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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오름

까미l노 2011. 5. 25. 23:28

도내 오름 중 지역만 달리할뿐 당오름이란 명칭으로 불리는 오름이 몇 개 있다.
구좌읍 송당리, 조천읍 와산리, 한경면 고산리 등 제주도 전지역을 빙 돌아 존재하기 때문에 찾아가고자 하는 오름이 어느 지역 오름인지 사전에 기본정보를 파악하지 않는다면 원하지 않는 영판 다른 오름을 오르고 있을지 모른다.
매섭게 몰아친 꽃샘추위도 물러나고 이제 완연한 봄, 4월이다.
찬란한 봄 햇살을 온몸으로 받으며 우리가 오를 오름은 남제주군 안덕면 동광리 오거리에서 북쪽으로 3.5km에 위치하고 있다. 좀더 쉽게 설명하자면 이 오름은 동광-금악간 중산간도로 원수악에서 북쪽에 1.5km에 위치한다.
동광검문소를 조금 지나면 오름 꼭대기에 철탑이 세워져 있는 금오름 (입구팻말은‘검은오름’)이 멀리서부터 눈에 들어오는데, 이 금오름을 지나치기 전 목장지대 안에 자리잡고 있다.
서두에 간략히 소개했듯 오름은 제주사람들이 예부터 성소시하고 축원을 드리는 민속신앙의 터로서 섬사람들의 마음 속 깊이 자리잡아 왔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곳 동광리의 당오름에는 당집이 존재하지 않고 이름만 남아 있을 뿐이다. 때문에 당오름이란 이름만 믿고 ‘당’을 찾아볼 생각을 먹었다면 참으로 미안하지만 미리 포기하시길...

마음을 비우면 뜻하지 않은 새로운 것으로 마음이 채워질 수 있다.
동력의 힘을 빌지 않고 하늘을 자유자재로 비행하는 패러글라이더들의 자유비행을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내 오름은 패러글라이더들의 천국으로 불리는데 이곳 당오름 역시 그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오름 주변 상공에 떠있는 원색의 패러글라이딩 기체들을 상상해 보라. 그 얼마나 환상적이고 아름다운 모습인가. 쉽게 볼 수 없는 장면이기에 이 오름은 그만큼 가치가 있다.
이 오름 바로 옆으로 이어진 오름은 정물오름이다.
이 두 오름은 마치 서로 등을 맞댄 형상인데 정물오름은 북쪽마을인 금악리, 당오름은 남쪽마을과 동광리를 바라보고 있다. 이 두 오름 사이에 줄을 긋듯 조림된 삼나무를 경계로 남군과 북군의 경계도 나뉜다.
목장지대에 자리잡은 당오름엔 나무는 드문 대신 묘가 많다. 묘는 우마의 피해를 덜기 위해 하나같이 높은 돌담으로 둘러쌓여 있으며 아담한 분화구내에는 일제시대 진지동굴이 남아있다.
역시 우마가 빠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철조망으로 둘레를 막아놓았다.온 산이 풀밭이고 산행시간도 10여분 남짓이면 마칠 수 있어 아이들 역시 편하게 오르내릴 수 있다. 정상에 오르면 도로 건너에 자리한 골체오름(일명 돌오름)의 형상을 자세히 조망할 수 있다.
그 자리에서 약간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웅장한 위엄을 자랑하는 산방산과 박쥐형태의 단산, 형제섬, 송악산 등 다양한 오름군락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둘레가 800m인 말굽형 굼부리는 아이들과 손잡고 천천히 빙 둘러보아도 좋을 것 같다. 사방에서 바라본 제주 중산간의 모습이 무척 이국적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멀리 당오름을 굽어보는 한라산의 모습에선 포근한 어머니품이 연상된다.
▶ 오름정보:표고 373m, 비고 118m
▶참고: 오름나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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