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무교동에서 함께 울던 본문

측은지심

무교동에서 함께 울던

까미l노 2011. 7. 31. 13:51

자네 양철자붕 우는 소리 들은 적 있나?

 

비 내리면 아프다고 울고 하늘색 포크송 들리면

왠지 모르게 눈물이 난다며 울던...

 

지붕 위 처연한 소리가

그때 우리의 청춘이

파란색이라는 걸 일깨웠었지.

 

술래잡기 놀이 기억나지?

 

모두를 꼭꼭 잘도 숨어서

찾을 수 없었지.

그 어릴 적 숨던 기억으로

장발단속 피해 숨던 기억나잖은가.

 

눈물로도 숨길 수 없는

우정을 본 적 있나?

 

왜 우리가 지난번 무교동에 갔을 때

낙지볶음이 매워서 인지

다른 서러운 일이 있는 연유인지 모를 눈물이

자네 눈에서 흐르는 걸 봤네.

 

그때 나는

우정으로도 닦여지지 않는

친구의 눈물을 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나 보이.

 

나는 그때

눈물로도 숨길 수 없는

자네의 우정을 본 것이었지.

 

감춰지지 않는 고뇌도

채울 수 없는 욕망도

때로는 우정이라는 이름의 전차를 타면

스치는 풍경쯤으로

가벼워진다는 거 아나?

 

나는 아직도 잘 모르겠더라만

자네는 잘 아는 것 같더군.

 

나이가 들어가면서 내 주위의 친구들이

점점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네.

 

자네도 그러나?

 

---얼쑤

 

--그때 그날 무교동에서 사랑에 가슴 아파하며 연신 줄담배를 피우던 친구에게

한동안 끊었던 것을 나도 한개피 달라며 억지로 뻇어서 함께 피다 연기가 매운 척 울었던 기억을 

친구의 편지를 통해 그때 우리가 그랬었던가..

 

 

-----------이제 그만 담배를 멀리하려는 날에----------

 

나이를 먹는다는 거

천천히 가는 길을 알게 되고

기다림의 미학을 알아버리고

손 내밀어 누군가의 아픔을 어루만질줄 알아가는...

 

그래서 친구라는 이름자에도 코 끝이 시려오고

자꾸만 가슴이 아려와 들창에 듣는 빗소리에 가슴얹으며

몰아치는 삭풍에 언가슴 녹이며

그렇게 그렇게

철이들어 가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시공을 초월항 우정

무엇으로도 대신할 수 없을 그 투명함을

오랫동안 잊고 살았었나 봅니다. 

 

이제 꽃이 피면

그대에게 친구가 되어달라 투정을 부려 보렵니다

 

아프지 않고 피는 꽃 없음을 아는 나이가 되어 이제서야 비로소

진심으로 울어줄 친구 하나 바래봅니다.

 

소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