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무교동에서 함께 울던 본문
자네 양철자붕 우는 소리 들은 적 있나?
비 내리면 아프다고 울고 하늘색 포크송 들리면
왠지 모르게 눈물이 난다며 울던...
지붕 위 처연한 소리가
그때 우리의 청춘이
파란색이라는 걸 일깨웠었지.
술래잡기 놀이 기억나지?
모두를 꼭꼭 잘도 숨어서
찾을 수 없었지.
그 어릴 적 숨던 기억으로
장발단속 피해 숨던 기억나잖은가.
눈물로도 숨길 수 없는
우정을 본 적 있나?
왜 우리가 지난번 무교동에 갔을 때
낙지볶음이 매워서 인지
다른 서러운 일이 있는 연유인지 모를 눈물이
자네 눈에서 흐르는 걸 봤네.
그때 나는
우정으로도 닦여지지 않는
친구의 눈물을 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나 보이.
나는 그때
눈물로도 숨길 수 없는
자네의 우정을 본 것이었지.
감춰지지 않는 고뇌도
채울 수 없는 욕망도
때로는 우정이라는 이름의 전차를 타면
스치는 풍경쯤으로
가벼워진다는 거 아나?
나는 아직도 잘 모르겠더라만
자네는 잘 아는 것 같더군.
나이가 들어가면서 내 주위의 친구들이
점점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네.
자네도 그러나?
---얼쑤
--그때 그날 무교동에서 사랑에 가슴 아파하며 연신 줄담배를 피우던 친구에게
한동안 끊었던 것을 나도 한개피 달라며 억지로 뻇어서 함께 피다 연기가 매운 척 울었던 기억을
친구의 편지를 통해 그때 우리가 그랬었던가..
-----------이제 그만 담배를 멀리하려는 날에----------
나이를 먹는다는 거
천천히 가는 길을 알게 되고
기다림의 미학을 알아버리고
손 내밀어 누군가의 아픔을 어루만질줄 알아가는...
그래서 친구라는 이름자에도 코 끝이 시려오고
자꾸만 가슴이 아려와 들창에 듣는 빗소리에 가슴얹으며
몰아치는 삭풍에 언가슴 녹이며
그렇게 그렇게
철이들어 가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시공을 초월항 우정
무엇으로도 대신할 수 없을 그 투명함을
오랫동안 잊고 살았었나 봅니다.
이제 꽃이 피면
그대에게 친구가 되어달라 투정을 부려 보렵니다
아프지 않고 피는 꽃 없음을 아는 나이가 되어 이제서야 비로소
진심으로 울어줄 친구 하나 바래봅니다.
소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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