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현의 카미노 (링반데룽)
그저 묵묵히 들어주기만 하는 사람 본문
건너편에 앉아 주저리 주저리 하는 그의 이야기가 못내 애달퍼
그저 묵묵히 들어주기만 하는 사람
간간이 고개만 끄덕이는 사람
애써 맞장구를 치지도 않고 편을 들어주지 않아도
무슨 말인 듯 할 듯 하면서도 그가 하는 이야기 묵묵히 들어주기만 해도 그만인 사람
너에게 그런 애인 하나 있느냐...
애인도 오랜 친구도 아닌데
그가 남자든 여자든 가끔 생각나는 사람이어서 만나고 싶어지는 사람
오늘은 사람이 싫은데도 만나고 싶어지는
편안해질 것 같아서 그냥 보고 싶어지는 그런 사람
화장품도 향수도 쓰지 않는데 아무런 향기가 없어도 냄새를 맡고 싶은 사람
헝클어진 머리 더부룩한 수염을 하고 있어도 편해서 친근함이 더해지는 사람
짤막해서 복숭아뼈가 살짝 드러나 보이는 바짓가랑이가 안쓰러워 괜히 생각나는 사람
이제는 처지고 볼품 없어진 납작한 가슴이 안쓰러워 훔쳐보고 만지고 싶다고
넌즈시 음흉한 웃음 건네지고 싶어지는 사람
가리고 숨기고 싶은 곳 믾은데 한사코 괜찮다고 위로해 주는 사람
그가 피는 것이라면 담배연기도 향긋하고
그가 마시는 한잔 술 단홍시 냄새 풍기는 마른 입술에 입맞춤 해주고 싶다고 말 해주는 사람
수시로 보고싶기도 하고 불쑥 만나고 싶어지기도 해서
생각만해도 가슴이 설레어지는 그런 사람
그런 친구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애인도 되고 친구도 되는 오빠도 되고 고운 여동생도 되었다가 떄론 철 더 든 누이도 되는
그런 사람하나 있었으면 딱 좋겠다 싶은 그런 밤이다 오늘은...
음악, About You / Yoshimata R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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