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올레7-1 엉또폭포 무인카페에 빠지다 본문
오늘은 한라산으로 가려다가 못가게 되어 사람들이 덜 다닐만한 곳이 어딜까 궁리타가
엉또행님에게 인사나 하러 가자고 7-1 코스를 찾았다.
난 엉또폭포라고 하기보다 엉또행님이라고 부르는 게 더 좋다.
지금 계절에 폭포에 물이 있을 리는 만무할테니 무인산장에나 들렸다가 고근산이나 오를 심사였지만...
언제 가도 아쉬운 엉또행님네 가는길...
이미 연골이 다 닳아 없어졌을 무릎을 연신 혹사 시키는 포장된 도로의 연속이다.
그나마 한라산 정상이 건너다 보이는 고근산 둘레길이 연결 되어있어서 고맙다 그럴란다.
하긴 제주 올레가 하늘만큼 땅 동생만큼 좋기는 한데 포장길이 지나치게 많다는 것이 아쉬움이다.
엉또폭포는 마음 먹고 찾아가면 절대 안 되는 곳이다.
암 때고 갑자기 찾아가지 않으면 물 떨어지는 모습은 볼 수가 없기 떄문이다.
그래서 3월에 비가 많이 왔었던 지난 해의 사진을 옮겨왔다.
아마 내년 아니 올해 우기 때 맞춰와도 또 못 보게될 거 아닌가 몰라~
이 카페 참 탐나는 곳이다.
화려는 커녕 초라해마지않은데도 그냥 이집에서 내가 살았으면 시푸다.
올레꾼들에게 땨뜻한 마음이나 나누어 주면서 말이다...
이런 셀프 카메라도 있다...
근데 너 지금 뭐하노?
나도 흔적 항개 남겨 두고 왔다...
보낼 곳이 없어서 저래 놓고 왔음을 용서하시라...
내가 안 그랬다...
어설픈 연극은 오래 하는 게 아니다...
다시 또 관객이라도 을라치면 서둘러 막을 내려야 한다.
쥔장 없는 무인카페에게 약속을 하고 왔다.
담엔 해질녘에 오겠다고...
무인산장 골목길에 들어서서 가까이서 보는 무인산장
무인산장이라고 불러도 맛있지만 예쁜 이름 하나 달고 사시지...
무인 산장에서 엉또행님에게로 가는 길
날고 초라하지만 멀리서 바라 보니 참 예뻐 보이는 집이다.
굴뚝에 연기가 피어 오르면 더 조케~따
제주도의 유일한 논
하논(아주 드넓다는 제주도 표현)
동양 최대의 분화구 안에 쌓여있어서 사철 물이 나는 곳이라서 제주도서도 논농사가 가능한 곳
어느집 나무 울타리 사이에서 동백꽃이 피어있었는데
아 이녀석은 여느 동백꽃처럼 빨간 색이 아니라 분옿색이었다.
제주도에서는 아주 새빨간 동백꽃은 보기 어렵지만 육지의 동백은 시뻘건 제 모가지 댕강 떨어트려 땅바닥에서 죽어가는데...
이 눔은 꼭 아름다운 여성의 속옷 색깔처럼 묘하다...
추신...
야호!!!!!!!!!
오늘밤 잠자리의 전쟁 생각과 사흘을 내리 못 잔 잠 때문에 7-1 코스만 걷고 기인~샤워랑 빨래며 사진을 정리하려고
일찍 들어왔겠다...
그런데 예의 그 코골이 아자씨께서 벌써 들어와 계신다.
에구 오늘도 별로 걷지도 않고 오랜 시간 술 마실려나 보다...내심 죽을 맛 작정을 해야하는가 했는데.....
카페에 누구 좀 만나러 간다면서 나갔다.
그랬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서 다시 들어와서는
"저 섭섭하지만 먼저 그만 가야겠습니다."
그러신다.
"예?
"서울에서 친구가 제주시에 도착 했다는데 그리 가서 함꼐 지내야 할 것 같아서요,"
"아,예..."
이게 무슨 축축한 날씨에 꿀빵 같은 말씀이란 말인가?
악수하고 다음에 또 만나자고 즐겁게 걸으시라고 어쩌구 저쩌구...작별 인사를 하고 그분은 민중각을 떠나셨다.
흐흐흐...
제주도에 오니까 하르방께서 스스로 돕는자를 도우시는구나...
그나저나 오늘밤엔 고요와 적막으로 잠 못 이루지나 않을지 고민이로세...
꺄아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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