 한가로운 곳이고 평화로움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역시 이 길에서도 식당은 찬장볼 수 없고 관광객들을 우한 횟집 두어군데만 보였을 뿐이다.
먼나무 열매랑 삼나무 열매랑 동백나무 열매가 길 표시를 그렸다.
위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는 빨간 열매는 먼나무 열매들인데 주머니에 한가득 따와서 민중각 올레를 쓸랬는데
이눔들이 자꾸 굴러내려서 할 수 없이 포기해 버렸다.
오늘의 포토제닉으로 사용할려고 산길에서 한시간동안 열매를 모았는데 나쁜 열매들...
집이며 글씨며 찻집이며 그럴싸하게 생겼길래 안을 훔쳐봤다.
그런데 암도 안 ㄱ세신다.
워쩌라고?
오늘 4코스를 걷다가 이곳이 좋아 하루 묵어갈 사람들 있다면 워쪄?
아무리 좋은 곳이고 화려하거나 멋있는 예쁜 집이라도 민중각처럼 사시사철 사람들이 북적거리고 따뜻한 방에서 잘 수 있고 뜨거운 물을 사용하는 곳이 아니면?
지나치는 예쁜 게스트 하우스들이 문을 연 곳이 한군데도 없다...
그렇다고 뭐 내가 민중각에 뇌물 먹고 홍보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밥은 함 묵었다만...
오며 가며 올레꾼들 하나 둘 돌탑을 쌓고 소원도 빌며
나는 이 길에서 몇번 째 지나가는 사람이었을꼬?
내 뒤에는 몇사람이나 내가 지나 밟은 길을 다시 밟을꼬?
세상이 평화로 가득찼으면 좋겠다.
떼 같은 거 부리지도 말고 네 팬 내팬 갈라서 힘자랑들 하지말고 ...
돈네코를 내려오면서 내리막을 달렸더니 엄지발톱이 이쯤에서 그만 두지 않으면 낼 부턴 언감생심 꿈도 못 꿀줄 알라고 엄포를 하는 중이다.
알따~무신 거창한 소원도 아니고 내 몸뚱아리 어디보다 발의 외침인데 모른 척 할 수야 있냐...
오늘도 고맙고 감사한다.
상훼!!내 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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