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제주군구좌읍 송당리 동남방 약 1.5km 지점에 있다. 웃손당 세거리에서 당오름 서록을 지나 대천동으로 가는 포장도로 왼편, 대천동 쪽으로는 칡오름과 새미오름 사이의 송당목장 입구를 거쳐 송당리에 이르는 오른편 벌판에 두드러진 모습으로 높이 보여서 쉽게 알아 볼 수 있다. 송당 일대는 워낙 군데군데 오름들이 몰려 있어 처음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일 경우 오름 하나하나를 구분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길 양쪽으로 키 큰 삼나무가 빼곡히 들어찬 시멘트길, 진입로가 포장된 건영목장 입구로 접어들면 목장 건물 뒤쪽으로 높이 솟아 있는 오름을 발견할 수 있다. 유독 다른 오름보다 키가 크고 능선미가 선명한 오름 말이다. 바로 그 오름이 높은오름 인데 이름 그대로 우뚝이 높아 하늘에 능선미가 선명하고 주위의 뭇오름을 압도하는 느낌이 남다르다. 이 산은 사실상 주변 일대에서 유일한 400m급 산이며 높은 축인 북동쪽의 다랑쉬, 서쪽의 새미오름 따위도 어깨 밑으로 따돌린다. 비고도 약 150m로 높은 편이며 가파른 사면을 가지고 있다. 오름 주변은 온통 잔디밭이다. 드문드문 소나무나 찔래꽃, 청미래덩굴 등이 잡풀처럼 군락을 이루고 있긴 하지만 등산로가 나 있는 공설묘지 쪽은 걷기 편한 풀밭이다.오름을 오르다 보면 과연 이 오름이 주변 오름보다 키가 크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
정상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주변 시야가 시원하게 열리면서 멀리 동쪽 해안가도 눈에 들어오고 봉긋봉긋 솟아오른 이웃 오름들이 눈 아래로 펼쳐진다. 휘익 바람이라도 한 줄기 불어줄라 치면 이마를 타고 흐르던 땀방울도, 등줄기를 타고 내리는 끈적끈적한 땀방울도 한순간에 날라갈텐데...산위에는 우묵하게 굼부리가 대야처럼 패었다. 생각보다 깊지는 않고 아늑한 풀밭이다. 오름 가까이에서만 볼 수 있는 제주토종 야생화들이 드문드문 얼굴을 내밀고 있어 멀리서 보니 유화를 보는 듯 이국적이다. 힘들게 올라온 보람이 느껴진다. 아니 작고 소담스런 그 모습에 쌓인 피로가 확 사라진다. 정상 굼부리를 천천히 돌다보면 남동쪽 봉우리에 삼각점이 있다. 가장 꼭대기임을 표지하는 것이다. 높이가 높이인 만큼 정상에서 바라보는 전망은 그야말로 말로 표현하기 힘들만큼 탄성을 지르게 만든다. 영화 연풍연가와 이재수 난으로 유명한 아부오름은 마치 길고 넙적한 대접같이 보이고 맞은편엔 큼직한 몸집의 백약이오름이 의젓하고 왼쪽에 이웃한 거미오름(동검은오름)은 거대한 동물이 꿈틀거리는 것 같고 뒤쪽엔 다랑쉬와 아끈다랑쉬가 정답게 서있다. 벌판에 우뚝 높은 산인만큼 조망이 뛰어나 청명한 날이면 한라산 능선 따라 해안선의 우도, 성산까지의 반원에서 다시 한라산 정상부에 이르기까지 아름다운 제주의 이모저모를 한눈에 담을 수 있다. 구좌읍 중산간지대의 중앙부에 자리한 높은오름은 높이로 보나 그 단아하면서도 의연한 풍모로 보나 구좌읍 전역에 산재하는 약 30개 기생화산의 맹주격 오름이라 하기에 손색이 없는 오름이다. ▶참고: 오름나그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