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커피와 건망증 본문
회사 생활을 할 때 누구나 다들 그러했을테지만 업무에서 오는 스트레스와 간편에 의한 습관성으로
아무런 생각 없이 아래 직원이 타 주던 믹스 커피 한 봉지의 달콤한 맛에 젖어 살았었다.(어떤 이들은 믹스커피는 촌스럽다고들 하기도 한다만)
지금도 그냥 저냥 하루에 예닐곱 잔은 마시게 되는데...
산에서든 길에서든 심지어 집에서도 곧잘 씨에라 컵에다 커피를 마시곤 하는데
믹스 한 봉지를 뜯어 컵에다 붓고 커피포트의 스위치를 켜 두고는 다른 일을 한다.
빨래를 널거나 개키고 컴퓨터에서 사진 작업을 하거나 이 저런 짓거리를 하다가 포트의 물은 다 끓어서 스위치는 자동으로 아웃되고
입맛을 다시다가 커피를 한 잔 할까 하고 포트를 쳐다보다가...피식 웃고는 다시 포트의 전원을 켠다....
요즘의 포트는 물이 끓는 시간이 극히 짧은 편인데도 물이 다 끓을 떄 까지 쳐다보고 있지를 아니하고 다른 일을 또 한다.
이번엔 또 카메라를 만지작거리다가 한참의 시간이 지나 베란다로 나가 담배를 피워 물고는 커피 생각을 하게된다.
늘 커피부터 마신 후 담배를 피는 게 내 습성인지라 다시 포트의 스위치를 올리고 베란다로 나가 담배를 핀다.
담배를 피웠으니 양치를 하게 되고 손을 씻고 괜시리 쳐다본 욕실의 거울에 물방울 거품 자국 같은 게 보인다.
씨잘데기 없이 욕실의 거울이며 이곳 저곳을 청소를 한 후 언제나처럼 책상 앞으로 가서 앉게되는 것을...
그리고 나서는 세번 째는 확실하게 커피를 마시게 된다...
성질이 더러운 나더러 지인들은 저 인간은 절대 건망증 같은 것도 안 생길거야 라고 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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