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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디아스포라의 황혼 / 마종기(A) 본문
스포라의 황혼 / 마종기
내가 원했던 일은 아니지만
안녕히 계세요,
나는 이제 가겠습니다.
산다는 것은 떠나는 것이라지만
강물도 하루 종일 떠나기만 하고
물살의 혼처럼 물새 몇 마리
내 눈에 그림자를 남겨줍니다.
- 한평생이라는 것이
길고 지루하기만 한 것인지,
덧없이 짧기만 한 것인지
가늠할 수 없는 고개까지 왔습니다.
그대를 지켜만 보며, 기다리며
나는 어느 변방에서 산 것입니까.
- 착하고 정직한 것만이
마지막 감동이라고 굳게 믿었던
젊고 싱싱한 날들은 멀리 가고
노을이 색을 바꾸며 졸고 있습니다.
당신의 마지막 포옹만 믿겠습니다.
내 노래는 그대를 만나서야, 드디어
벗은 몸의 황홀한 화음을 탔습니다.
주위의 풍경이 눈치 보며 소리 죽이고
감은 눈의 부드러움만 내게 남는 것이
이 나이 되어서야 새삼 눈물겹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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